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18
2026
우크라이나 대평원에서 타오른 불길이 가자와 페르시아만으로 번졌다. 미국 주도의 단극체제가 끝나고 세계가 다극체제로 가기 위한 전환 비용이라고 하기에는 고통의 정도가 너무 크다. 이제는 전쟁이 일상화된 혼돈의 시대다. 그나마 4년을 끌어온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중대한 변화가 시작된 것이 반가운 소식이다. 2026년 1월 말 아부다비에서 종전 조건에 대한 실질적인 3자협상이 시작되었다. 미국이 위협 제재 모호한 약속 등으로 즉각적인 휴전을 유도하던 정책을 포기하고 포괄적인 분쟁 해결로 역할을 변경했기에 가능했다. 미국의 태세 변경을 끌어낸 것은 러시아의 공세적 대응이었다. 평화협상을 회피하고 전투 행동의 격화만을 유도하던 우크라이나의 전력 시스템 등 도시 공공 인프라를 집중 타격했다. 우크라이나 지원 및 재건 비용을 급격하게 증가시키는 고통을 안긴 것이다. 전선에서는 우크라이나의 방어 체계를 무너뜨리고 진격 작전을 활성화하려는 의지를 과시함으로써 미국 유럽연합(EU) 우크라
03.17
필자가 미얀마(버마)를 처음 방문한 것은 1997년 1월로 이미 30년이 지났지만 그때 받았던 강렬한 인상과 충격은 아직도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정전이 되어 촛불을 켜 놓고 출입국 관리를 하던 공항을 나서자마자 맞닥뜨린 수도 양곤의 풍경은 사진 속에서 보았던 식민지 시대 랑군의 모습과 흡사했다. 영국 식민지풍의 건물이 늘어선 거리를 론지라고 불리는 치마를 입은 남녀들이 평화롭게 걸어 다니는 모습은 타임머신을 타고 100년 전으로 돌아간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그 즈음 미얀마 대사관에 근무했던 한 외교관은 '시간이 멈춘 땅 미얀마'라는 책을 썼는데 그 제목처럼 시간이 멈춰 서 있는 듯했다. 그런데 정작 그 거리의 첫인상보다 더 큰 충격으로 다가온 것은, 그리고 한 번이라도 가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동남아 최고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버간 만달레이 인레 호수의 그 기막힌 풍광들보다도 더 큰 감동을 준 것은 바로 미얀마 사람들이었다. 물론 우리가 흔히 심성 인성 국민성이라
03.16
16일(현지시간)부터 미국에서 열리는 엔비디아 연례 개발자회의 GTC(그래픽처리장치 테크놀러지 콘퍼런스)의 관전 포인트는 더 이상 GPU만이 아니다. 2023년과 2024년 AI 투자 사이클의 첫번째 병목이 GPU였고, 그 다음이 HBM(고대역폭 메모리)이었다면 이제 시장의 시선은 한단계 더 깊은 곳으로 옮겨가고 있다. “칩 사이를 어떻게 더 빨리, 더 멀리, 더 적은 전력으로 연결할 것인가.” 이번 GTC가 단순히 더 빠른 칩을 공개하는 자리를 넘어 차세대 AI 네트워크 구조와 광통신 생태계의 방향을 보여주는 무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물론 GTC의 주인공이 GPU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그러나 행사를 앞두고 업계 곳곳에서 주목받는 또 하나의 키워드가 있다. 광트랜시버다. 엔비디아가 최근 광트랜시버를 분기당 20억달러 규모로 매입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작은 부품이 AI 인프라 투자의 새로운 핵심으로 떠올랐다. GPU가 아무리 강력해도 칩 간 데
03.13
언제나 각성하게 되는 것은 여행이 끝날 때쯤이다. 아이들 겨울방학을 맞아 떠난 대만 타이중 가족여행이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귀국편 항공기 탑승을 앞두고 있다. 여러번 왔던 대만이라 이번에도 그저 먹고 마시고만 가기에는 마음 한 곳이 찔렸다. 비행기가 이륙하기 전까지 1시간이 남았다. 짬을 내 타이중국제공항 내 서점을 유심히 살핀다. 벽면 한쪽에 커다란 인물들의 전기가 놓여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의 자서전, 교세라 창업자 이나모리 가즈오가 쓴 책, 대만적체회로제조공사(台灣積體電路製造公司, TSMC)의 창업자 모리스 창이 쓴 자서전이 나란히 놓여 있다. 물론 필자의 가장 큰 관심사는 대만에서 기업을 일군 모리스 창이다. 그의 자서전은 750대만달러였다. 우리 돈으로 치면 3만5000원 정도다. 기념으로 사갈까 수십 번 고민하다가 결국 내려놓는다. 돈도 돈이지만 중국어를 배우지 못했기에 짐이 될 게 뻔하다. 번역본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아쉬움을 달랜다.
