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 외면’ 금융사에 칼 빼든 정부

2026-05-13 13:00:21 게재

메리츠금융 등 세무조사 돌입

이 대통령 ‘약탈적 금융’ 질타

이재명 대통령이 약탈적 금융을 질타하고 국세청이 고강도 세무조사에 나서면서 상생을 외면하는 금융사들에 강한 압박이 가해지고 있다.

이 대통령은 12일 2003년 카드대란 당시 주요 은행과 카드사가 공동 출자해 만든 민간 배드뱅크 ‘상록수’의 장기 연체채권 추심을 놓고 “아직도 이런 원시적 약탈 금융이 버젓이 살아남아 서민의 목줄을 죄고 있는 줄 몰랐다”며 “지금까지 관할 당국은 왜 이런 부조리를 발견조차 못하고 있었을까요”라고 지적했다.

이에 신한카드는 상록수가 보유한 장기 연체채권 중 자사 지분(30%)에 해당하는 채권 전액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새도약기금에 매각하기로 했다. 하나은행도 상록수가 보유한 장기 연체채권(지분 10%)을 캠코 새도약기금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하루 앞선 11일 국세청은 메리츠증권에 대한 비정기(특별) 세무조사에 나섰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이날 서울시 영등포구 메리츠증권 본사에 조사요원을 보내 세무조사에 필요한 회계 자료 등을 확보했다. 조사4국은 정기 조사 외에 기업의 탈세 의혹 등 비정기 세무조사를 담당하는 곳으로, 흔히 ‘저승사자’로 불린다.

국세청은 메리츠증권이 세금을 탈루한 혐의를 포착하고 세무조사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메리츠증권은 그동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연장 과정에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과도한 수수료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메리츠금융이 대주단으로 있는 PF 사업 진행 과정에서 연체 가능성을 이유로 선이자를 더하고 연대보증인인 하도급 업체에 모든 책임을 떠넘겼다”고 추궁했다.

강 의원에 따르면 해당 PF사업에 참여한 광명전기는 PF대주단(메리츠증권·메리츠화재·메리츠캐피탈) 등의 요구로 970억원 규모의 연대보증을 섰다. 광명전기가 시공사와 체결한 하도급 계약액(106억원)의 9배가 넘는다. 강 의원은 “부동산 경기가 굉장히 안 좋아서 미분양이 속출하는데, 메리츠는 영업이익이 상승한다”며 “이는 돈 놓고 돈 먹기이자 약탈적 금융”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해 9월 국민성장펀드 국민보고대회에서 “금융권이 담보 잡고 돈 빌려 주고 이자 받는 전당포식 영업이 아니라, 생산적 금융으로의 대대적 전환이 필요하다”며 “손쉬운 이자 수입에 의존하거나 또 부동산 투자에 자금이 쏠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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