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시티 비리’ 신속 수사 촉구
취업제한 등 법 위반 의혹
피해자들 “즉각 수사하라”
비리 사건으로 한 차례 홍역을 치른 부산 해운대 엘시티가 다시 경찰 수사의 도마에 올랐다. 이영복 전 청안건설 회장의 취업제한 위반 등 각종 법 위반 의혹이 제기됐지만, 피해자들은 경찰 수사가 장기간 형식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부산참여연대와 엘시티 피해자들은 6일 부산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전 회장의 법 위반 의혹과 여러 고소·고발 건에 대해 경찰이 11개월째 압수수색 한번 하지 않고 있다”며 전면 압수수색과 계좌추적, 주요 피의자 소환 등 강제수사 착수를 촉구했다.
이 전 회장은 엘시티 게이트와 관련해 징역 6년형을 복역한 뒤 2022년 11월 출소했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출소 후 5년간 엘시티 관련 업무를 맡을 수 없지만, 피해자들은 이 전 회장이 ‘엘시티 회장’이라는 직함으로 관련 업무를 사실상 관장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피해자들은 고소 이후 지금까지 압수수색 등 핵심 증거 확보 절차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 전 회장에 대한 조사가 두 차례 이뤄졌지만 각각 약 4시간과 2시간 만에 귀가 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며 “물적 증거 확보 없이 당사자 진술에 의존하는 조사는 실질 수사라기보다 형식적 조사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수사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했다. 이들은 엘시티 상업시설 관리회사 관련 사건에서는 10일 만에 압수수색과 체포, 기동대 투입 등 강제력이 집중된 반면, 이 전 회장의 취업제한 위반과 실질적 경영 개입 의혹에 대해서는 강제수사가 미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공권력이 특정 일방에 유리하게 작동하고 있다”며 불공정 수사 의혹을 제기했다.
피해자들은 경찰에 즉각적인 강제수사 착수, 전면 압수수색, 계좌추적 및 자금 흐름 전수 조사, 주요 피의자에 대한 구속수사를 요구했다. 또 법무부와 공조해 이 전 회장의 실질적 경영 개입 여부를 규명하고, 취업제한 위반 사실이 확인될 경우 즉각 형사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세청과 금융감독원에도 탈세 의혹, 허위공시 및 거래 구조를 분석하는 등 독립적 조사체계 구축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 전 회장 측은 취업제한 위반 구성요건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 전 회장 측 핵심 관계자는 “조언과 컨설팅을 해주는 고문 역할을 했을 뿐 월급은 한 푼 받지 않았다”며 “취업제한 위반은 물론 업무 처리 과정에서 법률에 저촉되는 행위는 없었다”고 밝혔다.
수사가 미진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이 전 회장에 대한 경찰 조사는 4차례 정도 진행됐고, 계좌 내역과 용역계약서 등 관련 자료도 모두 제출했다”며 “경찰 수사는 필요한 절차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곽재우 기자 dolboc@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