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소년공 열사’ 묘역 참배…이 대통령 “무한한 존경과 깊은 애도”

2026-05-18 13:00:21 게재

취임 후 첫 5.18 기념식 참석 … 박인배 양창근 김명숙 열사 묘소 찾아

“영광스럽고 빛나는 미래 물려 줄 것” … 옛 도청 앞 민주광장서 개최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18일 오전 광주광역시 동구 옛 전남도청 앞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제46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 맞이한 5.18 기념식에 앞서 희생자 묘역을 직접 참배하며 추모의 뜻을 전했다.

이 대통령은 먼저 광주 북구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5.18민중항쟁추모탑 앞에서 5.18 공법단체장, 유족 대표 등과 함께 참배를 드렸다. 이어 묘역에 안장된 박인배·양창근·김명숙 열사 등 3기의 묘소를 개별 방문해 추모와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날 이 대통령이 참배한 묘소의 주인공들은 각각 가슴 아픈 사연을 품고 있다. 박인배 열사는 1962년생으로 가난으로 중학교 중퇴 후 서울에서 자개 기술을 배워 광주로 내려와 공장에 취업한 소년공이었다. 토요일이면 어머니를 만나러 집에 갔다가 일요일에 다시 공장으로 돌아가는 삶을 살았던 그는 1980년 5월 21일 금남로에서 목에 총격을 받고 열일곱의 나이로 숨졌다. 사흘 뒤 도청 지하실에서 아들의 시신을 찾은 어머니는 5월 29일 망월동에 아들을 안장했다. 이 대통령 역시 소년공 출신인만큼 각별한 추모의 마음을 전했을 것으로 보인다.

양창근 열사는 사망 당시 숭일고 1학년생으로 소설 ‘소년이 온다’의 주인공 ‘동호’의 실제 모델인 문재학 열사의 친구였다. 1980년 5월 19일 계엄령에 따른 휴교 조치로 일찍 귀가한 그는 친구들과 함께 시위대에 합류했다가 5월 21일 송암동에서 목에 총상을 입고 열다섯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김명숙 열사는 서광여중 3학년이었다. 결혼한 언니와 일하는 어머니를 대신해 집안 살림을 도맡은 효녀였던 그는 5월 27일 저녁 친구 집으로 향하다 전남대학교 정문 앞에서 계엄군의 총격에 쓰러졌다. 만 14살이었다.

이날 기념식은 ‘오월, 다시 광장을 품다’라는 주제로 3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특히 2019년부터 복원 사업이 진행된 옛 전남도청 앞 5.18민주광장에서 열려 의미를 더했다. 5.18민주광장은 당시 광장 분수대를 연단 삼아 시민들이 집회를 열었던 역사적 장소다. 이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옛 전남도청을 ‘K-민주주의의 살아있는 성지’화 △5·18 민주유공자 직권등록 제도 마련 등을 약속했다. 또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광장에 섰던 시민과 학생들의 숭고한 헌신이 헛되지 않도록 영광스럽고 빛나는 미래를 다음 세대에 물려줄 것을 다짐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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