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다 찍힌 투표용지…단일화 골든타임 수싸움
경기 평택을·부산 북구갑, ‘단일화 변수’ 커졌다
투표지 인쇄 시작 … 사전·본투표 시한 시나리오
6.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막판 후보단일화 변수가 급부상할 전망이다. 승부처로 분류되는 선거구에서 후보등록 이후 여야 후보가 여론조사상 접전을 펼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다. 사전투표·본투표 등의 시점에 맞춰 골든타임을 확보하려는 여야의 수싸움이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19일 공개된 조선일보-메트릭스의 경기 평택을,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여야의 팽팽한 접전이 예상됐다. 경기 평택을(16~17일. 무선전화 면접. 500명.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p. 응답률 18.6%.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재보선에선 조 국(혁신당) 26%, 김용남(더불어민주당) 25%, 유의동 20%로 오차범위내에서 3강구도를 형성했다. 황교안(자유와혁신) 11%, 김재연(진보당) 6%였다. 단일화를 통한 여야 양자대결 전망에선 김용남 47%, 유의동 29%였고, 조 국 44%, 유의동 33%였다.
부산 북구갑 선거(501명. 응답률 16.5%) 선거에서는 하정우(더불어민주당) 39%, 한동훈(무소속) 33%, 박민식(국민의힘) 20%였다. 단일화를 통한 맞대결 전망에선 하정우 44% 박민식 30%, 하정우 41% 한동훈 39%로 예상했다.
범진보·보수 진영 표심이 분산되는 양상이 명확히 드러나, 선거 막판 ‘후보 단일화’가 최대 변수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보여준다.
평택을 재선거는 범여권과 범야권 모두 단일화 논의는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범여권의 김용남 민주당 후보와 조 국 혁신당 후보 간 네거티브 공방이 세월호·이태원 참사 발언을 둘러싼 감정싸움으로 번지면서 단일화 논의가 순탄치 않다. 혁신당은 “조 후보 지지율이 상승세”라며 독자 완주 기조를 유지하고 있고, 민주당도 단일화 논의에 선을 긋고 박지원 의원 등이 나서 조 후보의 양보를 촉구하고 있다.
범야권에서는 유의동 국민의힘 후보와 황교안 자유와혁신 후보의 보수 단일화 가능성이 거론된다. 유의동 후보는 황교안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해 “현실적으로는 제로에 가깝다”면서도 “0%라고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는 여지를 남겼다. 황교안 자유와혁신 대표도 “유 후보와 단일화를 넘어 합당까지 할 각오가 되어 있다”며 문을 열어놓은 상황이다. 부산 북구갑 역시 단일화를 둘러싼 야권의 힘겨루기 양상이 진행 중이다. 한동훈 후보측은 ‘될 사람’을 강조하는 방면, 박민식 후보는 “완주가 아니라 필승이 목표”라며 완주를 거듭 강조하고 있다. 한 후보에 대한 장동혁 대표 등 국민의힘 강경파의 입장선회가 전제되어야 가능한 일로 보인다.
통상 후보 단일화는 시점에 따라 정치적 효과가 크게 달라진다는 것이 정설이다.
후보 등록 후 투표용지가 인쇄되기 전 단일화가 이뤄지면 해당 후보 기표란에 ‘사퇴’가 명기된다. 유권자가 사퇴사실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 사표 방지 효과가 가장 크다는 것이 정설이다. 6.3 지방선거에 사용할 투표용지 인쇄가 18일 시작됐다는 점에서 1차 골든타임을 이미 지나갔다는 뜻이다.
사전투표가 실시되는 5월 29일 이전을 2단계 시점으로 본다. 투표소 입구에 후보자 사퇴를 알리기 때문에 단일화에 따른 표 결집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최근 투표에서 사전투표 비중이 전체 투표의 30~40%를 차지하고 있어 이 단계에서의 단일화도 유의미한 효과를 낼 수 있다.
마지막 3단계는 본투표 전(6월 3일 이전) 이뤄지는 단일화다. 사전투표를 마친 유권자들의 표를 돌릴 수 없고, 사표가 늘어날 수도 있다. 다만 박빙의 승부에서 단일화의 ‘상징적 효과’에 따른 변수를 기대할 수는 있다.
역대 선거에서도 후보 단일화가 판세를 뒤집는 핵심변수로 반복해 등장했다. 1997년 15대 대선에서는 선거 45일 전 DJP 연합이 성사됐다. 2002년 16대 대선에서는 노무현-정몽준 후보가 선거 24일 전 단일화에 합의했고 노무현 후보가 단일화 효과로 지지율이 급등했다. 대선 전날 밤 정몽준 후보의 지지 철회 선언이라는 돌발 변수에도 노 후보가 승리했다. 2012년 18대 대선에서도 투표 40여일을 앞두고 문재인-안철수 단일화가 성사됐으나 지지층 결집에 실패하면서 선거에서 패배했다.
2022년 20대 대선에서는 윤석열-안철수 후보가 단일화가 투표 6일 전에 이뤄졌다. 윤 후보가 0.73%p 차로 당선됐다. 1~2위 간 표 차가 24만여표에 불과했는데 무효표가 30만여표였다. 단일화에 따른 표 이동, 시점에 따른 사표 추가 발생 등의 효과가 영향을 미친 결과라는 해석이 나왔다. 1차 골든타임을 넘긴 여야와 후보 진영이 2차 시한(5월 29일 사전투표일 전)에 맞춰 단일화 논의에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
이명환·박소원 기자 mha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