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예선부터 고소·고발전 격화

2026-05-04 13:00:08 게재

금품·허위사실·딥페이크까지 전방위 증가 … 경선·단일화 후유증 본선 변수로 부상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직선거법 위반이 빠르게 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4일 오전 현재 선거법 위반 사례는 지난 2022년 동일 시점(D-35)과 비교해 약 59% 증가했다. 특히 경선과 단일화 과정에서부터 고소·고발이 잇따르며 ‘예선 단계’부터 수사전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위반 유형도 금품 제공 등 전통적 범죄에서 허위사실 공표, 여론조사 왜곡, 딥페이크 등 디지털 영역까지 확산되며 선거 판세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선관위 조치 기준으로 보면 선거법 위반은 4월 29일 현재 898건이다. 이는 2022년 같은 시점 566건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다. 고발 163건, 수사의뢰 43건 등 법적 조치도 증가하는 흐름이다. 선관위는 위반 행위 증가와 함께 단속과 예방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형별로는 금품수수와 기부행위가 264건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선거구민에게 식사나 금품을 제공하거나 지지 선언의 대가를 요구하는 방식이 반복되고 있다. 전남에서는 예비후보측이 식사비를 대신 결제한 혐의로 고발됐고, 충북에서는 경선 탈락 후보측 관계자가 지지 선언을 조건으로 금품을 요구한 의혹이 제기됐다. 전북에서는 식사 자리에서 참석자들에게 현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수사가 확대되고 있다. 금품 제공은 금액과 관계없이 선거 공정성을 직접 훼손하는 중대 위반으로 분류된다.

허위사실 공표와 비방, 여론조사 왜곡도 빠르게 늘고 있다. 관련 위반은 135건으로 집계됐다. 충남 계룡시장 후보측은 선대위 명단에 허위 지지 선언이 포함됐다는 의혹으로 압수수색을 받았고, 인천에서는 허위 경력이 담긴 홍보물이 대량 발송돼 고발로 이어졌다. 제주에서는 당내 경선 여론조사에서 특정 후보에게 유리하도록 거짓 응답을 유도한 사례가 적발됐다. 여론조사 결과 일부를 제외하거나 왜곡해 공표하는 행위도 주요 단속 대상이다.

디지털 선거범죄도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선관위 집계에서 딥페이크 등 디지털 기반 위반은 27건으로 나타났다. 대구에서는 딥페이크 음성을 활용한 선거 홍보 영상이 제작·게시돼 선거사무소 관계자가 고발됐다.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한 허위 정보 유통과 지지 선언 게시, 대량 메시지 발송 등도 단속 대상이다. 선거운동이 온라인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규제 사각지대가 확대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무원의 선거 관여도 주요 관리 대상이다. 관련 위반은 56건으로 집계됐다. 선관위는 선거가 임박할수록 공무원의 선거 개입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중앙행정기관에 선거중립 의무 준수를 요청했다.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위반은 선거 공정성 훼손뿐 아니라 결과 신뢰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관리가 강화되는 분위기다.

경찰 수사는 ‘인원 기준’으로 확대되는 흐름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현재까지 선거 관련 사건 946건, 1931명에 대한 수사가 진행됐으며 이 중 212명이 검찰에 송치됐다. 송치된 사건 가운데 금품수수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사전선거운동, 허위사실 공표, 공무원 선거 관여 등이 뒤를 이었다. 선관위 조치가 수사로 이어지는 흐름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달 21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용호동 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 외벽에 걸린 선거 현수막. 사진 경남선관위 제공
경선과 단일화 과정에서 발생한 갈등은 본선 변수로 직결되고 있다. 교육감 선거를 비롯해 일부 지역에서는 단일화 절차의 공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고발과 수사 의뢰로 이어졌다. 서울과 경기에서는 단일화 방식과 투표 절차를 둘러싼 이의 제기가 이어졌고, 충북에서는 경선 결과를 둘러싼 맞고발과 가처분 신청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제주와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도 여론조사 방식과 선거인단 구성 문제를 둘러싼 분쟁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정당 내부 경쟁 과정에서 발생한 갈등이 본선까지 이어질 경우 지지층 결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도 공직자의 선거 개입을 강하게 경계하고 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공직자의 선거 관여 행위는 선거의 공정성과 국민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며 정치적 중립 준수를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의 특징으로 ‘위반 유형의 다층화’를 꼽는다. 과거에는 금품 제공이나 사전선거운동이 중심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허위 정보, 데이터 왜곡, 디지털 콘텐츠 조작 등이 결합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정치권 인사는 “선거법 위반이 단순한 개별 사건을 넘어 경선 단계부터 나타나는 양상”이라며 “위반 발생 시점이 앞당겨지고 있다는 점이 이번 선거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선거 막판으로 갈수록 고소·고발과 수사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선관위 단속과 경찰 수사가 동시에 확대되는 가운데, 선거법 위반은 사후 처벌 대상을 넘어 선거 과정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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