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은행 ‘인도네시아 적자’ 여전
작년 해외점포 순이익 16.5억달러, 인도네시아만 손실
중국에서 순이익 80% 급감 … 하나 중국법인 적자전환
국내은행 해외점포들이 지난해 약 2조40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지만 여전히 인도네시아 지역에서만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은행의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인 KB뱅크(옛 KB부코핀)에서 발생한 손실이 컸기 때문이다. 적자폭이 줄기는 했지만 흑자 전환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21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5년 국내은행의 해외점포 경영현황 및 현지화지표 평가결과’에 따르면 국내은행 해외점포의 당기순이익은 16억5100만달러로 전년(16억1400만달러) 대비 3670만달러(2.3%) 증가했다.
국가별로 보면 베트남이 2억9900만달러로 가장 많고, 홍콩(2억4300만달러), 미국(2억1700만달러), 캄보디아(1억6600만달러), 일본(1억6400만달러)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진출 국가 중 유일하게 적자가 발생한 곳은 인도네시아다. 인도네시아에서는 5300만달러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전년(1억5800만달러) 대비 손실 규모는 줄었지만, 여전히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KB국민은행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KB뱅크 인도네시아는 1028억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했다.
KB국민은행은 2018년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 지분(22%)을 1131억원에 매입하면서 인수에 착수했다. 2020년 지분을 67%로 늘려 최대 주주가 됐고 그 과정에서 3000억원을 추가 투입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부코핀은행의 적자가 커지면서 국민은행은 유상증자를 통해 2021년 3935억원, 2023년 7090억원을 더 넣었다. 1조5000억원 이상을 투자했고, 이후 유동성 지원 등으로 1조5000억원 이상이 더 투입됐다.
2024년 은행 사명을 KB부코핀에서 KB뱅크로 변경하고 부실정리에 나섰지만 그해 3606억원의 적자가 났고, 작년에도 1028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도 KB뱅크 인도네시아는 종속회사 포함 144억원의 적자를 냈다. 금융당국은 KB국민은행에서 지속적인 자금 투입이 필요한 상황으로 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2024년 국감에서 2026년 흑자전환을 목표로 하되 속도를 내서 2025년에 흑자전환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올해도 흑자전환 여부가 불투명하다.
중국에서는 적자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흑자 폭이 크게 줄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100만달러로 전년(1억700만달러) 대비 80.3% 감소했다. 하나은행 중국 법인의 적자 전환이 영향을 미쳤다. 하나은행 중국 유한공사는 지난해 392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전년도 589억원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됐다. 하나은행은 다른 국가에서도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줄었다. 캐나다, 독일, 러시아, 뉴욕, 멕시코 등에서 당기순이익이 감소했다.
국내은행 해외점포의 총자산은 2331억3000만달러(약 334조5000억원)로 전년말(2170억8000만달러) 대비 160억5000만달러(7.4%)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376억달러로 가장 크고, 중국(320억7000만달러), 영국(275억3000만달러) 등의 순이다.
작년말 국내은행 해외점포의 고정이하여신비율(부실채권비율)은 1.36%로 전년말(1.46%) 대비 0.10%p 하락했다. 캄보디아가 8.16%로 가장 높고, 인도네시아(7.81%), 필리핀(1.74%), 미얀마(1.39%) 등의 순이다. 2024년에는 인도네시아(7.82%)가 가장 높았고 캄보디아(6.15%)가 두 번째였다.
한편 지난해 국내은행 해외점포의 현지화지표 종합등급은 2+등급으로 전년과 동일했다. 국가별로는 캄보디아 소재 점포의 ‘해외점포 현지화수준’이 1+등급으로 가장 높고, 인도네시아(1), 일본·베트남(1-) 등의 순이다. 홍콩(3+→2-), 베트남(2+→1-), 싱가포르(2-→2)의 현지화 수준 등급은 전년 대비 개선됐지만, 영국(2→2-)은 등급이 낮아졌다.
금감원은 “중동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 장기화 및 인플레이션 재발 우려 등 하방리스크가 확대됨에 따라 해외점포 건전성 및 동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은행 본점 차원의 해외점포 내부통제 및 리스크 관리 강화 등을 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