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돈봉투’ 수사 ‘용두사미’
돈봉투 수수 의심 전·현직 의원 10명 ‘무혐의’
‘중대범죄’ 규정한 검찰, 위법수집증거에 발목
검찰이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수수 의혹을 받는 전·현직 국회의원 10명을 무혐의 처분한 것으로 파악됐다. 법원이 이 사건의 핵심 증거로 제시된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휴대전화 녹음파일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결국 불기소 결론을 내린 것으로 관측된다. 당초 검찰은 이 사건을 ‘정당민주주의의 중대한 가치를 훼손한 중대 사건’으로 규정하고 대대적인 수사에 나섰지만 용두사미가 됐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반부패수사2부(이상혁 부장검사)는 지난 3월 돈봉투 수수 혐의를 받는 민주당 김영호 민병덕 박성준 백혜련 전용기 의원과 김남국 김승남 박영순 이용빈 전 의원, 사건 당시 민주당 소속이었던 황운하 조국혁신당 의원 등 10명에 대해 혐의 없음 처분을 내렸다. 이에 따라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전·현직 의원들이 연루된 이 사건은 검찰 수사 3년 만에 사실상 ‘빈손’으로 종결됐다.
이 사건은 지난 2021년 5월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송 전 대표의 당선을 위해 민주당 의원 20명 안팎에게 300만원이 든 돈봉투 20개를 살포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검찰은 지난 2023년 4월 수사를 본격화했고, 같은 해 8월 돈봉투 조성 혐의로 윤관석 전 민주당 의원을 구속 기소했다. 또 이듬해 1월엔 돈봉투 조성 및 살포를 보고받고 승인한 혐의로 송 전 대표를, 2월엔 돈봉투를 의원들에게 건넨 혐의로 윤 전 의원을 다시 재판에 넘겼다. 허종식 의원과 이성만 임종성 전 의원도 돈봉투를 받은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하지만 윤 전 의원만 돈봉투 조성 혐의로 징역 2년 확정판결을 받았을 뿐 돈봉투 수수 의혹에 연루된 의원들은 모두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를 주고받은 혐의를 받는 윤관석 이성만 임종성 전 의원과 허종식 의원에 대해 1심에서는 유죄를 선고했으나 2심에서 모두 무죄로 뒤집혔다. 이 사건의 핵심 증거인 이 전 부총장 휴대전화 녹음파일이 증거에서 배제되면서다.
2심 재판부는 이 전 부총장의 알선수재 혐의 수사 당시 제출된 휴대전화에서 발견된 녹음파일을 알선수재 혐의와 무관한 사건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는 이유로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송 전 대표도 같은 이유로 1심과 2심에서 돈봉투 관련 혐의에 대해 잇따라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후 이성만 전 의원은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고, 송 전 대표와 윤관석 임종성 전 의원, 허종식 의원은 검찰이 상고 포기·취하하면서 무죄가 확정됐다.
당초 의혹이 불거지자 검찰은 “정당 내 선거 관련 금품 살포는 민주주의의 기본인 선거제도를 훼손하고 민의를 왜곡해 헌법 질서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중대범죄”라며 엄정 수사 의지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대부분 현직 의원인 탓에 소환조사에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 위법 수집 증거 논란에 발목이 잡히며 검찰 수사는 뚜렷한 성과 없이 막을 내리게 됐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