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저임금, 적용범위·인상률 충돌
노 “도급근로자 포함”, 사 “업종별 구분 필요” … 3차 최저임금위서 도급제 논의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최저임금위원회 심의가 본격화됐다. 노동계는 특수고용·플랫폼·프리랜서 등 도급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확대와 실질임금 보전을 위한 인상을 요구했다. 반면 경영계는 소상공인과 영세 중소기업의 부담을 이유로 업종별 구분 적용 필요성을 제기했다.
최저임금위는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2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도 적용 최저임금 심의를 재개했다. 최저임금위는 근로자·사용자 위원 각각 9명과 공익위원 7명으로 구성돼 심의를 진행한다.
노동계는 최근 고유가·고물가와 저임금 노동자의 생계 악화를 이유로 최저임금 인상 필요성을 강조했다.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최근 5년간 실질경제성장률은 12%대인데 실질임금 인상률은 2%대, 실질 최저임금 인상률은 0.1% 수준에 그쳤다”며 “노동소득 양극화 심화라는 악순환 고리를 끊어내고 저임금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노동자의 소득개선에 분명한 인상 효과를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급노동자에 대한 적용 확대 요구도 이어졌다.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이번 심의 요청서에는 도급 노동자 적용 여부를 심의하라는 고용노동부 장관의 요청이 명시돼 있었지만 전문위원회에는 비임금 노동자의 실태생계비와 임금실태 분석 자료도 제출되지 않았다”며 적극적인 논의를 촉구했다. 류 사무총장도 “특수고용·플랫폼·프리랜서 등 다양한 노동형태를 고려해 최저임금 보호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사용자위원들은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과 내수 부진을 언급하며 업종별 구분 적용이 필요하다고 맞섰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총괄전무는 “한국 최저임금은 이미 시간당 1만원을 넘었고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실질 최저임금이 시간당 1만2000원을 넘는다“며 ”지금처럼 최저 수준이 높아진 상황에서는 최저임금을 감당하기 어려운 취약 업종이라도 구분 적용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옥석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도 “코스피가 8000을 돌파하고 반도체 산업은 사상 최대 실적을 구가하고 있지만 절대다수의 중소기업, 소상공인, 사업주와 근로자들은 상대적 박탈감과 함께 유가 상승과 원자재가 상승, 내수 침체로 고통받고 있다”며 “최저임금 인상은 최저임금 근로자에게 그치지 않고 전체 근로자의 임금체계 상승 압박으로 작용해 상당한 경영과 고용의 부담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노사는 이날 삼성전자 등 반도체 업계의 고액 성과급 문제를 두고도 ‘상대적 박탈감’을 언급했다. 노동계는 저임금 노동자와의 보상 격차를 지적했고, 경영계는 일부 대기업 성과가 전체 경제 현실을 대변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최저임금위는 이날 회의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을 시간급으로 결정하되 월 환산액(월 209시간 기준)을 함께 표시하기로 의결했다. 또 다음달 4일 열리는 3차 전원회의부터 도급제 노동자 최저임금 적용 여부를 본격 논의하기로 했다.
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