03.12
2011년 3월 11일 일본 동북부 지역을 강타한 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가 폭발했다. 미증유의 천재지변에 한없이 나약했던 사람들은 원전 폭발에 따른 방사능 누출이라는 ‘인재’ 앞에서 분노했다. 당시 민주당 정부는 전국 54기의 원전에 대해 전면 가동을 중단하는 ‘원전 제로’ 정책을 결정했다. 하지만 아베정권 이후 2015년부터 순차적으로 재가동에 나서면서 현재 전국에서 15기가 가동중이다. 2040년까지 원전 비중 20%로 상향 일본정부는 지난달 ‘에너지기본계획’을 발표하고 2040년까지 원자력 비중을 20%까지 늘리겠다고 했다. 미쓰비시종합연구소 추산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의 전체 발전량에서 원전 비중은 9.7% 수준이다. 올해는 10.1%까지 확대될 것으로 추정했다. 현재 전국 각지에 있는 원자력발전소가 빠르게 재가동에 나서고 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전세계 최대 원전단지인 니가타현 가시와자키 원전 6호기가 올해 1월 14년 만에 재가동을 시작했다. 이 원전
03.11
호르무즈 해협은 좁은 물길이다. 가장 좁은 곳의 폭은 33km에 그친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산유국에서 출발한 유조선들은 이 해협을 지나 인도와 중국 일본 한국 등으로 향한다. 하루 약 2000만배럴의 기름이 이 해협을 통과한다. 하루 20만t의 액화천연가스(LNG)가 이곳을 지난다. 이는 전세계 석유 소비와 LNG 해상 교역의 약20% 규모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경제의 ‘목줄’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막혔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는 선박에 로켓과 드론 공격을 가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200여척의 유조선과 수백 척의 상선이 페르시아만 일대에 묶여 있다. 세계경제의 ‘목줄’이 눌리고 있다. 지난 2월 배럴당 70달러 안팎에서 거래되던 국제유가는 이란전쟁 발발 후 10여일 만에 110달러선까지 급등했다가 현재는 90달러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해
03.10
크리스티나 놈(Kristi Noem)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이 3월 5일 전격 경질됐다. 이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첫 장관 해임이다. 후임으로는 오클라호마 출신 공화당 상원의원 마크웨인 멀린(Markwayne Mullin)이 지명됐다. 사업가이자 전직 프로 이종격투기 선수라는 다소 이색적인 경력을 지닌 그는 트럼프가 ‘마가 (MAGA) 전사’라고 부르는 확고한 트럼프 정책 지지자다. 논란의 중심에 섰던 국토안보부 장관 놈은 트럼프 2기 정부의 대표적인 충성파로 알려져왔다. 2024년 대선 당시 트럼프의 부통령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전 사우스다코타 주지사였던 놈은 작년 1월 임명된 이후 트럼프정부의 반(反)이민정책을 앞장서서 수행하면서 트럼프 2기 정부 장관들 중 지금까지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숱한 논란의 대상이 되어왔다. 무차별적인 이민 단속에 대한 미국 시민들의 피로감이 쌓이고 심지어 일부 공화당원조차 그녀가 국토안전부 장관 직무에 적합한지 의
03.09
