AI에 980조원 쏟는 빅테크 4개사

2026-04-30 13:00:00 게재

아마존·MS·알파벳 클라우드 매출 질주 ··· AI 투자 부담에 주가 희비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록펠러센터에서 열린 미·영 무역 행사에서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의 루스 포랫 회장 겸 최고투자책임자가 찰스 3세 영국 국왕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양국 간 투자 확대와 기술 협력 강화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주요 기업 인사들과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해 경제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AFP=연합뉴스
미국 빅테크 4개사의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인공지능(AI) 투자 성과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엇갈렸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 소프트웨어 기업 마이크로소프트, 전자상거래·클라우드 기업 아마존은 클라우드 매출 증가를 앞세워 AI 수요를 확인했다. 반면 SNS 기업 메타는 매출과 순이익이 예상을 웃돌았지만, 올해 AI 투자 전망치를 다시 높이면서 시간외거래에서 주가가 6% 가까이 떨어졌다.

◆메타, 자본지출 증가에 주가급락=파이낸셜타임스(FT) 29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메타는 올해 자본지출 전망치를 기존 1150억~1350억달러에서 1250억~1450억달러로 높였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가 AI 기반시설과 인재 확보에 더 많은 돈을 쓰겠다는 뜻을 밝히자 투자자들은 비용 부담을 먼저 봤다.

메타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33% 증가한 563억달러로 월가 예상치 556억달러를 웃돌았고, 순이익은 61% 늘어난 268억달러였다. 다만 이 가운데 80억달러는 트럼프 행정부의 최근 세법 변화와 관련한 일회성 세금 혜택이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앱 전반의 강한 흐름과 메타 슈퍼인텔리전스 랩스의 첫 모델 출시로 이정표가 되는 분기를 보냈다”며 “수십억명에게 개인 슈퍼인텔리전스를 제공하는 궤도에 올라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은 AI 청사진보다 지출 확대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메타는 최근 5월 직원 10%, 약 8000명을 줄이겠다고 밝혔지만 올해 총비용 전망은 1620억~1690억달러로 유지했다.

◆알파벳, 구글 클라우드 매출↑=알파벳은 이번 실적 발표의 승자로 평가됐다. 1분기 순이익은 626억달러로 1년 전보다 81% 급증했고, 매출은 22% 늘어난 1100억달러로 시장 예상치 1070억달러를 웃돌았다. 핵심 검색·광고 사업 매출은 19% 증가한 604억달러였다. 구글 클라우드 매출은 63% 늘어난 200억달러로 시장 예상치 180억달러를 크게 넘어섰다.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CEO는 “2026년은 훌륭하게 출발했다”며 “우리의 AI 투자와 풀스택 접근법이 사업 모든 부분을 밝히고 있다”고 말했다.

◆MS, 분기매출 사상 최대치=마이크로소프트도 클라우드 수요를 확인했다. 3월 31일 끝난 분기 매출은 18% 늘어난 829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순이익은 23% 증가한 318억달러였다.

핵심 클라우드 플랫폼 애저의 매출은 전년 대비 40% 늘었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는 회사의 AI 사업이 연간 매출 환산 기준 370억달러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다만 데이터센터 투자 부담으로 잉여현금흐름은 22% 줄어든 158억달러였다.

◆아마존, 호실적+투자부담 겹쳐=아마존도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냈다. 세계 최대 클라우드 사업인 아마존웹서비스(AWS) 매출은 28% 증가한 376억달러로 시장 전망을 웃돌았다. 소매 부문 매출은 12% 늘어난 1116억달러였다. 전체 매출은 1815억달러, 영업이익은 240억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1분기 자본지출은 432억달러로 시장 예상치 415억달러를 넘어서며 AI 데이터센터 투자 부담을 남겼다.

주가 반응도 갈렸다. 장 종료 후 시간외거래에서 알파벳은 6% 넘게 올랐고, 아마존은 1.4%가량 상승했다. 반면 메타는 6% 가까이 떨어졌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애저 성장에도 데이터센터 지출 부담이 부각되며 1% 안팎 약세를 보였다.

◆투자자들 시선은 돈 버는 속도에=이번 실적의 핵심은 AI 투자가 실제 매출 증가로 이어지고 있느냐였다. 챗GPT와 클로드 같은 생성형 AI 모델을 훈련하고 운영하려면 막대한 컴퓨팅 파워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의 클라우드 매출은 AI 수요를 보여주는 핵심 지표로 여겨진다.

FT에 따르면 4개사는 3개월 전 올해 자본투자 계획을 6600억달러(약 980조원)로 제시했다. 기업별 올해 자본지출 전망은 아마존 2000억달러, 알파벳 1850억달러, 메타 1350억달러, 마이크로소프트 1400억달러 수준이었다. 메타의 최신 전망 상단은 이보다 더 높은 1450억달러로 올라갔다.

결국 투자자들은 AI라는 큰 방향보다 돈을 벌 수 있는 속도를 따지기 시작했다.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은 클라우드 매출 증가로 투자 부담을 일부 설명했다. 반면 메타는 자체 AI 모델과 데이터센터에 막대한 돈을 쏟아붓는 구조라 수익 회수 경로에 대한 의문이 더 커졌다.

양현승 기자 hsy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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