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기업 해외진출 어려움 1위 ‘파트너 발굴’
한국환경연구원 137개사 조사
탄소차액보전계약 도입 제안도
기후환경기업들이 해외 진출 시 겪는 어려움 1위는 ‘유통 및 파트너 발굴’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자금이 있어도 파트너를 찾지 못하거나 시장 정보가 없으면 해외 진출이 불가능하지만 현 정책은 금융 지원 중심으로 이뤄져 있어 정책 수요와 공급 간 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환경연구원은 이러한 내용을 담은 ‘기후환경산업 수출 활성화와 국제감축 이슈와 정책 과제’를 15일 발간했다. 기후환경기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와 심층 인터뷰 등을 실시한 결과, 수출 및 현지화 과정에서 기업들이 가장 크게 체감하는 제약 요인은 ‘유통·파트너 발굴 어려움’이 56.9%(복수 응답)로 가장 많았다. 이어 △현지시장 정보 부재 48.9% △자금 부족 41.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설문 조사는 2025년 11월 5~30일 온라인 조사 방식으로 실시됐다. 약 2만7000개사를 대상으로 메일을 보냈으며 138개사가 응답했다. 설문조사의 통계분석은 회사명을 제공하지 않은 표본을 제외한 137개사의 응답을 기반으로 진행했다. 업종별로는 폐기물 처리 기업이 47개사(34.3%)로 가장 많았다. 기업 규모별로는 10~49인 규모의 중소기업이 43.1%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보고서에서는 “본 설문조사가 중소·중견기업의 수출 어려움과 지원 수요를 파악하는 데 적합한 표본을 확보했다”며 “수출 실적이 없으면서 향후 계획도 없는 기업은 10.9%에 불과해 기후환경산업의 해외시장 진출 의지가 매우 높았다”고 언급했다.
수출 실적을 보유한 122개 기업의 주요 수출 대상 지역 1위는 동남아시아(55.7%)였다. 이어 △동아시아 37.7% △유럽 25.4% △아메리카 25.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서는 “△지리적 인접성 △환경 규제 강화 추세 △상대적으로 낮은 시장 진입 장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동남아시아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며 “유럽과 아메리카 시장 진출 비율이 각각 25.4%로 나타난 건 주목할 만한 수치”라고 분석했다.
또한 “유럽과 북미의 엄격한 환경 규제와 높은 기술 기준에도 불구하고 국내 기후환경 기술의 경쟁력이 일정 수준에 도달했음을 의미한다”면서도 “선진국 시장은 △인증 취득 △현지화 △사후 서비스 등의 측면에서 진입 장벽이 높아 추가적인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편 보고서에서는 민간 기업의 해외 진출을 가로막는 또 다른 원인인 투자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탄소 차액 보전 계약(CCfD)’ 도입도 제안했다. CCfD는 국제 탄소배출권 가격이 떨어지더라도 정부가 사전에 약정한 고정 가격으로 기업의 감축 실적을 매입해 주는 방식이다. 기업의 기대 수익을 보장해 민간 참여를 끌어올리기 위한 제도다.
보고서는 “일본은 공동감축메커니즘(JCM)을 통해 협력국 설비 투자비의 최대 50%를 정부가 보조금으로 선지급하고 감축 실적을 확보하는 반면, 대한민국은 민간이 먼저 투자한 뒤 발생한 실적을 사후에 구매하는 방식이어서 초기 진입 장벽이 높다”고 지적했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