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격차’ 줄여 청년들 미래 경쟁력 키운다

2026-07-02 13:00:08 게재

서울시, 모든 청년에 생성형 구독료 지원

글로벌 기업과 월 4000원 미만 이용료 협상

서울시가 모든 청년에게 생성형 AI 이용권을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서울시는 2일 민선 9기 첫 청년정책으로 ‘청년 AI 사다리’를 발표했다. 핵심은 서울에 거주하는 청년이면 소득이나 자격과 관계없이 생성형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이용권을 지원하는 것이다. AI 활용 능력이 개인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에 경제적 여건에 따라 기회가 달라져서는 안 된다는 판단이 정책의 출발점이다.

발표에 나선 오세훈 서울시장은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취업과 창업, 학업은 물론 일상 업무까지 바꾸고 있지만 정작 월 수만원의 구독료는 청년들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 되고 있다”며 “단순한 복지사업이라기보다 AI 활용 능력을 새로운 사회 인프라로 보고 공공이 최소한의 출발선을 보장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세훈 시장이 2일 민선 9기 첫 청년정책인 ‘청년 AI 사다리’ 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서울시 제공

이번 정책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서울시가 자체 AI 서비스를 개발하는 대신 세계적으로 검증된 생성형 AI를 가장 유리한 조건으로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점이다. 시는 현재 글로벌 AI 기업들과 이용료와 서비스 조건을 놓고 협상을 진행 중이다. 수많은 청년이 동시에 이용하는 대규모 수요를 바탕으로 가격을 낮추고 최신 모델을 안정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AI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개인이 부담해야 하는 이용료 역시 꾸준히 늘고 있다. 무료 서비스만으로는 최신 기능이나 고성능 모델을 충분히 활용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실제로 대학생 상당수가 비용 부담 때문에 무료 버전에 머물거나 유료 서비스를 중도 해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취업 준비나 창업, 연구개발 과정에서 AI 활용 능력이 갈수록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구독료가 새로운 디지털 격차를 만드는 셈이다.

서울시는 이런 격차가 결국 취업과 창업, 자기계발의 기회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생성형 AI를 단순한 편의 서비스가 아니라 미래 사회의 기본 역량으로 접근하는 이유다. 과거 인터넷 접속 환경을 공공 인프라로 확충했던 것처럼 AI 활용 기회 역시 누구에게나 보장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47만명을 대상으로 월 2.2 달러에 유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모델로 삼았다. 시 관계자는 “지원대상 규모와 서비스 수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그 정도 비용 혹은 조금 더 유리한 조건으로 협상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용권 지원만으로 정책을 끝내지 않는 점도 특징이다. 서울시는 대학가 등을 중심으로 고성능 컴퓨터와 전문 코치가 상주하는 ‘서울 AI라운지’를 단계적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이곳에서는 영상 제작이나 바이브 코딩 등 높은 사양 생성형 AI 작업을 경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AI 교육 플랫폼을 통한 단계별 교육과 AI·데이터 분야 자격시험 응시료 지원, 청년취업사관학교의 실무 프로젝트와 인턴십 확대도 함께 추진된다.

전문가들은 “정책의 성패는 결국 어떤 AI 서비스를 얼마나 합리적인 조건으로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생성형 AI 시장은 기술 변화 속도가 빠른 만큼 특정 서비스에 묶이지 않고 최신 모델을 지속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계약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가격 경쟁력은 물론 서비스 품질과 개인정보 보호, 안정성까지 종합적으로 따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첨단 IT 업계 관계자들은 공공이 AI 활용 기회를 넓히는 방향에는 공감하면서도 시장 변화에 맞춰 지원 방식을 유연하게 운영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정 기업이나 서비스에 의존하기보다 다양한 플랫폼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이용권 지원이 실제 취업과 창업 역량 강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교육과 실무 경험을 연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시의 이번 정책은 AI를 잘 활용하는 사람이 경쟁력을 갖는 시대에 공공이 기술 접근권까지 정책 영역으로 끌어들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터넷이 필수 인프라가 된 것처럼 AI 활용 능력 역시 미래 세대의 기본 역량이 될 것이라는 판단 아래, 시가 추진하는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기본권’ 실험에 관심이 모인다.

서울시 청년 나이 기준은 만 19세 이상부터 39세 이하까지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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