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주식 변동성 확대…장외파생상품 거래 ‘역대 최대’

2026-05-04 13:00:04 게재

작년 2경6779조원, 318조원 증가

주식스왑 41.9% 늘어, 리스크 관리

지난해 환율과 주식시장의 변동성 확대로 국내 금융회사의 장외파생상품 거래규모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주식스왑의 경우 40% 이상 거래 규모가 늘었다.

4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5년 금융회사 장외파생상품 거래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장외파생상품 거래규모는 2경6779조원으로 전년(2경6461조원) 대비 318조원(1.2%) 증가했다. 장외파생상품은 금리·환율·주가·원자재(기초자산) 등 시장 가격에 따라 가치가 바뀌는 상품을, 거래소가 아닌 금융회사끼리 또는 고객과 개별 계약으로 거래하는 금융상품이다.

금감원은 “지난해 대외무역 규모의 증가와 환율 변동성 영향으로 외화 관련 헤지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통화선도 거래규모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통화선도는 미래 특정 시점에 환율을 미리 정해 외화를 사고파는 계약을 말한다. 수출입 기업들이 환율 변동에 따른 손실을 막기 위해 주로 활용한다. 달러를 받을 예정인 기업이 환율 하락을 우려할 경우, 미리 환율을 고정해 수익을 확정짓는 방식이다.

통화선도 거래 규모는 지난해 1경8517조원으로 전년 대비 352조원(1.9%) 증가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연간 수출액은 7097억달러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으며, 무역수지는 780억달러로 2017년 이후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다만 금감원은 “금리인하 기조 유지로 금리 변동성이 축소됨에 따라 이자율 관련 헤지 수요가 감소해 이자율스왑의 거래규모가 감소한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자율스왑은 변동금리와 고정금리를 서로 교환하는 계약이다. 금리 변동 위험을 줄이기 위해 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 변동금리를 고정금리로 바꾸고, 반대로 금리 하락이 예상되면 고정금리를 변동금리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이자율스왑 거래규모는 5986조원으로 전년 대비 438조원(6.8%) 감소했다.

반면 주식시장의 변동성 확대로 주식스왑 거래규모는 41.9% 증가했다. 지난해 605조원으로 전년 대비 179조원 늘었다.

주식스왑은 특정 주식이나 주가지수에서 발생하는 수익(가격 변동과 배당 등)을 다른 금리나 수익과 맞바꾸는 거래를 말한다. 실제 주식을 보유하지 않고도 해당 자산의 수익에 연동된 효과를 얻을 수 있어 기관투자가들이 투자 전략 수립과 위험 관리 수단으로 활용한다.

이밖에도 지난해 신용 관련 장외파생상품 거래규모는 40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조4000억원(12.4%) 증가했다. 거래 유형별로는 총수익스왑(TRS) 거래규모가 21조4000억원으로 전체 신용 관련 거래 중 53.2%를 차지했다.

금융권역별 거래규모를 보면 은행이 2경1371조원(79.8%)으로 가장 비중이 컸고, 증권 3853조원(14.4%), 신탁 1309조원(4.9%) 순이다.

은행의 장외파생상품 거래는 통화선도(1경5954조원) 및 이자율스왑(4528조원) 등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지난해 은행·증권회사의 거래상대방별 거래규모는 외국 금융회사(42.7%), 외은지점(22.2%), 국내은행(14.5%) 등의 순이다.

금감원은 “거래규모가 가장 큰 통화 및 이자율 관련 거래가 외국은행 등 외국 금융회사와 외은지점을 통해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국내 금융회사의 장외파생상품 중개·주선 거래규모는 681조8000억원으로 전년(480조원) 대비 201조8000억원(42.1%) 증가했다. 주식 및 이자율 관련 장외파생상품 중개·주선 거래금액이 각각 268조6000억원, 190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70% 증가했다.

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응하려는 헤지·투자 수요가 몰린 것으로 해석되며, 외국계 증권사의 해외 본점과 국내 금융회사 간 중개·주선 실적이 크게 증가한데 따른 것이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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