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주식시장 불공정 탈세자 조사

2026-05-07 13:00:06 게재

상장사 23곳 포함 31곳

탈세 규모 2조원 이상

국세청이 자본시장 신뢰회복을 위한 2차 세무조사에 착수한다.

국세청(청장 임광현)은 주가조작, 터널링(자산·이익 빼돌리기), 불법 리딩방 등 3대 반칙행위로 시장 질서를 교란하고 세금을 탈루한 31개 업체에 대해 전격적인 세무조사를 실시한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조사 대상에는 코스피 상장사 8곳과 코스닥 상장사 15곳이 포함됐으며, 총 탈세 혐의 액수는 2조원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세청은 6일 세금 탈루 기업 31곳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사진 국세청 제공

먼저 국세청은 허위 정보로 주가를 부풀린 뒤 보유 주식을 소액주주들에게 떠넘긴 주가조작 업체 11곳을 집중 조사한다. 이들의 탈루 혐의액은 약 6000억원 규모다.

이들은 ‘신사업 진출’이나 ‘상장 임박’ 같은 가짜 호재를 퍼뜨려 일반 투자자를 유인한 뒤, 페이퍼컴퍼니와 차명계좌를 통해 미리 매집한 주식을 팔아 막대한 양도차익을 챙겼다. 이 과정에서 가공의 매출을 만드는 ‘회계사기’를 저지르거나, 상장사의 자금을 유용해 대표이사가 한강 뷰 펜트하우스를 무상으로 이전받는 등의 파렴치한 행태도 확인됐다.

특히 실적이 양호함에도 고의로 회계자료를 제출하지 않아 상장폐지를 유도한 뒤, 회사의 핵심 기술을 사주일가 법인으로 헐값에 넘겨 소액주주들에게 막대한 손해를 입힌 사례도 적발됐다.

또 기업의 자산과 이익을 사주일가에게 빼돌린 ‘터널링’ 혐의 업체 15곳에 대해서는 1조 5000억원 규모의 조사가 이뤄진다.

이들은 상장사를 마치 개인 회사처럼 취급하며 기업 거래 구조 사이에 사주 지배 회사를 끼워 넣어 ‘통행세’를 챙기거나, 사주의 반려동물 용품 구입비 및 개인 변호사 비용을 법인 자금으로 대납했다. 또한 사업 기회나 알짜 자산을 가족 회사로 무상 이전해 기업 가치를 훼손하고 소액주주의 몫을 가로챘다.

실제로 국세청 분석 결과, 지난 1년간 코스피가 188% 상승할 동안 이들 조사업체의 주가는 65% 상승에 그쳐, 터널링 행위가 주가 하락 및 투자자 피해로 직결되고 있음이 드러났다.

유명세를 이용해 금융 취약계층의 투자금을 편취한 불법 리딩방 5개 업체도 조사 대상에 올랐다. 이들의 탈루 혐의액은 약 1000억원이다.

10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유명 유튜버 등은 ‘수익 보장’을 미끼로 고액의 멤버십 가입을 유도했다. 이들은 추천주를 알리기 전 미리 주식을 매집했다가, 정보를 보고 몰려든 회원들에게 물량을 떠넘겨 부당한 시세차익을 챙기는 소위 ‘물량받이’ 수법을 썼다. 이렇게 벌어들인 수익은 가족 법인으로 빼돌려 아파트 취득 자금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은 이번 조사에서 시장 교란 행위뿐만 아니라 거래 과정에 얽힌 모든 관련인을 끝까지 추적해 철저히 과세할 방침이다. 특히 증거 인멸이나 재산 은닉 등 범칙 행위가 확인될 경우 수사기관에 즉시 고발해 형사처벌로 이어지도록 엄정 대응할 계획이다.

안덕수 국세청 조사국장은 “불공정 거래를 통해 단 한 푼의 이익도 챙길 수 없고, 오히려 더 큰 세금 부담으로 돌아온다는 인식을 확고히 심어주겠다”며 “‘기업이 번 돈이 주주에게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는 불신의 뿌리를 제거해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7월 1차 조사에 이은 2차 세무조사로, 금융당국 및 수사기관과의 공조를 통해 주식시장 정상화를 가속화할 전망이다.

이형재 기자 hj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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