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의 대가는 서민이 치른다
미국, 휘발유값 급등 노동계층·저소득층 직격탄
뉴욕타임즈 “일주일치 소득 절반을 추가 지출”
미국과 이란 전쟁 여파로 국제 에너지가격이 급등하면서 미국 저소득층의 생활부담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휘발유와 디젤가격 상승이 식료품 물류 항공요금까지 연쇄적으로 끌어올리면서 서민경제를 직접 압박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뉴욕타임즈는 14일(현지시간) ‘트럼프의 전쟁은 가난한 사람들을 더 고통스럽게 만든다-그 시작은 주유소에서부터-’ 제하의 기사에서 “중동전쟁의 경제적 충격이 미국 노동계층과 저소득층에 집중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과 이스라엘이 2월 28일 이란을 공격한 이후 미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2.98달러에서 약 4.50달러로 급등했다. 캘리포니아 지역은 6달러를 넘어섰고, 일부 지역은 2월 이후 갤런당 1.50달러 이상 상승했다.
디젤 가격 상승폭은 더욱 컸다. 뉴욕타임즈는 디젤 가격이 50% 이상 올랐으며, 이에 따라 트럭·철도 기반 물류비와 농산물 운송비까지 상승하고 있다고 전했다. 페덱스(FedEx)와 UPS도 항공유 가격 급등을 이유로 추가 요금을 부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브라운대학교 연구팀 분석에 따르면 전쟁 이후 미국 가구가 추가로 부담한 휘발유·디젤 비용은 평균 295달러 수준이다.
뉴욕타임즈는 “이는 일반 가정의 일주일치 식료품 비용을 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저소득층 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저소득층은 부유층보다 연료 사용량이 적지만 연료비가 가계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훨씬 높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즈는 미국 하위 18% 계층의 경우 상승한 연료비를 감당하기 위해 최소 반 주치 소득을 추가 지출해야 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연소득 12만5000달러 이상 고소득층은 연료 소비 감소폭이 거의 없었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즈는 전쟁이 종료되더라도 에너지 가격 불안은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재허용하기 전까지 유조선 운항 정상화가 쉽지 않고, 보험사들도 위험 부담 때문에 선박 운항을 꺼릴 가능성이 높다.
또 페르시아만 지역 석유 생산·정제시설의 물리적 피해가 상당해 일부 시설은 복구에 수년이 걸릴 수 있다. 공급 차질이 이어질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도 소개했다.
뉴욕타임즈는 “휘발유 가격이 미국 평균 갤런당 5달러까지 오르면 올여름 가구당 추가 부담은 513달러 수준으로 늘어날 수 있다”며 “6달러를 넘어서면 추가 부담은 825달러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휘발유 가격 급등은 미국 유권자들이 가장 직접적으로 체감하는 경제 문제”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공격을 지시한 직후 가격이 상승한 만큼 정치적 부담도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