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도 야도 반도체 공약…지선 후 경쟁 불가피
여야 ‘AI·반도체 산단’ 약속 … 에너지 연계형 단지 요구도
6.3 지방선거가 반도체·인공지능(AI) 열풍의 한가운데로 들어가는 양상이다. 여야 정당과 단체장 후보가 정부 청사진에 맞춰 반도체 단지·기업 유치를 약속하고 있다. 공약대로라면 전국에 반도체 중심단지가 들어서고 이를 가동하기 위한 전력망이 그물처럼 연결될 형편이다. 지방선거 이후 권역별 경쟁과 정부와의 밀고당기기가 치열하게 벌어질 것이라는 뜻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세계 1등 반도체 국가’ 구상을 제시했고, 여야도 이번 지방선거에서 AI·반도체 등 신산업 육성 정책을 우선공약으로 내놨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AI 신산업 육성·RE100 대응 전략으로 △2030년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 △태양광·풍력 기반 산업벨트 조성 및 RE100과 연계한 첨단기업 유치 등을 내놨다. 국민의힘도 신산업 육성을 위해 지자체장이 규제특례를 신청하면 정부가 적극 구현하는 ‘메가프리존’ 도입을 약속했다. SMR 등 5기를 건설해 안정적인 전력공급과 함께 산업용 전기요금을 낮추겠다고 공약했다.
광역단체장들도 AI·반도체 산단과 기업유치를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정원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자치구별 AI 거점을 구축하는 ‘우리동네 15분 AI’를 내놨고, 국내 대표적인 ‘반도체 벨트’인 경기도에서는 도지사 후보들간의 주도권 경쟁이 치열하다.
비수도권 여야 단체장 후보들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민형배 민주당 전남광주특별시장 후보는 “취임 후 1년 내에 10조원 규모의 반도체 시설을 유치하겠다”면서 30조원 규모의 펀드 조성계획을 내놨다. 추경호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는 대구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공장을 유치해 경기 용인에 이은 제2 국가반도체 산단을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 김부겸 민주당 대구시장 후보도 산업대전환 위원회·대기업 유치단을 꾸려 반도체, AI·로봇 관련 대기업을 유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철우 국민의힘 경북도지사 후보는 구미 국가산업단지 기반의 반도체 공장 유치를 공약으로 내걸었고, 박수현 민주당 충남지사 후보는 ‘AI 기본사회수도’를 1호 공약으로 제시하며 AI가 공공 인프라로 작동해 삶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도시를 만들겠다고 했다.
전국 자치단체가 AI·반도체 산업 유치에 앞다퉈 뛰어든 가운데 핵심 인프라인 전력망 구축과 연계한 산업 유치 공약도 눈길을 끈다. 서해안과 동해안에서 생산된 전기를 수도권으로 연결하는 송전망을 놓고 해당 자치단체와 주민들의 반발이 이어지면서 정치권이 가세하는 모양새다.
광주 광산을 국회의원 재보선에 출마한 임문영 전 국가AI전략위원회 부위원장은 “용인 반도체 산단은 전력 공급이 문제지만, 전력원이 풍부한 전남·광주는 반도체 팹 조성에 훨씬 유리하다”면서 “RE100 기반 전력망과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광주를 자율주행으로 움직이는 세계 최초 도시로 만들겠다”고 했다. 이원택 민주당 전북지사 후보는 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자원이 있는 새만금에 반도체 패키징 등 후공정 산업을 유치하겠다고 했다.
이명환 기자·전국 종합 mha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