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브레이크 걸린 글로벌 친환경차…1분기 판매증가율 1.4%
중국·미국, 보조금 끊기자 수요 꺾여 … 한국 42% 성장
도요타 1위 유지 속 BYD·지리 등 중국기업 판매 급락
1분기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이란 전쟁이후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전기차(EV) 판매 확대가 예상됐지만 1분기 실적에서 이러한 흐름이 잡히진 않았다. 다만 지역별 친환경차 판매현황을 보면 중국 미국 일본의 판매 감소와 유럽 한국의 성장세가 대조를 보였다.
◆중국, 글로벌 친환경차 판매비중 32% = 14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SNER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글로벌 친환경차 판매는 706만2805대로 전년동기(696만5817대) 대비 1.4%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25년 1분기 증가율 27.8%(2024년 1분기 545만1833대)와 비교하면 성장 속도가 급격히 둔화됐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여전히 최대 시장이었다. 중국은 2026년 1분기 227만8209대를 판매하며 글로벌 시장의 32.3%를 차지했다. 다만 전년동기 대비로는 17.2% 감소했다. 미국도 80만9751대로 8.6% 줄었고 일본 역시 57만7906대로 7.0% 감소했다.
반면 유럽 주요국과 한국은 뚜렷한 증가세를 나타냈다. 독일은 19.8%, 프랑스는 16.2%, 이탈리아는 37.2%, 스페인은 28.5% 증가했다. 한국 역시 20만1165대를 기록하며 42.3% 증가해 주요국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 중 하나를 기록했다.
◆현대차그룹, 6위에서 3위로 껑충 = 업체별 친환경차 판매는 도요타그룹이 111만4017대로 전년동기대비 3.5% 증가하며 1위를 유지했다. 도요타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15.8%다.
이어 BYD가 58만4204대, 현대차그룹이 46만8615대를 기록했다. BYD는 2025년 1분기 80만8853대에서 27.8% 줄었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 1분기 글로벌 6위에서 2026년 1분기 3위로 3계단 뛰어올랐다. 이 기간 증가율은 19.8%였다.
4~10위는 △지리(46만8418대) △폭스바겐 (43만5359대) △스텔란티스(42만3331대) △르노-닛산(37만6935대) △테슬라(35만9814대) △SAIC(27만2410대) △혼다(22만3536대)가 이름을 올렸다.
10위권 밖에 주요 자동차그룹은 BMW(21만368대) 메르세데스-벤츠 16만9089대, 포드 15만1697대, GM 5만970대 등이다.
중국 업체들의 성장세 둔화가 두드러졌다. BYD를 비롯 지리와 SAIC도 각각 8.7%, 2.5% 감소했다.
◆보조금 등 정책변화가 유가상승 압도 = 1분기 글로벌 친환경차 판매 둔화는 가장 큰 시장인 중국과 미국의 정책변화가 유가상승을 압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전기차 구매세 면제 종료와 보조금 축소,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위축이 영향을 미쳤다. 로이터는 중국 전기차판매가 1~2월 큰폭으로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배터리·핵심광물 전문 시장조사업체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BMI)는 “중국 소비자들이 가격에 매우 민감하다”고 밝혔다.
또 2025년 중국 정부의 노후차 교체 지원과 공격적인 가격 인하 경쟁으로 판매가 크게 늘었던 만큼 올해는 기저효과 부담도 커졌다는 평가다.
미국은 연방 전기차 세액공제 종료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콕스오토모티브는 2026년 1분기 미국 전기차 판매가 전년대비 27%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유가 상승으로 전기차의 경제성이 높아졌지만 소비자가 실제 구매를 결정하게 만드는 보조금·세제혜택이 동시에 약화되면서 시장이 기대만큼 움직이지 않았다.
일본은 전기차 판매는 증가했지만 전체 친환경차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하이브리드 판매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전체 시장 성장률이 꺾였다.
반대로 유럽과 한국은 정책 지원과 신차 효과가 동시에 작용했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EU의 2026년 1분기 배터리 전기차 판매는 전년 대비 32.5% 증가했다. 유럽은 탄소배출 규제 강화와 보조금 유지, 충전 인프라 확대가 시장 성장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또 유럽에서는 중국 업체들의 현지 생산 확대도 판매 증가효과를 가져왔다.
한국은 하이브리드와 전기차가 동시에 성장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전기차 신차와 라인업 확대, 정부 보조금 정책 유지가 시장 확대를 견인했다.
현대차·기아는 미국과 국내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판매가 증가하며 친환경차 판매 확대를 주도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1분기 글로벌 친환경차시장은 전기차 성장 둔화, 하이브리드 강세, 국가별 정책 차별화 등으로 요약된다”며 “보조금 중심 고성장 국면에서 벗어나 지역별 정책·기술 경쟁력도 판매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