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캠핑족 잡기 ‘실용형 간편식’ 경쟁

2026-05-19 13:00:04 게재

냉면육수·발열라면·오븐구이까지 … 캠핑 차박 늘자 ‘짐 줄이는 먹거리’ 시장 확대

면사랑 CJ 농심 BBQ 등 맞춤형 제품 강화 … “조리 편의성 넘어 경험 소비 공략”

캠핑과 차박, 피크닉 등 야외활동이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봄·여름 시즌을 맞아 식품업계가 ‘실용형 캠핑템’ 경쟁에 나서고 있다. 단순히 야외에서 먹기 좋은 간편식을 넘어 보관과 조리, 휴대 편의성까지 강화한 제품들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캠핑족 수요를 빠르게 흡수하는 모습이다.

과거 캠핑 음식이 바비큐나 밀키트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최소한의 장비만으로 짧은 시간 안에 식사를 해결하려는 ‘효율형 캠핑’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고물가와 함께 캠핑 장비 가격 부담까지 커지면서 무겁고 복잡한 장비 대신 간편 조리 식품과 다용도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19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단순 간편식을 넘어 ‘야외활동 최적화’ 제품군을 강화하고 있다. 냉면육수를 아이스팩처럼 활용하거나 불 없이 조리 가능한 발열형 제품, 조리 시간을 줄인 육류 간편식 등이 대표적이다.

대표 사례로는 면사랑 냉면육수 제품군이 꼽힌다. 면사랑 ‘동치미맛 냉면육수’ ‘사골맛 냉면육수’ ‘평양냉면 고기육수’는 냉동 상태로 아이스박스에 넣어 아이스팩 대용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캠핑장까지 이동하는 동안 식재료 보냉 역할을 하다가 식사 시간에는 자연스럽게 해동돼 그대로 먹을 수 있는 방식이다.

캠핑족 사이에서는 “짐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반응이 좋다. 기존에는 별도 아이스팩과 육수를 각각 챙겨야 했지만, 냉면육수 하나로 두 가지 역할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캠핑 이후에도 아이스팩 폐기 부담 없이 육수까지 모두 소비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장점으로 꼽힌다.

면사랑 여름철 제품군. 사진 면사랑 제공

최근에는 ‘살얼음 냉면’ 수요까지 더해지며 캠핑장에서도 냉면을 즐기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면사랑은 평양냉면과 함흥냉면 제품까지 함께 운영하며 육수와 면 조합 선택 폭도 넓혔다.

불 없이 조리 가능한 제품 경쟁도 치열하다. CU와 경동나비엔이 협업한 ‘나비엔 보일라면’은 발열체를 활용해 찬물만으로 약 10분 만에 라면을 끓일 수 있는 제품이다. 버너나 코펠 없이도 조리가 가능해 등산과 낚시, 차박 등에서 활용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바비엔 보일라면. 사진 CU제공

업계에서는 이러한 제품들이 단순 간편식을 넘어 ‘야외 생존형 푸드테크’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차박과 미니멀 캠핑 문화가 확산되면서 “적게 챙기고 편하게 즐기는 캠핑”이 새로운 소비 기준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대형 식품기업들도 캠핑 수요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캠핑과 홈캠핑 트렌드에 맞춰 햇반과 비비고 제품군 중심의 간편식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비비고 생선구이’ ‘햇반 컵반’ ‘더건강한 닭가슴살’ 등은 별도 조리 부담이 적고 휴대성이 높아 캠핑족 사이에서 활용도가 높다.

최근에는 에어프라이어나 간단한 버너만으로 조리가 가능한 제품 수요가 늘면서 냉동 HMR(가정간편식) 판매도 증가하는 추세다. CJ제일제당은 이러한 흐름에 맞춰 단백질 중심 식단과 간편 캠핑식을 결합한 제품군 확대에 나서고 있다.

농심 역시 캠핑 수요 확대의 수혜 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신라면과 너구리 짜파게티 등 대표 라면 제품은 여전히 캠핑 필수 먹거리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에는 컵라면과 용기면 수요뿐 아니라 간편 조리가 가능한 ‘툼바 신라면’ 등 다양한 변형 제품군도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농심은 물만 부으면 간편하게 조리 가능한 제품과 휴대성을 높인 소형 패키지 제품을 강화하며 캠핑·차박 시장을 적극 공략 중이다. 캠핑장에서의 ‘라면 경험’을 하나의 놀이 문화로 소비하는 트렌드도 이어지고 있다.

BBQ 오븐구이 닭다리살. 사진 제너시스BBQ제공

육류 간편식 시장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제너시스BBQ 그룹의 ‘BBQ 오븐구이 닭다리살’ 제품은 별도 손질 없이 바로 조리 가능한 제품으로 캠핑족 사이에서 반응을 얻고 있다. 기름에 튀기지 않고 오븐 조리 방식으로 담백함을 살렸으며 팬이나 에어프라이어만으로도 손쉽게 조리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캠핑 먹거리 시장이 단순 식사를 넘어 ‘경험형 소비’ 영역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본다. 실제 SNS에서는 냉면육수를 아이스팩처럼 사용하는 방법이나 발열형 라면 조리 콘텐츠 등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음식 자체뿐 아니라 얼마나 간편하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지가 소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는 셈이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야외활동 문화가 일상화되면서 캠핑 시장은 계절성 소비를 넘어 생활형 레저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와 업계에 따르면 캠핑과 차박 인구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간편식과 캠핑용 식재료 시장 역시 동반 성장하는 추세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최근 캠핑족들은 단순히 맛있는 음식보다 얼마나 가볍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냉면육수 아이스팩처럼 실용성과 재미를 동시에 갖춘 제품들이 앞으로 더 주목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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