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크루즈 관광

관광객 7000명 규모 크루즈, 부산·여수에

2026-05-21 13:00:02 게재

케이-뷰티·템플스테이 “지역 소비·체험 중심 관광” … 크루즈 관광객 200만명 시대 연다

세계 최대 크루즈 기업 가운데 하나인 로얄캐리비안의 초대형 크루즈 ‘스펙트럼 오브 더 시즈(Spectrum of the Seas)’호가 부산과 여수에 잇따라 입항하며 방한 크루즈 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단순 기항을 넘어 케이-뷰티와 사찰음식 체험 등 지역 특화 콘텐츠를 결합한 고부가 관광 상품이 본격화되면서 크루즈 관광이 지역경제 활성화의 새로운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평가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해외 선사들과의 협력을 통해 방한 크루즈 관광객 200만명 시대를 앞당기겠다고 21일 밝혔다.

여수입항 기념 취타대 환영행사. 사진 한국관광공사 제공

이번에 입항한 스펙트럼 오브 더 시즈호는 총톤수 16만9000톤, 길이 347m 규모의 초대형 선박이다. 승객 5622명과 승무원 1551명 등 총 7173명이 탑승 가능하다. 10일 상하이에서 출발한 크루즈는 12일 부산, 13일 여수를 거쳐 15일 상하이로 돌아가는 코스로 운항됐다.

특히 여수항 입항은 로얄캐리비안의 크루즈 기준 2016년 이후 처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관광공사는 2026년 초 로얄캐리비안 사장단을 대상으로 여수를 신규 기항지로 제안했고, 이번 입항 성사로 이어졌다.

관광공사는 기존 일본 중심 노선 일부를 한국 기항으로 전환하는 전략을 추진했고, 그 결과 부산 제주뿐 아니라 여수 인천 등 신규 기항지 확대까지 연결됐다.

로얄캐리비안 크루즈의 한국 기항은 급증할 전망이다. 2025년 9회 수준이던 스펙트럼 오브 더 시즈호의 한국 기항은 2026년 66회로 늘어난다. 부산은 4회에서 28회, 제주는 5회에서 23회로 증가하며, 인천은 신규 12회, 여수는 신규 3회 진행된다.

화엄사 방문 단체사진. 사진 한국관광공사 제공

이와 함께 관광공사는 짧은 기항 시간 안에서도 지역 소비와 체험을 극대화하는 고부가 관광 모델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부산에서는 승객과 선원을 대상으로 한 ‘케이-뷰티 셔틀버스’가 운영됐다. 부산항 크루즈터미널과 서면 메디컬스트리트를 왕복하는 셔틀버스 5대를 투입해 헤어·메이크업·피부관리 등 케이-뷰티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관광공사와 선사가 공동으로 승객과 선원을 대상으로 개발한 첫 고부가 상품 사례다. 셔틀버스는 북항 크루즈터미널에서 서면 메디컬스트리트까지 약 30분 간격으로 운행됐다.

케이-스타일링을 마친 모녀. 사진 한국관광공사 제공

호주에서 온 관광객 비키 말돈(Vicky Maldon)은 “크루즈 기항 일정 동안 주요 목적지로 이동하는 데 매우 유용한 서비스”라며 “친구와 가족에게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캐나다에서 온 브리아나 자오(Brianna Zhao)는 “케이-뷰티 메이크업은 기존 스타일보다 가볍고 자연스러워 신선했다”며 “어머니와 함께 스타일링을 받아 더욱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어머니 에바 장(Eva Zhang)도 “왜 한국 화장품과 메이크업이 인기 있는지 체감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여수에서는 한국 전통문화를 앞세운 체험형 관광 상품이 운영됐다. 관광공사는 화엄사 템플스테이와 연계해 사찰음식 만들기, 사찰 투어, 스님과의 차담 등을 포함한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영국인 엠마 데이비슨(Emma Davison)은 “화엄사에서 보낸 시간은 신기하고 잊지 못할 경험이었다”며 “거대한 불상이 있는 공간에서 느꼈던 평온함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그는 “사찰음식 체험을 통해 채소만으로 김밥을 만드는 법을 배웠는데 영국에 돌아가서도 꼭 다시 만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호주인 크레이그 앤더슨(Craig Anderson) 역시 “사찰과 자연이 하나처럼 어우러진 풍경이 매우 인상적이었다”며 “외국인의 시선에서도 이해하기 쉽게 프로그램이 구성돼 즐겁게 참여했다”고 전했다.

관광공사는 중국 최대 국영 선사인 아도라 크루즈와의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아도라의 한국 기항은 2025년 101항차에서 2026년 212항차로 2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한여옥 관광공사 국제관광콘텐츠실장은 “로얄캐리비안과 공동 마케팅을 통해 고부가 관광상품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아도라 선사와 전략적 관계를 기반으로 한국을 동북아 크루즈 관광의 핵심 거점으로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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