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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을 소비한다 … 식지않는 신복고 열풍

2023-10-17 11:52:20 게재

중장년층엔 향수·MZ세대엔 신선함 … 테이스터스 초이스 무선 이어폰 케이스, 양과자 등 인기

유통가 '신복고(뉴트로) 열풍'이 좀체 식지않고 있다.

친근함과 향수를 불러 일으키며 중장년 소비자층에게 추억을 소비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MZ세대(1980년~2000년대 출생자)에겐 의외로 신선함을 안긴다는 평가다. 친근한 점도 강점이다.

호불호없이 모든 세대와 소통하는 게 신복고 상품인 셈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식을 듯 식지 않는 복고 열기가 오랜 기간 이어지며 옛 감성을 현대풍으로 재해석하는 '뉴트로'가 새로운 소비유행을 이끌고 있다"면서 "1980~1990년대 제품이나 브랜드의 오리지널 디자인을 재현한 뉴트로 상품이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몇년새 쏟아진 뉴트로 디자인은 이색적인 경험과 유니크(독특)함을 추구하는 MZ세대로부터 주목을 받으며 하나의 독보적인 유행으로 자리잡았을 정도다. 여기에 고물가 고금리가 지속하면서 '좋았던 시절' 즐겨 쓰던 브랜드나 상품을 다시 찾게되는 심리도 한 몫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식품업체를 중심으로 익숙함과 신선함이 합쳐진 복고 감성 기획상품과 판촉행사가 잇따르고 있다.

롯데네슬레코리아는 1980년대 한국 커피시장에 돌풍을 일으키며 오랜 기간 사랑을 받아온 '테이스터스 초이스'의 오리지널 디자인을 재현한 무선 이어폰 케이스(사진 왼쪽) 2종을 선보였다.

신복고풍 감성을 즐겨 찾는 MZ세대를 비롯 다양한 소비자에게 색다른 재미와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해 출시했다는 게 롯데네슬레코리아 측 설명이다.

테이스터스 초이스 무선 이어폰 케이스는 △버즈 프로 △에어팟 프로 두 가지 제품 디자인으로 만들었다. 케이스는 뚜껑이 분리되는 구조로 쉽게 열고 닫을 수 있다. 여기에 테이스터스 초이스 특유의 아날로그 감성이 느껴지는 옛 로고를 새겼다.

롯데네슬레코리아는 이마트24와 세븐일레븐 편의점에서 테이스터스 초이스 오리지널 소용량 유리병 타입(50g) 제품 2개 구매 후 경품 응모 때 선착순으로 이어폰 케이스를 증정하는 판촉행사를 벌이고 있다. 이마트24는 10월까지, 세븐일레븐 편의점은 11월까지 진행한다.

세븐일레븐은 '할매니얼'(할머니+밀레니얼의 합성어, 전통 후식을 즐기는 젊은 세대를 일컫음), '얼먹'(살짝 얼려 먹는 문화) 등 최신 간식 트렌드를 반영한 후식(디저트) 상품을 선보였다. 버터 크로와상 생지를 누룽지처럼 얇게 눌러 바삭하게 구워낸 '크룽지'와 부드러운 빵 반죽 사이에 달콤한 백두 앙금을 넣은 '왕만쥬', 약과와 함께 전통과자 유행에 한몫을 한 수제 오란다 2종 등이다. 일명 '을지로양과자' 디저트다.

이마트는 물가 안정 참여를 위한 연중 프로젝트 '더 리미티드' 4차상품(사진 가운데)을 신복고풍으로 만들었다. 인기 브랜드 출시 초기 디자인을 그대로 살렸다는 평가다. 가공식품과 신선식품을 포함해 모두 54개 품목으로 구성됐다.

특히 탄산음료 인기 브랜드인 코카콜라와 칠성사이다 '더 리미티드' 상품을 비롯 20~30년 전 단종된 추억의 미미·쥬쥬 인형 4종을 한정수량으로 재출시했다.

추억과 재미를 더한 상품들이다.

수입맥주 삿포로 맥주도 신복고열풍에 동참했다.

독특한 디자인과 복고풍으로 맥주 매니아들에게 관심을 받았던 실버컵을 다시 선보였다. '실버컵이즈백'이란 느낌을 주기 위해서다. 삿포로 실버컵은 고급스럽고 깔끔한 디자인과 680ml 대용량 사이즈가 특징이다. 실버컵은 9월 편의점 4개사에 재출시 되자마자 초도물량을 완판했다.

한편 이디야커피 '약과 디저트'(사진 오른쪽) 2종도 출시 50일 만에 15만개 넘게 팔렸다.

'약과 디저트' 2종은 할매니얼 트렌드를 통해 재조명되고 있는 전통 간식 약과를 활용해 만든 제품이다.

이디야커피는 전통 간식인 약과에 크림치즈, 버터 등을 접목해 MZ세대 신복고 감성을 자극한 게 '약과 디저트' 2 종 흥행을 이끌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신복고 감성을 빠르게 캐치해 주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를 주소비층으로 설정한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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