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협치 시험대 ‘종묘 앞 개발’
서울시 안전영향평가 통과
바뀐 민주당 구청장 ‘반대’
‘종묘 앞 개발’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서울 자치구 다수당이 된 민주당 사이 첫 협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최근 서울시는 종묘 맞은편 최고 높이 142m 고층 빌딩을 짓는 세운4구역 재개발 사업의 건축물 안전영향평가를 통과 시켰다. 안전영향평가는 사업 인허가 최종 단계로 사실상 사업 개시가 초읽기에 들어간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국가유산청과 종로구가 제동을 걸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국가유산청은 절차 중단을 요구하며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히고 있다. 민주당 소속 신임 종로구청장 당선인도 인가 보류 입장을 밝혔다.
유산청은 최근 시와 종로구에 공문을 보내 세운4구역 사업 인허가 절차 진행에 대해 재차 경고했다. 세계유산영향평가가 완료되기 전에 인가 절차를 진행하는 것은 기존 행정명령을 위반하는 행위라는 게 유산청 입장이다. 강행할 경우 주무부처 장관에게 시정명령과 인가 처분 취소를 요청하겠다는 강경 태세다.
다음달 취임 예정인 신임 종로구청장 당선인도 취임 전까지 인가 절차를 전면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시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민의힘 소속 현 정문헌 구청장은 본인 임기 내인 이달 중 사업시행계획 변경 인가 여부를 확정할 계획이다. 적법한 절차에 따라 임기 내 사업을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논란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신임 유찬종 당선인은 인가가 강행될 경우 행정 절차 전반에 대한 점검 및 감사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직과 차기 구청장, 서울시와 국가유산청 입장이 정면 배치되면서 종묘 앞 개발이 또다시 정치쟁점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오 시장이 이번 사안을 정부는 물론 여소야대로 뒤바뀐 서울시의회와 협치에 나설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 시장은 당선 직후 정부 및 대통령실과 부동산 정책을 중심으로 각을 세우고 있다. 선거 후 높아진 보수 진영의 기대에 부응하는 한편 존재감도 부각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향후 원활한 시정 운영을 위해선 시의회 및 정부와 일정 정도 협치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사업 실패 책임을 상대 탓만으로 돌리는 것은 5선 시장 체급에 어울리지 않는다”며 “시민들은 싸울 것은 싸우더라도 때로는 전향적인 대화와 타협을 통해 일을 성사 시키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brother@naeil.com 이제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