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금정산 산악마라톤대회' 개최 금지 검토
환경단체 강력 반발
용역 결과 통해 결정
국립공원에서 마라톤이나 축제행사 개최 논란이 확산되면서 금정산도 북한산처럼 대규모 산악마라톤 대회를 금지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7일 부산시와 국립공원공단 등에 따르면 공단은 지난해 12월부터 ‘금정산국립공원 보전·관리계획 수립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금정산이 올해 3월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데 따른 후속 절차로 산림 문화 탐방로 시설 등 전 분야를 사계절에 걸쳐 조사해 문제점을 분석하고 중장기 보전·운영 로드맵을 마련하기 위한 용역이다. 결과는 올해 12월 나올 예정이다.
이번 용역에는 최근 논란이 된 산악마라톤과 트레일러닝, 산악자전거 등 대규모 민간행사와 산악레저 활동을 어떻게 관리할지도 포함된다. 공단은 용역 결과를 토대로 금정산에서 대회성 산악마라톤을 북한산국립공원처럼 제한할지, 일정 조건을 붙여 허용할지 등 관리 기준을 정할 방침이다.
현재 전국 국립공원에서 산악마라톤이 일괄 금지된 것은 아니다. 무등산과 태백산, 치악산 등에서는 달리기나 트레일러닝 성격의 행사가 열렸거나 진행된 사례가 있다. 국립공원 내 단체행사는 일반적으로 행사를 신청하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없는 범위 안에서 승인해 왔다. 그러나 자연환경 훼손이나 탐방객 안전 우려가 크다고 판단하면 제한할 수 있다.
대표 사례가 북한산국립공원이다. 북한산은 탐방객이 많고 암반 구간이 많은 데다 트레일러닝 대회 과정에서 탐방객 불편과 안전사고 우려, 성벽 낙서와 훼손 논란 등이 누적되면서 지난해부터 대회성 산악마라톤을 2030년까지 금지했다.
금정산에서도 오는 9일 1500명 규모의 산악마라톤 대회가 예정되자 환경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부산그린트러스트와 범시민금정산보존회 등은 6일 부산시청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립공원과 국가유산을 훼손할 우려가 큰 대회를 즉각 취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다수 참가자가 한꺼번에 이동하면 문화재인 금정산성 성벽과 성돌은 물론 산성 본체까지 훼손되고 흙 패임 및 탐방객 충돌 등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다.
공단은 이번 대회와 관련해 주최 측과 협의해 고당봉과 상계봉, 파리봉 등 주요 고지대와 취약 구간을 제외하도록 했고, 국가유산인 금정산성도 통과하지 않는 방향으로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데크 구간 훼손을 막기 위한 등산스틱 사용 제한과 순차 출발도 요청했다.
국립공원공단 관계자는 “금정산은 국립공원 지정 초기인 만큼 객관적 자료를 축적해 관리 기준을 세워야 한다”며 “행사 당일 훼손 여부와 운영상 문제를 확인하고, 보전관리계획 용역 결과를 토대로 북한산처럼 제한할지, 보전과 이용을 조화시키는 기준을 마련할지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곽재우 기자 dolboc@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