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 980조원 쏟는 빅테크 4개사
아마존·MS·알파벳 클라우드 매출 질주 ··· AI 투자 부담에 주가 희비
◆메타, 자본지출 증가에 주가급락=파이낸셜타임스(FT) 29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메타는 올해 자본지출 전망치를 기존 1150억~1350억달러에서 1250억~1450억달러로 높였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가 AI 기반시설과 인재 확보에 더 많은 돈을 쓰겠다는 뜻을 밝히자 투자자들은 비용 부담을 먼저 봤다.
메타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33% 증가한 563억달러로 월가 예상치 556억달러를 웃돌았고, 순이익은 61% 늘어난 268억달러였다. 다만 이 가운데 80억달러는 트럼프 행정부의 최근 세법 변화와 관련한 일회성 세금 혜택이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앱 전반의 강한 흐름과 메타 슈퍼인텔리전스 랩스의 첫 모델 출시로 이정표가 되는 분기를 보냈다”며 “수십억명에게 개인 슈퍼인텔리전스를 제공하는 궤도에 올라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은 AI 청사진보다 지출 확대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메타는 최근 5월 직원 10%, 약 8000명을 줄이겠다고 밝혔지만 올해 총비용 전망은 1620억~1690억달러로 유지했다.
◆알파벳, 구글 클라우드 매출↑=알파벳은 이번 실적 발표의 승자로 평가됐다. 1분기 순이익은 626억달러로 1년 전보다 81% 급증했고, 매출은 22% 늘어난 1100억달러로 시장 예상치 1070억달러를 웃돌았다. 핵심 검색·광고 사업 매출은 19% 증가한 604억달러였다. 구글 클라우드 매출은 63% 늘어난 200억달러로 시장 예상치 180억달러를 크게 넘어섰다.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CEO는 “2026년은 훌륭하게 출발했다”며 “우리의 AI 투자와 풀스택 접근법이 사업 모든 부분을 밝히고 있다”고 말했다.
◆MS, 분기매출 사상 최대치=마이크로소프트도 클라우드 수요를 확인했다. 3월 31일 끝난 분기 매출은 18% 늘어난 829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순이익은 23% 증가한 318억달러였다.
핵심 클라우드 플랫폼 애저의 매출은 전년 대비 40% 늘었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는 회사의 AI 사업이 연간 매출 환산 기준 370억달러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다만 데이터센터 투자 부담으로 잉여현금흐름은 22% 줄어든 158억달러였다.
◆아마존, 호실적+투자부담 겹쳐=아마존도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냈다. 세계 최대 클라우드 사업인 아마존웹서비스(AWS) 매출은 28% 증가한 376억달러로 시장 전망을 웃돌았다. 소매 부문 매출은 12% 늘어난 1116억달러였다. 전체 매출은 1815억달러, 영업이익은 240억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1분기 자본지출은 432억달러로 시장 예상치 415억달러를 넘어서며 AI 데이터센터 투자 부담을 남겼다.
주가 반응도 갈렸다. 장 종료 후 시간외거래에서 알파벳은 6% 넘게 올랐고, 아마존은 1.4%가량 상승했다. 반면 메타는 6% 가까이 떨어졌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애저 성장에도 데이터센터 지출 부담이 부각되며 1% 안팎 약세를 보였다.
◆투자자들 시선은 돈 버는 속도에=이번 실적의 핵심은 AI 투자가 실제 매출 증가로 이어지고 있느냐였다. 챗GPT와 클로드 같은 생성형 AI 모델을 훈련하고 운영하려면 막대한 컴퓨팅 파워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의 클라우드 매출은 AI 수요를 보여주는 핵심 지표로 여겨진다.
FT에 따르면 4개사는 3개월 전 올해 자본투자 계획을 6600억달러(약 980조원)로 제시했다. 기업별 올해 자본지출 전망은 아마존 2000억달러, 알파벳 1850억달러, 메타 1350억달러, 마이크로소프트 1400억달러 수준이었다. 메타의 최신 전망 상단은 이보다 더 높은 1450억달러로 올라갔다.
결국 투자자들은 AI라는 큰 방향보다 돈을 벌 수 있는 속도를 따지기 시작했다.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은 클라우드 매출 증가로 투자 부담을 일부 설명했다. 반면 메타는 자체 AI 모델과 데이터센터에 막대한 돈을 쏟아붓는 구조라 수익 회수 경로에 대한 의문이 더 커졌다.
양현승 기자 hsy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