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계엄 의혹’ 합참 간부 구속
김명수 영장은 기각 “주된 혐의 다툼 여지”
특검, 내란 종료 시점 재규정 … 수사 확대
내란 가담 의혹을 받는 김명수 전 합동참모본부 의장이 구속을 면했다. 다만 ‘2차 계엄’을 준비한 혐의를 받는 전 합참·육군본부 간부 3명에 대해선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팀은 내란 행위가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이 가결되고 국무회의에서 계엄 해제안이 의결된 후에도 이어졌다고 보고 내란 종료시점을 다시 규정해 수사를 넓히려 하고 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부동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김 전 의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밤늦게 영장을 기각했다. 부 부장판사는 “주된 범죄 혐의에 대해 다툼의 여지가 있어 방어권 보장의 필요가 있고 도망 및 증거인멸 염려가 없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반면 같은 날 차례로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이재식 전 합참 전비태세검열차장, 정진팔 전 합참 차장, 김흥준 전 육군본부 정책실장의 구속영장은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며 발부했다.
김 전 의장 등은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당시 합참 지휘통제실에서 군이 국회 등에 투입되는 상황을 지켜보고도 이를 막지 않고 계엄사령부 구성에 관여하는 등 내란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특히 군령권을 가진 김 전 의장이 비상계엄 선포와 국회 군 투입 과정의 위법성을 인지하고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봤다.
이에 대해 김 전 의장측은 계엄 선포와 동시에 국방부 장관이 직접 계엄군을 지휘·통제해 의장이 계엄군에 대한 지휘권을 행사할 수 없는 상태였다며 혐의를 부인해왔다.
계엄사령부 부사령관이었던 정 전 차장과 기획조정실장이었던 이 전 차장, 김 전 실장에게는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이 의결된 후 2차 계엄 준비에 관여한 혐의도 적용됐다. 이 전 차장은 육군 2신속대응사단에 출동 준비를 지시했고, 김 전 실장은 수도방위사령부에 출동 가용 인력을 확인했다는 의심을 받는다.
김 전 의장의 신병 확보에 실패하면서 특검 수사는 일정 부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다만 합참의 2차 계엄 관여 혐의가 상당 부분 소명됐다고 법원이 판단한 만큼 관련 수사는 속도를 낼 전망이다.
앞서 조은석 내란특검팀은 내란 종료 시점을 윤 전 대통령이 계엄 해제를 선포한 2024년 12월 4일 오전 4시 30분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종합특검팀은 이후에도 내란 행위가 지속됐다고 보고 실질적인 내란 종료 시점을 윤 전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된 12월 14일로 다시 규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내란 관련 수사 범위와 대상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당장 이른바 ‘삼청동 안가 회동’ 의혹에 대해 내란 혐의를 적용해 수사할 수 있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이완규 전 법제처장, 김주현 전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 등은 계엄 해제 다음날 삼청동 안가에 모였는데 당시 계엄 정당화 방안과 후속 대응을 논의했다는 의심을 받는다.
특검팀은 계엄 이후 윤 전 대통령 지시에 따라 국가안보실과 국가정보원 등이 미국 등 우방국에 계엄 정당화 메시지를 전달한 행위도 내란 가담 행위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신원식 전 안보실장, 김태효 전 안보실 1차장, 조태용 전 국정원장,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 등은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입건됐다.
다만 내란죄는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켜야 성립하는 만큼 계엄 해제 이후에도 내란행위가 지속됐다고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선 논란이 예상된다.
앞서 대법원은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이 주도한 5.18 내란 사건에서 비상계엄이 해제된 시점에 내란이 종료됐다고 판단한 바 있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