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현대제철 ‘내우외환’ 시름 커진다

2026-06-01 13:00:01 게재

양사 노조 기본급·성과급 인상 요구

글로벌 수요침체에 관세인상까지 겹쳐

국내 철강업계가 글로벌 수요침체와 주요국의 관세인상이라는 대외 불확실성 속에서 내부적으로는 노조의 거센 임금인상 요구와 하청교섭 과제라는 ‘내우외환’ 위기에 직면했다.

업황 불황을 타개해야 하는 사측과 생존권을 주장하는 노조 간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면서 전운이 고조되는 모양새다.

◆쟁의대책위 출범 등 사측-노조 긴장감 = 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 포스코 노조는 지난달 20일 기본급 7.1% 인상 등의 내용을 담은 교섭 요구안을 사측에 발송했다. 양측은 6월 중 상견례를 가질 예정이지만 이미 노조는 지난달말 쟁의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키며 배수의 진을 쳤다.

노조는 최근 반도체업계에서 불거진 ‘영업이익 N% 성과급’을 요구하진 않았지만 협력사 직원 직고용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핵심 뇌관이다. 앞서 노조는 포스코가 협력사 직원 약 7000명을 직고용하기로 한 데 반발하며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한 바 있다. 노조는 이번 임단협 교섭 테이블에서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겠다는 입장이어서 격돌이 예상된다.

포스코 관계자는 “아직 입협 시작 전이므로, 노사간 상호 신뢰와 존중을 바탕으로 면밀히 소통하며 임협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제철의 상황은 더욱 긴박하다. 노사는 지난달 8일 상견례 이후 27일까지 네 차례 마주 앉았지만 평행선만 달렸다. 노조는 지난해 대비 성과급 150% 인상 조건을 내걸었으나 사측은 4차 교섭까지 하나의 안도 제시하지 않았다.

노조는 사측의 태도를 ‘무성의’로 규정하고 조합원 눈높이에 맞는 제시안을 내놓으라며 요구하고 있다. 5차 교섭은 2일 열릴 예정이다.

◆하청 노조 리스크도 과제 = 이와 함께 개정 노동조합법(노란봉투법) 시행에 따른 ‘하청 노조 리스크’도 과제다. 인천지방노동위원회(현대제철)와 경북지방노동위원회(포스코)가 각각 하청 노조의 교섭단위 분리 결정을 내리면서 하청 노조들이 원청을 상대로 각각 개별교섭을 요구할 수 있는 법적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원청이 하청 노조의 교섭요구까지 일일이 대응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되자 양사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하며 대응에 나섰다. 현대제철 측은 “법 시행 초기 단계인 만큼 기준을 명확히 하기 위한 절차”라며 방어벽을 치고 있지만 노동계의 연쇄 교섭 요구가 이어질 경우 생산현장 마비로 이어질 수 있어 사측의 긴장감은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사측이 노조 요구를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에 대해 저조한 실적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포스코홀딩스의 1분기 철강부문 영업이익(3450억원)은 전년동기대비 23.8% 감소했다. 현대제철은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가까스로 흑자(157억원)를 냈으나, 순수 철강사업을 나타내는 별도기준 영업손실이 725억원에 달해 사실상 적자수렁에 빠진 상태다.

여기에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저가공세를 막겠다며 철강관세를 최대 50%까지 올리는 등 글로벌 무역전쟁의 불똥이 국내업계로 튀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대외 고관세 장벽과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당장 내일의 생존을 장담할 수 없는 복합 위기상황”이라며 “내부 노사갈등마저 심화될 경우 체력부실에 빠진 국내 철강 제조업의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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