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플래닛-서울시 ‘입찰제한 처분’ 대립
소프트웨어 용역 94% 외주…1심 “전부 하도급은 불법”
“기술 독점 예외 해당” vs “능력 없이 수주” 항소심 충돌
서울특별시의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한 코스닥 상장사 비트플래닛이 항소심 첫 재판에서 서울시와 날 선 공방을 벌였다.
서울고등법원 행정6-2부(최항석 고법판사)는 29일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비트플래닛이 서울특별시장을 상대로 낸 입찰참가자격제한 처분 취소 소송 항소심 첫 변론기일을 열었다.
이번 소송은 서울시가 발주한 ‘차세대 업무관리시스템 고도화 사업’에서 비롯됐다. 비트플래닛은 2021년 서울시와 12억원 규모의 수의계약을 체결한 뒤 사업금액의 94%에 달하는 11억2800만원을 외부 업체인 J사 등에 하도급했다.
서울시는 이를 소프트웨어진흥법상에 금지된 ‘사업 금액 50% 초과 하도급’으로 판단하고 비트플래닛에 11개월간 입찰참가자격 제한 행정처분을 내렸다. 비트플래닛은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7월 1심 법원은 비트플래닛의 청구를 기각했다. 법원은 “(비트플래닛이) 사전에 하도급 승인을 신청했더라도 전부 하도급은 소프트웨어진흥법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며 “형식적 불법이 아닌 실질적 불법”이라고 판단했다.
항소심 변론에서 비트플래닛측은 이 사업은 특정 기술을 가진 인력이 계속 이어서 수행해 온 구조로, 두 차례 유찰 끝에 수의계약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는 등 사실상 경쟁이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업 구조상 하도급 형태를 취할 수밖에 없었던 사정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비트플래닛측 변호인은 “사업은 정상적으로 완료됐고, 전체 매출 대비 비중도 6%에 불과하다”며 “민원 제기를 계기로 뒤늦게 제재가 이뤄진 점 등을 고려하면 입찰 제한 11개월은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서울시측은 “(비트플래닛이) 계약 당시부터 수행 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수수료 취득을 목적으로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인다”며 “하도급 비중이 94%에 달하는 중대한 위반으로 제재는 정당하다”고 맞섰다. 아울러 사전통지·의견제출·청문 등 절차를 모두 거쳤기 때문에 재량권 남용도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날 재판부는 향후 비트플래닛측이 신청한 증인 중 사업 수행과정에 참여한 1명을 채택해 신문하기로 했다. 나머지 관계자들에 대해서는 서면 자료로 대체하기로 했다. 다음 변론기일은 오는 6월 17일로 예정됐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