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완성차 업체, 인도시장서 글로벌 경쟁력 유지 안간힘

2026-05-12 13:00:28 게재

도요타, 신규공장 추가 건설 100만대 생산체제 목표

스즈키, 2030년 400만대 계획…인도 신차시장 팽창

일본차, 전기차 경쟁력 약화 만회 위해 인도에 집중

일본 완성차 업체가 인도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미국발 관세 영향과 전기자동차(EV) 경쟁력에서 뒤처지면서 글로벌시장에서 지배적 위치를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글로벌 자동차시장 생산과 판매대수 1위인 도요타는 인도 현지에 공장 3곳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도요타는 이를 바탕으로 인도 현지 생산을 2030년까지 현재의 3배 규모인 100만대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곤 켄타 사장은 지난 8일 실적발표 기자회견에서 “인도시장 및 주변 지역에서의 사업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도요타의 이번 결정이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하는 상황에서 자동차시장의 축이 인도 등 글로벌사우스 국가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신규 공장은 인도뿐만 아니라 중동과 아프리카시장까지 내다본 수출 거점역할도 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현재 주로 인도 남부지역에 생산시설을 갖고 있는 데 반해 신규 공장을 서부로 정한 것도 이러한 중장기적 전략에 따른 것이다. 남부지역에서 생산한 자동차는 주로 인도 내수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도요타는 향후 인도와 신흥국에서 인기가 있는 SUV ‘코롤라’를 현지에서 출시할 계획이다. 친환경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V)도 생산한다.

도요타의 글로벌 생산능력은 현재 △일본 310만대 △중국 220만대 △미국 150만대 등의 순이다. 향후 인도에서 100만대 생산체제를 구축하면 전세계 4번째 규모의 거점이 마련되는 셈이다. 판매전략도 지금까지 일본과 북미, 중국 등 7개 권역에서 인도와 중동을 묶어 하나의 지역 거점으로 검토하고 있다.

스즈키자동차는 2030년까지 인도 현지 생산을 연간 최대 400만대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스즈키 현지법인 다케우치 히사시 사장은 “인도시장 생산 확대는 ‘스즈키 3.0’이라고 부른다”고 했다. 스즈키는 이미 인도 신차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인도자동차공업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스즈키의 시장점유율은 41%로 현대차(20%)와 마힌드라(13%) 등을 크게 앞선다.

2017년 생산을 시작한 한살푸르 공장은 연간 75만대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올해는 전기차 생산라인을 완공해 연간 25만대를 추가로 생산할 예정이다. 지난해는 수도 뉴델리 인근에 자동화 설비를 갖춘 최신형 카르코다 공장이 가동돼 장기적으로 100만대 규모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구자라트에도 두번째 공장 부지를 확보해 최대 100만대 생산기지를 구축할 예정이다.

스즈키자동차 인도 구자라트 공장 전경. 출처 스즈키자동차 홈페이지

스즈키는 현재 일본 국내에 약 100만대 규모의 생산체제를 갖고 있다. 따라서 인도에서 2030년까지 최대 400만대 설비를 구축하면 자국내 생산능력의 4배에 이른다. 글로벌 전체 생산능력은 600만대 수준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자동체업체가 인도시장에 사활을 걸고 있는 배경은 이곳이 향후 글로벌시장의 거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차 판매 기준으로 인도는 2030년 연간 663만대에 달해 중국과 미국에 이어 단일 국가로는 세계 3위 시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올해와 비교하면 약 20% 가량 늘어나 가장 빠른 성장 속도가 예상된다.

여기에 2050년 아프리카시장도 연간 600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중동지역도 자동차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도가 글로벌 생산과 판매의 주요 거점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다.

전기차를 앞세워 글로벌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업체가 인도시장에서 확고한 기반을 갖지 못한 점도 작용한다. 중국과 전통적으로 불편한 외교관계를 유지하는 인도정부가 중국 자동차업체의 인도 진출에 장벽을 쌓고 있어서다.

한편 일본 완성차 업체의 실적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도요타의 2026년 3월기(2025년4월~2026년3월) 영업이익은 전기 대비 21% 감소한 3조7662억엔(약 35조원)으로 집계됐다. 미국발 관세 영향 등으로 2년 연속 영업이익이 줄었다.

혼다는 같은 기간 4000억엔(약 3조7000억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도 1조2100억엔(약 11조3000억원) 흑자에서 대규모 적자로 돌아섰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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