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김관영·한동훈 후보, 거대양당 대표와 정면승부
‘억울한 제명’ 호소하며 진보·보수의 중심에서 도전장
이원택·박민식과 대리전…이기면 ‘당대표 재선’ 위협
양당 지도부 “무소속 지원하면 징계” 강력 대응 나서
정 대표는 6.3 지방선거 후보 등록 하루 전인 지난 13일 이번 선거를 ‘내란 심판’으로 규정하며 국민의힘을 강하게 비판하는 기자회견 자리를 마련했다. 기자들의 질문은 정 대표와 ‘모두 발언’과 달리 ‘전북지사 선거’에 집중됐다. ‘전북에서 김관영 무소속 전북지사 후보와 (이원택 민주당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초접전 양상을 보이는데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진인사대천명’의 자세로 전북도민들께 좀 더 가까이, 좀 더 자세히, 좀 더 절실히 다가가 전북도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했다. 이어 “민주당 후보가 도지사가 되는 것이 훨씬 효율적으로, 속도감 있게, 착실하게 전북 발전을 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전북도민들께 민주당 이원택 후보가 도지사가 되는 것이 전북 발전과 새만금 개발에 효율적이고 좋은 것이라고 낮은 자세로 설명드리고 있다”고 했다. 같은 날 전북 익산을 지역구의 한병도 원내대표는 이틀 만에 다시 전북을 찾아 “집권 여당 후보가 됐을 때와 안 됐을 때의 차이는 정말 클 거라고 생각된다”며 이원택 후보에게 힘을 실어줬다. 김 후보에 대한 만만치 않은 민심을 의식한 행보로 해석된다.
김 후보는 경쟁자인 이원택 전북지사 후보가 아닌 반정청래 전선을 형성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김 후보 캠프는 ‘전북지역 교수·연구자 140여 명의 공개지지’를 알리며 “이번 지지 선언은 최근 민주당 지도부를 둘러싼 당 운영의 불공정성 및 사당화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지역사회와 정치권의 관심을 모은다”고 했다. 이들 역시 정청래 대표를 향해 “도민의 열망 대신 당권 욕망이 앞서고 공정한 경쟁의 규칙이 외면당했다”고 비판했다. 김 후보는 청년들에게 식사 후 돈봉투를 주는 CCTV가 공개되면서 곧바로 제명처리된 데 반해 식사비 대납 의혹이 불거진 친정청래계 이 후보에 대해서는 ‘문제없다’며 경선을 진행한 것을 두고 형평성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국민의힘 장 대표는 한 후보의 선전에 당황해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장동혁 지도부는 강력한 경쟁자였던 한 후보의 가족이 당원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등을 비판한 게 해당행위라는 이유로 한 후보를 출당조치했다. 부산 북구갑 보선에 출마한 한 후보는 국민의힘이 공천한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을 장 대표와 연결해 공략했다. 지난 11일 한 후보는 SBS라디오에 나와 “박민식을 찍는 건 장동혁을 찍는 것이고, 박민식을 찍으면 장동혁의 당권이 연장되고 보수재건이 불가능해진다”고 비판했다.
한 후보의 지지율이 박 후보를 다소 앞서는 것으로 나오면서 장 대표의 긴장도가 높아지는 분위기다. 장 대표는 지난 10일 같은 시간에 열리는 박완수 경남지사 후보 개소식에 가지 않고 박 후보 개소식에 참석하며 힘을 실어주는 등 지원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결국 거대양당 지도부는 ‘무소속 지원 경계령’을 내렸다. 민주당은 공문을 통해 ‘무소속 의원을 돕는 의원이나 당원에 대해 반드시 징계할 것’이라고 못 박았고 국민의힘 역시 무소속 신분인 한 후보를 지원하는 행위에 대해 징계 가능성을 시사했다.
두 무소속 후보의 승패에 따라 두 거대양당 당대표의 ‘당대표 재선’ 확률이 달라질 수 있다. 무소속 후보와의 경쟁에서 패배하는 당대표는 리더십과 이미지에 타격을 입고 재선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두 무소속 후보의 상황이 거대양당 대표의 스케줄과 맞물려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전북과 부산이라는 상징성을 고려하면 결과에 따라 파장이 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