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험·고난도’ R&D, 실험실 벗어났다
산업부, 사업단계사례 공개
가축 사육않고 동물세포 배양
정부가 실패 위험을 무릅쓰고 산업 패러다임을 바꿀 고난도 기술에 투자해 온 ‘혁신도전형 연구개발(R&D)’이 마침내 실험실을 벗어나 실제 산업화 단계로 진입한다.
산업통상부는 19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알키미스트 혁신기술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했다. 이날 2020년부터 7년간 지원해 온 ‘알키미스트 프로젝트’ 1차 테마의 가시적인 사업화 성과 4가지 사례를 발표했다.
발표사례 중 하나는 서울대가 주관한 ‘아티피셜 에코 푸드'(인공배양육 생산기술)다.
연구팀은 가축을 사육하지 않고 동물세포를 배양해 실제 고기와 유사한 식품을 만드는 배양액·지지체 기술 및 대량생산 공정을 확보했다. 현재 시식 가능한 수준의 제품 구현에 성공했으며, 참여기업의 파일럿 생산시설 구축과 민간 투자 유치를 완료해 본격적인 시장 진입을 준비 중이다.
포항공과대가 주관한 ‘면역거부반응 없는 소프트 임플란트'(인공장기) 분야도 세포조직 수준을 넘어 실제 이식이 가능한 세계 최대 부피의 간 기능 모사 구조체를 구현했다. 토끼를 대상으로 한 동물실험까지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향후 안전성 검증을 거쳐 장기이식 대기 문제를 완화할 신시장 개척에 나선다.
서울대의 ‘Brain to X'(뇌파 기반 소통·제어) 연구팀은 뇌에서 언어 정보를 추출해 음성으로 복원하고, 전기 자극으로 이를 다시 전달하는 완전이식형 신경 인터페이스 시스템을 개발했다. 국내 최초로 4명의 인체를 대상으로 실증 실험을 완료했으며, 향후 중증 마비 및 언어 장애 환자의 재활을 돕는 의료기기 시장 진입을 위한 규제 심사를 앞두고 있다.
연세대가 이끈 ‘AI 기반 초임계 소재’ 과제는 철강분야에서 기존 차량용 초고장력강(1.8GPa)을 압도하는 2.4GPa급 초고장력 철강소재 개발 기술을 확보했다. 전기차 등 미래 모빌리티 제조기업으로의 기술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산업부는 알키미스트 프로젝트의 핵심 성과가 사장되지 않도록 규제심사 완화, 수요기업 연계, 후속 투자 유치 등 과제별 맞춤형 산업화 지원방안을 전방위로 검토할 계획이다.
동시에 올해부터는 기술개발 단계를 넘어 초기 시장 창출과 실증 단계까지 통째로 패키징해 지원하는 ‘미래 판기술 프로젝트(2025~2035년, 총사업비 3026억원)’에 본격 착수한다.
김성열 산업부 산업성장실장은 “도전적 연구가 연구실에 갇히지 않고 시장과 산업으로 직결되도록 규제 개선, 투자 연계 등 지원 제도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