스미토모금속광산, 첨단소재기업 변신 스미토모금속광산(Sumitomo Metal Mining Co., Ltd.)의 주가는 2026년 들어 상승 탄력을 한층 강화하며 1월 15일 상장 이후 최고가를 새로 썼다. 가장 큰 배경에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증설, 전기차(EV) 보급 확대, 재생에너지 인프라 투자 증가가 맞물리며 구조적 수요가 확대되는 가운데 구리 가격이 급등한 점이 있다. 회사의 사업 구조는 크게 세 축으로 나뉜다. 첫째는 구리·금 등을 채굴하는 자원 사업, 둘째는 채굴한 광석을 정련해 사용 가능한 금속으로 전환하는 제련 사업, 셋째는 이를 가공해 반도체·배터리 등 산업용 고기능 소재로 공급하는 소재 사업이다. 회사는 이 세 사업을 일체형으로 운영하는 독자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광산 권익을 보유한 자원 사업을 기반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제련기술을 더하고, 이를 다시 고부가가치 첨단소재로 연결하는 수직 통합 구조다. 특히 소재 사업 가운데 생성형
03.06
다카이치정권은 작년 10월 출범 이후 적극적 재정정책을 통해 ‘엔화·국채 매도(엔저 금리상승)와 주식 매입(주가상승)’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다카이치 트레이드’를 촉발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1.6%에서 2.3%로 올랐고, 엔달러환율은 147엔에서 158엔까지 상승(엔저)했으며, 물가는 3%대로 치솟았다. 그러나 2월 8일 총선 압승으로 정치적 안정이 확인되자 닛케이지수는 5만8850엔까지 최고치를 경신했고, 국채금리는 2.1%로 하락하며 안정됐다. 대미 환율도 156엔 이하에서 등락했다. 긍정적인 트레이드였다. 그러나 2월 28일 이란 전쟁이 발생하면서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됐다. 시장이 열린 3월 2일 이후 4일까지 주가는 총선 전 수준인 5만4246엔으로 하락했고, 환율은 157엔을 넘어섰다. 국채금리는 안전자산 선호 매수와 물가상승 우려 매도 공방으로 등락을 거듭하며 2.1%대를 유지했다. 향후 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박은 장기금리를 다시 끌어올릴 가능성
03.05
주춤하는 듯했던 미중 전략경쟁의 전선이 이동하고 있다. 그간의 충돌이 고율 관세를 앞세운 전면적인 무역분쟁이었다면 이제는 양상이 사뭇 다르다. 최근 미 연방대법원이 행정부의 자의적인 관세 부과 권한에 제동을 걸면서 국면 전환은 더욱 가속화됐다. 의회의 위임 범위를 넘어서는 행정조치나 사법심사를 벗어난 광범위한 관세 부과 재량권 행사는 더 이상 유효한 카드가 아님을 직시하게 된 것이다. 트럼프행정부는 소모적인 관세전쟁을 반복하는 대신 보다 구조적이고 치명적인 수단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바로 ‘자원 패권’과 ‘통화 결제망’이다. 에너지와 핵심광물 등 자원시장을 안보의 최전선으로 격상시키고, 통화결제 시스템을 전략적 무기로 활용해 상대의 숨통을 조이는 구도다. 핵심광물 공급망과 에너지 통로 전쟁 중국은 오래전부터 자원을 안보자산으로 다뤄왔다. 1987년 덩샤오핑이 남긴 “중동에 석유가 있다면, 중국에는 희토류가 있다”는 말은 단순한 수사가 아니라 반세기를 앞서 본 혜안이었
03.04
22월 28일 오전 9시 40분 경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의 수도 테헤란을 공격했다. 1989년 6월 3일 호메이니가 세상을 떠난 다음 날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하메네이는 저항의 축을 이끌다 테헤란 공습에 86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하메네이는 파흘라비 왕정시절 호메이니의 이슬람주의에 매료되어 열정적인 추종자로 활동하며 세속왕정에 반대하다 옥고를 치렀고, 1979년 혁명 성공 후에는 대통령직을 수행하며 호메이니의 총애를 받았다. 하메네이의 조상은 이란 동부 아제르바이잔주 중부 마을인 하메네에 자리잡았다. 하메네이는 하메네 사람이라는 뜻이다. 이란의 초대 최고지도자 호메이니는 최고지도자가 반드시 최고 수준의 종교적 학식과 덕성을 가지지 않아도 된다는 의견을 피력하면서, 모든 신자가 절대적으로 따르는 모범이 아니더라도 이슬람법적인 견해를 낼 수 있는 사람이면 된다며 최고지도자 선출 기준을 낮췄다. 당시 최고위 성직자가 아니었기에 하메네이는 최고지도자가 될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03.03
