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핵합의 전까지 봉쇄 유지”
이란 “전례 없는 군사 대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해상봉쇄를 해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하자 이란은 “전례 없는 대응”을 예고했다.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2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 인터뷰를 인용해 미국이 이란의 핵 프로그램에 대한 근본적인 우려가 해소될 때까지 해상봉쇄를 지속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그들은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며 봉쇄 유지 의지를 분명히 했고 “봉쇄는 폭격보다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이란은 지금 숨이 막히는 상태이며 상황은 더 나빠질 것”이라며 경제·군사적 압박을 동시에 강화하겠다는 신호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이란은 합의를 원한다. 하지만 내가 봉쇄를 유지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협상 압박 수단으로서 봉쇄를 적극 활용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동시에 “나 역시 봉쇄를 풀고 싶지 않다”고 언급해 핵 포기 이전에는 어떠한 완화 조치도 고려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협상 기조를 분명히 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도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진에 장기적 해상봉쇄 준비를 지시했다고 보도하며 봉쇄가 수개월 이상 이어질 가능성을 제기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정유업계 관계자들과의 회동에서 봉쇄 장기화를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군사 옵션도 병행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악시오스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 중부사령부(CENTCOM)가 협상 교착 상태를 타개하기 위해 단기적이고 강력한 공습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압박이 고조되자 이란도 강경 대응으로 맞섰다. 이란 국영 프레스TV는 29일 고위 안보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군은 해상봉쇄에 대한 인내의 한계에 도달했다”며 “미국이 봉쇄를 지속할 경우 전례 없는 군사적 대응이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 측은 그동안의 자제는 외교적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하면서 미국이 이를 무시할 경우 강경 대응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이란은 수십 년간 제재를 우회해 온 경험과 광범위한 육상 국경을 바탕으로 미국보다 경제적 압박에 더 강한 회복력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며 봉쇄 효과를 평가절하했다.
정치적 결속도 강조됐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국영통신 IRNA를 통해 “미국과 이스라엘이 전쟁과 봉쇄, 선전전을 통해 이란 내부를 분열시키려 한다”고 주장하며 국민 단결을 촉구했다.
그는 특히 해상봉쇄를 “경제 압박과 내부 붕괴를 노린 전략”으로 규정하며 “이란 국민은 지금까지 모든 음모를 좌절시켜 왔고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압박이 내부 결속을 강화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