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트윈으로 TV 검증' 15일→ 2일로 단축
삼성전자 HPC 517대 구축
2030년 AI 자율공장 구현
삼성전자가 디지털트윈 기술을 기반으로 제품개발혁신에 본격 착수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은 디지털트윈 기반 개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서울 상암동 데이터센터에 고성능컴퓨터(HPC) 서버 517대를 구축하고 기구·회로 개발 인력을 대상으로 6월 HPC 서비스를 정식 시작했다.
디지털트윈은 컴퓨터에 현실 속 사물의 쌍둥이를 만들고 현실에서 발생 가능한 상황을 모의실험해 결과를 예측하는 기술이다. 가상 공간에서 다양한 시나리오를 비교·분석해 최적의 의사결정을 지원하고 개발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기업들이 주목하는 핵심 기술이다.
디지털트윈 도입의 기대 효과는 △시간 절약 △비용 절감 △오류·사고 예방 △문제 원인 분석 △협업 효율 향상 등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새로 구축된 HPC 인프라는 고성능 중앙처리장치(CPU)가 탑재된 서버로 구성됐다. 기존 대비 △연산 속도 약 5.8배 개선 △가상 검증량 약 6배 증가 △장기내구성 실물시험의 단기해석 전환 등 개발 사전검증 효율화 효과가 기대된다.
삼성전자 DX부문은 올해 대규모 샘플·검증 시간이 소요되는 과제를 중심으로 사업부별 HPC 인프라 활용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사업부별로는 △MX사업부의 스마트폰 모든 각도 낙하시험 △VD사업부의 TV 낙하·발열 검증 △생활가전사업부의 세탁기 다이어프램 장기 검증 및 로봇청소기 충돌 검증 △네트워크사업부의 RU(라디오 유닛) 방열 검증 등에 HPC 인프라를 활용할 예정이다.
HPC 인프라 도입은 검증 시간 단축과 검증 범위 확대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특히 검증 시간 측면에서 기존 15일이 걸리던 TV 낙하 검증이 2일로, 세탁기 낙하 검증이 15일에서 5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실물 을 제작해 반복 시험하던 과정을 가상으로 대체함으로써 개발 기간을 대폭 줄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검증 범위 측면에서는 그동안 물리적 제약으로 수행하지 못했던 시험까지 가능해졌다. 스마트폰의 모든 각도 낙하 검증은 기존에 미진행 영역이었으나 HPC 인프라 도입으로 700개 케이스를 1일 만에 검증할 수 있게 됐다. 실물 검증에 의존하던 세탁기 다이어프램 장기 검증도 2일 내 완료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편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시작한 HPC 서비스가 삼성전자가 추진 중인 ‘AI 자율공장’ 전환 전략과 맞물려 있다고 분석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2030년까지 국내외 모든 생산 공장을 AI 자율공장으로 전환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AI 자율공장은 제조 전 공정에 AI를 적극 적용한 공장이다. 자재 입고부터 생산·출하까지 전 공정에 디지털 트윈 기반 시뮬레이션을 도입하고 ‘AI 에이전트’를 통해 데이터 기반 분석과 사전 검증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업계 관계자는 “HPC 서비스는 디지털 트윈을 개발 현장의 일상적인 업무 방식으로 정착시키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2030년 AI 자율공장으로 이어지는 삼성전자의 디지털 트윈 전환에 한층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고성수 기자 ssg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