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의대 유치 공약 쏟아지지만 실현 문턱 높아
‘지역 소멸’ 위기 속
민심 가를 주요 변수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의과대학 신설’과 ‘공공의료원 확충’을 필두로 한 의료·돌봄 인프라 공약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의료 인프라는 주민의 생명권과 직결될 뿐만 아니라 교육·주택·일자리 등 정주 여건을 결정짓는 핵심 지표로 인식된다. 특히 지역 소멸 위기감이 고조된 비수도권에서는 상급병원 유치 여부가 유권자의 표심을 가르는 주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인구가 밀집된 서울에서는 시민 체감도가 높은 공약들이 눈에 띈다. 정원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서울형 시니어 건강돌봄체계’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여기에는 서울형 건강돌봄주치의 제도, AI·사물인터넷(IoT) 기반 스마트 건강관리 등이 포함된다. 이에 맞서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서울형 아동돌봄 지원’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도보 10분 내 돌봄시설 이용 보장, 초등학생 건강검진 확대 등을 통해 교육과 복지가 결합된 돌봄 시스템 구축을 강조했다.
비수도권에서는 의대 신설과 상급 병원 유치가 최대 화두다. 민형배 민주당 전남광주특별시장 후보는 전남 국립의대 신설을 위해 순천과 목포가 상생하는 ‘1대학 2캠퍼스 2병원’ 모델을 제시했다. 경북에서는 이철우 국민의힘 후보와 민주당 후보들이 포스텍 의대 및 국립의대 설립을 두고 지역 소멸 대응책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울산의 김두겸 국민의힘 후보는 어린이 치료 특화 의료원 설립과 24시간 영유아 돌봄체계 구축을 약속했다.
필수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한 구체적인 대안들도 주목받고 있다. 김경수 민주당 경남지사 후보는 도민이 60분 내에 중증치료를 받을 수 있는 ‘10·30·60 의료체계’와 지역필수의사제를 제시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는 AI와 5G를 활용한 ‘실시간 응급의료 관제시스템’을 도입해 ‘응급실 뺑뺑이 없는 대구’를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다만 이러한 약속들이 실질적인 결실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의대 신설은 정부의 정원 배정과 교수 인력 확보 등 부처 간 긴밀한 공조가 필수적이며, 공공의료원 건립 역시 예비타당성조사 통과와 적자 보전이라는 현실적 문턱을 넘어야 한다. 시설 확충을 넘어 전문 인력 수급과 재정 지원, 지방정부의 역할 분담 등 세부적인 이행 방안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장밋빛 공약’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