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수지 흑자, 경상수지 균형 성장 견인할까
상품·투자수지 흑자 안정적…서비스적자 해소 과제
관광산업, 국내 소비·지역경제 활성화와 직결돼
한국은행이 지난 8일 발표한 국제수지 통계는 우리나라 대외교역이 양질적으로 개선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월간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과 함께 여행수지가 11년여 만에 흑자로 돌아선 점이 눈에 띈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3월 경상수지 흑자는 373억3000만달러로 역대 최대였던 2월(231억9000만달러) 기록을 한 달 만에 갈아치웠다. 반도체 수출이 호황을 보이면서 상품수지 흑자(350억7000만달러) 규모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한은은 경상수지 구성 항목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 흑자가 지속되고 규모도 커지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은은 특히 여행수지가 1억8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한 것에 주목했다. 여행수지 흑자는 2014년 11월(5000만달러) 이후 11년 4개월 만이다. 김영환 한은 경제통계1국장은 “3월 외국인 입국자수가 처음으로 월간 기준 200만명을 넘어선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여행수지 흑자는 그 금액의 크기와 별개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우선 경상수지의 균형성장에 기여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강력한 제조업 기반을 통해 무역대국으로 올라서 상품거래에 따른 수지는 흑자가 정착되고 있다. 2023년 2월(-8억2000만달러) 이후 3년 넘게 흑자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해외 투자에 따른 배당과 이자소득을 주로하는 본원소득수지도 안정적인 흑자 국가로 전환했다. 2010년(-6억9000만달러) 마지막으로 적자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흑자 폭을 확대하고 있다. 대외 직접투자와 증권투자가 해마다 증가하고, 순대외금융자산이 1조달러를 넘어서면서 투자소득수지 흑자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하지만 여행수지를 포함한 서비스수지는 만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서비스수지는 2022년3월(1억2000만달러) 깜짝 흑자를 기록했지만 이후 계속 적자다. 당시 서비스수지 흑자로 상품과 본원소득, 서비스수지 모두 흑자를 내는 이른바 ‘트리플 흑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결국 서비스수지 개선을 위해서는 여행수지가 중요하다. 여행수지 적자가 줄거나 흑자를 내면 서비스수지도 개선되는 흐름을 보였기 때문이다.
여행수지는 경상수지 개선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 국내 소비와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져 경기를 진작하는 데 유효하다. 일본이 2010년대 중후반 이후 ‘관광입국’을 내걸고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나서 막대한 규모의 여행수지 흑자를 내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했던 사례도 있다.
한편 한은은 향후 여행수지 전망에 대해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국장은 “K-POP 공연 등에 따른 외국인 유입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면서도 “여행수지 흑자기조가 이어질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