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 없는 선거…당선인들 ‘민생·소통’ 강조

2026-06-15 13:00:02 게재

서울·부산·울산·강원 ‘여소야대’

기초단체장들도 ‘협치’ 시험대

6.3지방선거에서 당선된 광역·기초단체장들이 ‘민생·성과·협치’를 강조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당초 기대했던 결과를 얻지 못해 ‘승자 없는 선거였다’는 평가가 이어지는 가운데 적지 않은 곳에서 단체장과 의회 다수당이 다른 ‘여소야대’ 구도가 형성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서 서울 부산 울산 강원 4곳은 광역단체장 당선인의 소속 정당과 광역의회 다수당이 서로 다른 ‘여소야대’로 재편됐다.

관객들에게 인사하는 오세훈 시장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3일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열린 '서울시향 강변음악회'에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 서울시 제공

이들 지역 당선인들은 당선 직후 ‘협치·통합’을 강조했다. 지방의회 여소야대 구도와 관련 오세훈 서울시장은 “유권자들이 선택한 결과를 잘 받들어서 협치의 길로 나아가는 것이 유권자들의 뜻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재수 부산시장 당선인은 지난 12일 CBS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진정성을 가지고 시의원들을 만나 대화하고 머리를 맞댄다면 여소야대 상황도 지혜롭게 헤쳐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재수 민선 9기 인수위원장 선임된 차재권 교수 전재수 부산시장 당선인이 10일 열린 민선 9기 부산시장직 인수위원회 출범식에서 인수위원장으로 선임된 차재권 부경대 교수에게 위촉장을 준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부산 연합뉴스

우상호 강원지사 당선인은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통합형 인수위’를 구성했고 김상욱 울산시장 당선인은 취임 전부터 5개 구·군 현장을 도는 ‘시민과의 대화’를 열며 소통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 이들 지역은 지방의회의 도움 없이는 시정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기 어렵다. 특히 서울·부산·울산은 다수당이 의석 2/3 이상을 차지해 단체장의 조례 거부권 등을 의회가 무력화할 수 있는 상황이다. 서울은 전체 의석 118석 중 민주당이 80석, 국민의힘은 38석을 차지했고 부산은 전체 48석 중에서 국민의힘이 37석, 민주당이 11석을 차지했다. 울산은 전체 22석 중 15석을, 강원은 전체 54석 가운데 30석을 국민의힘이 차지했다.

광역·기초단체 간 엇박자가 우려되는 지역도 적지 않다. 충남의 경우 박수현 민주당 후보가 도지사에 당선됐지만 도내 기초단체 15곳 중 10곳을 국민의힘이 차지했다.

서울·부산·울산도 마찬가지다. 서울은 자치구 25곳 중 17곳을 민주당이, 부산은 자치구·군 16곳 중 9곳을 국민의힘이, 울산은 5곳 중 4곳을 국민의힘이 가져갔다. 국민의힘이 선전한 경기(민주 19곳, 국힘 12곳) 충북(민주 6곳, 국힘 5곳)을 포함하면 광역단체와 기초단체 간 갈등이 우려되는 지역이 적지 않다. 추미애 경기지사 당선인은 민선 9기 경기도정 인수위원회 명칭을 ‘공정·혁신·포용 경기준비위원회’로 정했다. 추 당선인은 최근 열린 민주당 당선인 워크숍에서는 “도지사로서 지역 국회의원과 도, 시·군이 유기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하는 체계를 직접 챙기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협치 시험대’에 오른 기초단체장들도 적지 않다. 서울·경기·인천과 충청권 등의 국민의힘 소속 기초단체장 당선자들이 주로 해당된다. 서울 자치구 25곳 중 중구·광진구·도봉구·동작구·강동구 5곳의 구의회가 ‘여소야대’를, 2곳은 여야 동수를 이뤘다. 여소야대 5곳 중 중구·광진구·강동구 3곳은 국민의힘, 나머지 2곳은 민주당 소속 단체장이다.

경기도에선 성남·용인·의왕·동두천·안산·하남 6곳에서 단체장 소속 정당과 의회 다수당이 다른 여소야대 구도가 형성됐다. 이들 지역 단체장 당선인은 모두 국민의힘 소속이다. 이상일 용인시장은 “시민들은 시정 운영을 함에 있어 견제와 균형을 바탕으로 한 협치를 이뤄달라는 뜻과 함께 용인 반도체 프로젝트를 차질없이 추진하라는 명령을 투표로 나타낸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경북 안동시의회에선 민주당이 역사상 처음으로 제1당을 차지해 눈길을 끈다. 국내 최초 10선 기초의원 당선자인 이재갑(72) 무소속 안동시의원이 지난 12일 민주당에 공식 입당하면서 안동시의회는 민주당 8명, 국민의힘 7명, 녹색당 1명, 무소속 2명으로 재편됐다. 재선에 성공한 국민의힘 소속 권기창 현 시장은 제1당이 된 민주당과 상대해야 한다.

민주당 소속 경기지역 한 기초단체장 당선인은 “민선 8기의 화두가 ‘공정과 혁신’이었다면 민선 9기의 화두는 내란·전쟁 등 어려워진 ‘민생회복·경제성장’과 선거 민심을 반영한 ‘협치·소통’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곽태영 기자 전국종합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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