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이 당선시킨 오세훈, 청년정책 강화
청년취업사관학교·영커리언스 호평
실업상태 전 취업 역량 강화 주력
서울시가 민선 9기 청년 정책을 큰 폭으로 강화한다. 오세훈 시장은 6.3 지방선거에서 2030 세대의 높은 지지를 얻어 연임에 성공했다.
16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 시장은 당선 뒤 첫 주말인 지난 6일 서울 글로벌센터 국제회의장을 방문했다. 서울시가 주최한 ‘서울영커리언스 챌린지’ 봄학기 성과공유회 자리였다.
오 시장은 해당 행사에서 청년들 발표를 듣고 “내가 이 맛에 청년들 돕는다” “우리 청년들 대단하네”라고 연신 환호민큼 큰 관심을 보였다.
서울 영커리언스는 서울시가 청년 취업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대표적 일경험 사업이다. 대학 재학 단계부터 진로 탐색과 경력개발을 지원한다. 특이한 점은 대학생들이 기업의 마케팅 및 컨설팅 아이디어를 만들고 이를 원하는 기업이 학생들 제안에 따라 실제 사업을 수행하는 방식이다. 총 930명이 지원해 14대 1 경쟁률을 보였으며 선발된 64명 청년들은 11주 동안 기업과 협업해 현장 문제 해결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중동에 진출한 중소기업과 협업한 한 대학생 팀은 경주 낙타 구강 건강용품 시장 개척 아이디어로 이목을 집중 시켰다. 당초 이 팀은 반려동물 구강청결제 사업을 구상했으나 관련 시장은 글로벌 대기업 수십개가 참여할 정도로 포화상태였다. 학생들은 시장 조사를 통해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한 낙타 경주가 연 30조원 넘는 큰 시장임에 주목했다. 경주에 참여하는 동물들은 특히 구강 상태가 중요하다는 점에 착안, 관련 시장에 접근했고 프로그램이 진행 중인 11주 사이에 실제 현지 계약을 따내는 등 새로운 취업 모델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얻었다. 시 관계자는 “기업이 과제를 정하고 구직자들이 응모하는 방식이 아니라 아예 학생들이 마케팅과 컨설팅을 수행하는 역발상”이라며 “취업 지원 모델의 틀 자체가 바뀐 것”이라고 말했다.
◆일상과 삶의 문제 해결 돕는 정책들 = 오 시장 캠프에 몸 담았던 이들은 선거운동 과정에서 생소한 체험을 했다고 말한다. 과거엔 후보를 알아보는 일부 청년들이 셀카를 찍는 수준이었다면 이번엔 멀리서 다가와 “나도 젊은 보수다. 응원한다” “서울시 사업 혜택을 많이 받았다. 고맙다”라고 말하는 젊은이들이 매우 많았다는 것이다.
오 시장측 관계자는 “그간 수많은 청년정책을 펴면서도 결과 측정이 어려웠는데 정책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전달되고 시민들에게 효능감을 주는지 깨닫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실제 방송3사 출구조사에 참여한 시민 가운데 20대 남성 75%, 30대 여성 54%가 오 시장을 찍었다고 답했다. 시 안팎에서 “사실상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2030이 당락을 결정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정치권에선 서울시 사례를 통해 거창한 정치적 구호나 네거티브, 대형 아젠다 중심의 기존 선거운동이 변화의 계기를 맞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청년들 표를 움직인 서울시 정책들은 작지만 일상에 영향을 끼치는 디테일한 사업들, 청년들 현실에 기초한 정교한 설계가 빛을 발한 사례다. 청년취업사관학교는 IT 분야 취업을 돕지만 거꾸로 ‘인문계 출신’만을 뽑는다.
재무관리에 약한 청년들을 일대 일로 상담 및 교육하는 서울 영테크는 초보적 자산형성을 도왔다. 이밖에 고립·은둔 청년의 사회 복귀를 돕는 서울청년기지개센터, 긴급상황에 경고음과 경찰 출동까지 연결된 여성안심벨 등 모두 일상 속에서 공공정책 효과를 체감할 수 있는 사업들이다.
◆공공정책 수립, 선거운동 변화에도 영향 = 시는 그간 성과를 토대로 향후 청년정책 확대 재·개편에 나설 예정이다. 70여개에 이르는 관련 사업들을 효율성 있게 재분류하고 호응이 큰 사업에는 더 비중을, 그렇지 않은 사업은 과감히 축소 혹은 폐지 한다. 하지만 전체적인 청년사업 범위는 큰 폭으로 늘려간다는 구상이다. 당연히 관련 예산도 동반 확대될 전망이다.
김철희 서울시 미래청년단장은 “이미 실업 상태에 도달한 청년의 구직 활동을 돕거나 1회성 면접비용을 주는 것을 넘어 그 전 단계인 취업 준비과정에 지원을 집중하고 실제 일경험을 늘려 주는 것이 청년들에게 더 큰 보탬이 된다”며 “사후약방문식 청년정책이 아닌 청년들 일상과 진로 개척, 취업 준비에 실제 도움되는 사업을 적극 발굴하고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