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놈 위 나쁜 놈’ 사채업자 등친 흥신소

2026-05-08 13:00:02 게재

도난 불법자료 회수 의뢰 빌미로 협박

불법 사채업자가 도둑맞은 채무자 명단을 찾아달라고 흥신소에 의뢰하자 흥신소가 거꾸로 도둑과 짜고 사채업자를 협박해 돈을 뜯어내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은 불법 사금융 업체 전 직원 A씨와 흥신소 직원 등 총 5명을 공동공갈 등 혐의로 지난해 7월부터 올해 4월 28일까지 순차적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7일 밝혔다. 이 중 A씨와 흥신소 직원 2명, 범행에 가담한 텔레그램 ‘박제방’ 운영자 C씨 등 4명은 구속 상태로 넘겨졌다.

경찰에 따르면 불법 사금융 업체 직원이었던 A씨는 2024년 10월 영업실적이 나쁘다는 이유로 해고되자 앙심을 품고 고객 대출 정보가 담긴 USB를 훔쳤다. 그는 자료를 삭제해 주는 대가로 회사에 금전을 요구했다.

업체는 흥신소에 USB 회수를 의뢰했다. 그러나 흥신소 업자 B씨 등 3명은 회수 대상이 불법 자료라는 약점을 잡고, 오히려 A씨와 공모해 업체를 협박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정보 폐기를 대가로 8000만원을 뜯은 것으로 조사됐다.

B씨 일당은 또 텔레그램 ‘박제방(신상정보 유포방)’ 운영자 C씨와 짜고 업체 대표 P씨와 배우자·직원의 사진을 유포한 뒤 삭제 대가로 3000만원을 더 받아냈다.

경찰은 C씨에게 박제방 내에 성적 불쾌감을 유발하는 허위 영상물을 게시한 혐의(성폭력처벌법 위반)와 범죄수익 7억원을 가상자산으로 세탁한 혐의(특정금융정보법 등 위반)를 추가로 적용해 송치했다.

한편 P씨는 이와 별개로 2023년 12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4000여명에게 480억원 상당의 대출을 중개하고 약 51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 구속됐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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