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부터 노인까지 인공지능 매력에 ‘풍덩’
양천구 ‘교육박람회’ 7만5000명 다녀가
전국 각지서 방문 ‘한계 없는 배움’ 공감
“8대 4로 끝났잖아. 내가 이겼어.” “…그래도 재미 있었어.”
서울 양천구 신정동 양천근린공원. 직전까지 드론을 띄워 시합을 하던 발산초등학교 야구부 소속 두 친구가 서로 어깨를 다독이며 웃는다. 6학년 동율이와 채윤이다. 두 친구는 “드론은 처음 해봤는데 너무 재미 있다”고 입을 모았다. 가로 세로 3개씩 설치된 전자 판에 드론이 닿으면 점수를 얻는 체험을 끝낸 참이다. 한칸에 닿을 때마다 각 1점, 3개를 연달아 맞추는 빙고를 하면 3점이 추가된다. “모의 주식 투자도 해보고 싶고 사진도 찍어야 한다”던 두 친구는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기념 사진을 남기는 데 끌렸는지 금세 사진 체험관으로 자리를 옮긴다.
19일 양천구에 따르면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사흘간 신정동 구청 일대에서 펼쳐진 ‘와이(Y)교육박람회 2026’이 역대 최대 규모로 참가자가 몰린 가운데 성황리에 마무리 됐다. 지난해 6만5000명이 참여해 올해는 7만명 가량 예상했는데 이를 훌쩍 뛰어넘는 7만4553명이 다녀갔다.
양천구는 지난 2023년 전국 지자체 가운데 처음으로 전국 규모 교육박람회를 시작했다. ‘미래교육’을 주제로 시작한 박람회는 ‘학교 밖 공교육’ ‘환경(그린스쿨링)’에 이어 올해 인공지능까지 시대적 흐름을 반영한 주제에 맞춰 진행하며 교육 관련 지역사회 역할을 확장시켜 오고 있다.
올해는 ‘인공지능 빅뱅’을 주제로 한 만큼 양천공원 잔디광장 ‘인공지능 미래 공간(퓨처 그라운드)’이 큰 관심을 모았다. 4족 보행 로봇을 비롯해 무장애 배송로봇 등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무엇보다 체험관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었다. 주식 모의투자, 바둑·오목 대결, 가상현실 체험 등이다. ‘드로잉 로봇’을 방문한 강은담(갈산초 6학년) 학생은 “내 얼굴을 어떻게 그리는지 궁금했는데 결과물을 받아보니 만족스럽다”며 “책상에 세워두거나 벽에 걸어두고 싶다”고 말했다. 인근 양서중학교에서 단체로 방문한 1학년 학생들은 1800년대 양반집 자제가 되고 공룡 시대를 사는 탐험가로 변신한 모습을 기념사진으로 남겼다.
올해 최고 기온을 경신하는 가운데도 가상현실 트럭 앞에는 대기자가 줄을 섰다. 초등학교 2학년인 아들 시현이와 친구들을 데리고 방문한 조윤지(46·신정동)씨도 그 가운데 한명이다. 코딩으로 사탕 줍기, 드론 경주 등에 참여한 뒤 줄을 섰다. 그는 “일일이 방문하기 어려운 체험 가운데도 좋은 것들만 한데 모아놓은 것 같다”며 “하루 종일 다 둘러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조씨는 “아이가 지난해 행사에도 참여했는데 5월이 되니 박람회를 기다리더라”며 “올해는 인공지능이 주제라 아이들과 함께 방문해 볼 만하다”고 추천했다.
사흘 내내 행사장 곳곳은 인공지능 기술을 직접 체험하려는 학생과 가족단위 방문객들로 붐볐다. 진로·진학 상담과 평생학습 강연, 전국 단위 청소년 경진대회 현장도 참가자들 열기로 가득 찼다.
무엇보다 양천구는 유아부터 노년층까지 전 세대가 참여하는 미래형 평생학습 축제가 됐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한다. 인공지능 거리 전시와 백일장 등 평생학습 과정에는 중장년층과 노년층 참여가 줄을 이었고 평생학습 강연에는 전 세대가 공감대를 형성했다.
양천구 관계자는 “교육박람회가 변화하는 시대에 필요한 미래 역량을 직접 체험하고 함께 고민하는 거점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교육과 기술, 사람과 도시를 연결하는 미래 교육도시로서 누구나 배움의 기회를 누릴 수 있는 교육환경 조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