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격차 줄이는 해법, 대·중소기업 ‘안전 상생’

2026-04-30 13:00:05 게재

HD현대일렉트릭-140개 협력업체, 안전관리 모델 …

사고재해율 2024년 1.76%에서 2025년 0,56%로 감소

중대재해처벌법 등으로 협력업체까지 포함한 ‘안전망 확장’이 산업현장의 새로운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HD현대일렉트릭이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을 통한 안전관리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위험한 작업이 많은 중소 협력업체는 산업재해 발생 가능성이 높지만 인력·재정 여건과 정보 부족으로 체계적인 예방 활동에 한계를 겪는 경우가 적지 않다.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안전보공단는 이러한 산업현장의 ‘안전격차’를 줄이기 위해 ‘대·중소기업 안전보건 상생협력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대기업이 사내·외 협력업체와 지역 중소기업에 안전보건 노하우와 기술 안전장비 등을 지원하면 정부가 비용 일부를 보조하는 사업이다.

2024년 5월 HD현대일렉트릭은 윤후진 CSO(가운데) 주관으로 사외협력사 한국이앤씨(대표 이채일)를 방문해 안전보건 점검을 진행했다. 사진 HD현대일렉트릭 제공

전기장비 생산 및 전력 시스템을 제공하는 에너지 융·복합 솔루션 기업인 HD현대일렉트릭(대표이사 사장 김영기)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HD현대일렉트릭은 “우리 회사에는 당신이 다치면서까지 해야 할 중요한 일이 단 하나도 없습니다”라는 안전슬로건 아래 협력업체와 함께 안전한 일터 조성에 나서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2023년 협력업체 지원 전담조직인 ‘상생협력위원회’를 구성하고 윤후진 상무를 최고안전보건책임자(CSO)로 선임해 과제와 성과를 관리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140개 협력업체를 연결하고 지원 실행력을 높이며 현장 중심의 안전관리 문화를 확산시키고 있다.

특히 안전관리 사각지대에 놓이기 쉬운 사외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CSO가 실시하는 분기별 안전보건 점검을 통해 현장을 변화시키고 있다. 작은 사고도 놓치지 않기 위해 재해 민감도를 높인 자체 환산재해율을 활용한 결과 협력업체의 사고재해율이 2024년 1.76%에서 2025년 0.56%로 크게 감소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노동자의 참여를 유도하는 방식도 눈에 띈다. 안전활동에 참여하면 포인트를 지급해 카카오페이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모바일 기반 포상시스템 ‘HD안전페이’를 2025년 10월도입했다. 또 협력사들이 참여하는 VOC(Voice of Customer)플랫폼을 통해 지난해에는 현장의 위험요소 576건을 찾아 개선했다. 이 플랫폼을 통해 안전작업요구권(작업중지권)을 즉각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능동적인 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올해는 포상 재원을 1억4000만원으로 확대해 산재 감소 효과를 더욱 높일 계획이다.

안전관리자 선임이 어려운 협력업체에 대한 지원도 강화했다. 선임 비용을 1인당 월 최대 300만원까지 2025년에는 3600만원을 지원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2024년 사내협력업체 안전관리자 선임에 총 3억1574만원을 지원했다. 이같은 지원으로 협력업체 자율안전관리 역량은 2022년 85.6점에서 2024년 89.3점으로 강화됐다.

게다가 거래관계가 없는 인근 중소기업까지 찾아가 안전 노하우 공유와 합동 점검을 확대하는 등 상생의 범위를 넓히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2023년과 2025년 ‘대·중소기업 안전보건 상생협력 우수기업’으로 선정되고 지난해 우수사례 발표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이 같이 ‘대·중소기업 안전보건 상생협력 사업’에 참여한 기업(1만453곳)은 평균 사고사망만인율(노동자 1만명당 사망자 비율)이 절반 이하로 감소(0.17→0.07)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올해 상생협력 지원 범위를 건설업까지 포함한 전업종으로 확대하고 대기업 220곳과 함께 중소기업 3160곳의 안전역량 향상을 지원할 예정이다. 우수기업에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 반영과 동반성장지수 가점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7월 ‘산업안전보건의 달’에 우수사례 발표대회도 개최할 계획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안전은 비용이 아니라 투자이며 협력업체의 안전은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직결된다”며 “기업 간 자율적인 상생협력 활동이 중대재해를 줄이는 산업 전반의 표준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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