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 후 2주, 성찰 대신 ‘당권전쟁’만 남았다

2026-06-17 13:00:31 게재

정청래·장동혁 대표 거취 놓고 ‘시끌’

“민심 수용보다 계파셈법 몰두” 비판

6.3 지방선거가 끝난 지 2주가 지났지만 정치권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거취 문제로 소란스럽다. 지방선거 표심에 나타난 민심보다는 계파셈법에 몰두한 당권전쟁의 결과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여야 모두 갈등구도만 키우는 자충수를 두면서 변화의 기회를 살리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방선거 후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사퇴요구에 직면했다. 이재명정부 출범 후 첫 전국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론 차원이다. 민주당은 16개 광역단체장 선거 중 12개 지역, 기초단체장 119에서 이겨 국민의힘(95곳)을 압도했다. 그러나 서울시장 선거와 경기 평택을, 부산 북구갑 재보궐선거에서 패하면서 충격이 크다.

선거 후 진행된 한국갤럽 여론조사(6월 9~11일)에서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과 여당 지지도가 동반 하락했다. 진보 진영의 한 원로인사는 유튜브 채널에서 “내란청산을 명분으로 지방선거를 치렀는데 결과적으로 청산은커녕 심판대상이 기세등등하다”면서 “민주당이 내건 슬로건을 중심으로 생각하면 실패한 선거”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도 ‘성공하지 못한 선거’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민주당 안에선 선거책임론과 민심수용책 대신 계파갈등 구도만 부상하고 있다. 2028년 총선 공천권이 걸린 차기 당권경쟁과 직결되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친청계(친 정청래계) 인사들은 지도부가 물러날 정도의 결과인지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반청계는 실패한 선거로 규정한다.

당권 도전이 유력한 김민석 총리는 지난 15일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승리라고 하기 어려운 결과가 나왔다”면서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에 대한 당원의 평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양측 모두 선거 결과에 대한 성찰보다는 상대 계파를 공격하기 위한 프레임에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민의힘도 선거결과에 따른 반성과 쇄신은커녕 자중지란에 깊숙이 빠져드는 모습이다. △재선거 요구 여부 △장동혁 사퇴 찬반 △한동훈 복당 찬반을 놓고 당권파와 친한(친한동훈)계, 소장파, 오세훈 서울시장 등이 뒤엉켜 복잡한 갈등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17일 오후 의원총회를 열어 쟁점 현안을 놓고 격론을 벌인다. 지방선거 결과를 놓고 “선전했다”(당권파)와 “참패했다”(친한계·소장파)는 정반대 평가로 엇갈리더니, 장 대표가 “전면 재선거”를 주장하면서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장 대표는 16일 올림픽공원 시위 현장을 찾은 데 이어 17일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최대 9개 지역에 대한 선거 소청을 제기한다는 입장이다. 밝혔다. 친한계와 소장파, 오 시장은 장 대표가 자신을 겨냥한 퇴진론을 피하기 위해 정치적 술수를 부린다고 비판한다.

오 시장은 16일 “자신의 흔들리는 정치적 입지를 지키기 위한 정략적 구호”라고 비판했다. 한 의원은 17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장 대표에 대한 평가는 이미 끝났다”며 “제가 굳이 사퇴를 언급할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장동혁 사퇴를 놓고는 ‘당권파 대 친한계·소장파·오세훈’으로 맞서는 구도다.

한 의원의 복당 문제는 좀 더 미묘한 갈등구도를 보인다. 한 의원은 앞의 인터뷰에서 자신을 ‘전략무기’로 지칭하며 빠른 복당을 요구했다. 당권파는 강하게 복당을 반대하지만, 일부 비당권파에서도 “굳이 서두를 필요가 있느냐”는 입장이다. 6.3 선거 결과가 여야 당권경쟁의 소재로 허비될 공산이 커 보인다.

이명환 엄경용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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