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검찰 ‘과거사 사건’ 상소 자제
형제복지원 등 소송 863건 상소취하·포기
과거 기소유예 재검토·무혐의 적극 검토
법무부와 검찰이 과거사 피해자 권리구제를 위해 국가배상소송 상소를 자제하고 직권 재심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피해자 2202명에게 1995억여 원 규모의 배상이 이뤄졌다.
법무부는 29일 국가배상소송에서 관행적인 상소를 지양하고 상소 취하·포기와 소멸시효 항변 중단 등의 조치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올해 3월 기준 형제복지원 116건(756명), 선감학원 42건(357명), 삼청교육대 608건(1570명), 여수·순천 10.19 사건 97건(904명) 등 총 863건(3587명)에 대해 상소를 취하하고 포기했다.
이에 피해자 2202명이 총 1995억7900여만원의 배상금을 지급받았다. 앞서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해당 사건들에 대해 일괄 상소 취하 및 포기를 지시한 바 있다.
검찰은 과거사 사건에 대해 직권 재심 청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의 직권재심 청구로 제주4.3 사건에서 2208명, 납북귀환어부 사건 107명이 무죄 판결을 받았다.
여수·순천 10.19 사건의 경우 재심 청구권자가 모두 사망한 사실을 확인해 검찰이 최초로 특별재심 사유에 따라 직권 재심을 청구하기도 했다.
검찰은 향후에도 피해자 상당수가 이미 숨지거나 고령으로 직접 재심을 청구하기 어려운 상황인 점을 고려해 직권 재심을 청구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기존 기소유예 처분 취소를 통해 희생자 명예 회복에도 나섰다. 기소유예는 죄는 인정되지만 검찰이 범행 동기, 반성 정도 등을 감안해 재판에 넘기지 않는 조치를 말한다.
과거사 사건 가운데 재심 사유에 준하는 사정이 발견됐지만 권리구제 절차가 없어 기소유예 처분된 사건에 대해 기소유예 재기 절차를 통해 ‘혐의없음’ 처분으로 변경한다는 방침이다.
실제 지난 1월 서울남부지검은 40년 전 칼 마르크스의 저서 ‘자본론’ 등 서적을 읽다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기소유예됐던 당시 20대 2명에 대해 혐의가 없다고 다시 판단했다.
또한 검찰은 유죄가 확정된 공범이 재심을 청구하지 않았거나, 재심 재판 중이더라도 관련 기록,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조사결과 분석, 관련자 진술 청취 등으로 판단 가능한 경우 ‘혐의없음’ 처분을 적극적으로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법무부와 검찰은 앞으로도 재심 사건 발굴, 기소유예와 공소보류 처분 취소 등 진정, 민원 사건을 면밀히 검토해 희생자 권리구제와 명예회복에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고 했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