2026년 중간선거까지 약 8개월이 남은 가운데 캘리포니아의 주요 쟁점 중 하나로 ‘억만장자 세금’이 떠오르고 있다. 아직 주민투표에 부쳐지지 않았지만 이 초부유층 과세 논쟁은 비록 앞으로 몇달 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번 논란의 중심에는 서비스노동자국제노동조합 산하 통합 의료노동자 서부가 있다. 이 단체는 캘리포니아에서 활동하는 의료 노동자들을 대표하는 노조다. 이 노조는 ‘2026년 1월 1일 기준 캘리포니아 거주자이면서 2025년 말 순자산이 10억달러를 초과하는 약 200명의 억만장자에게 일회성 5% 자산세를 부과해 연간 약 300억달러에 달하는 주 의료재정 공백을 메우자’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 안건이 11월 투표용지에 올라가려면 6월 24일까지 약 87만5000명의 등록 유권자 서명을 받아야 한다. 주민투표에 상정될 경우에도 과반수 찬성을 얻어야 통과된다. 지지자들은 트럼 행정부에서 단행한 연방 의료 예산삭감으로 캘리포니아의 메디칼 가입자 수백만명이 보험 상실
02.27
1962년 10월, 존 F. 케네디 미국대통령은 항공모함 8척과 90여척의 함선으로 쿠바를 봉쇄했다. 전군에 전쟁대비 태세인 데프콘3가 내려진 상태였다. 니키타 흐루쇼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은 자국 선박에 미국의 봉쇄를 뚫고 쿠바로 진입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핵잠수함 6척이 호위하는 선박에는 미사일과 핵무기 부품들이 실려 있었다. 당시 쿠바 미사일 위기는 미국과 소련이 서로 한발씩 물러서면서 극적으로 풀렸다. 양국은 쿠바의 소련 미사일과 튀르키예에 배치한 미국 미사일을 각각 철수시키기로 합의했다. 일촉즉발 제3차세계대전 위기를 벗어나는 순간이었다. 2026년 2월, 쿠바는 64년 전 소련미사일 사태 못지 않은 위기를 맞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은 지난 8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SNS) 트루스소셜에 “쿠바로 들어가는 석유나 돈은 더 이상 없을 것이다. 제로!”라고 썼다. 쿠바 경제의 목을 조르는 미국 미국이 쿠바 경제의 목을 조르고 있다. 1959년 혁명
02.26
와트가 엔진(신기술)을 만들었고, 스미스가 부강한 국가규칙(경제론)을 썼으며, 기번은 규칙을 어긴 국가가 어떻게 몰락했는지(역사관)를 기록했다. 250년 전 1776년 2월 17일 스코틀랜드 출신들인 역사학자 에드워드 기번이 ‘로마제국 흥망사’를 출간했고, 3월 8일 제임스 와트가 상업적인 ‘증기기관’ 상용화를, 하루 뒤인 9일 계몽주의를 이끈 도덕철학자 아담 스미스가 ‘국가의 번영(The Wealth of Nations)’, 즉 국부론을 세상에 선보였다. 그리고 7월 4일 미국은 독립혁명에 성공했다. 산업혁명과 민주주의 사상의 발상지 스미스와 기번은 유럽 여행을 하면서 런던의 ‘더 클럽’이나 파리의 ‘살롱’에서 만나 포도주를 마시며 “인류가 빈곤과 전제 정치에서 벗어나 풍요와 자유로 나아갈 방안”을 고민한 진정한 도반(道伴)이었다. 이들은 또 프랑스에서 루소, 벤저민 프랭클린 등과도 지적 대화도 나누었다. 와트와 스미스는 글래스고대학에서 함께 근무하면서 지적 교류를
02.25
스케일과 시스템으로 승부하는 이토햄 이토햄요네큐홀딩스는 일본의 대표적인 육가공 식품기업인 이토햄(伊藤ハム)과 요네큐(米久)가 2016년 경영 통합을 통해 설립된 기업이다. 주요 사업은 햄·소시지, 조리 가공식품, 냉동식품, 반찬류 등을 포함하는 가공식품 사업과 소·돼지·닭고기 등의 조달·가공·유통을 담당하는 식육 사업으로 구성되어 있다. ‘스케일과 시스템으로 승부하는 종합 식품 대기업’이라는 평가에 걸맞게 원료 조달부터 가공·유통·판매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수직 통합형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조직 문화 역시 대기업 특유의 조직적이고 시스템 중심적인 성향이 강하다. 장기 경영 계획과 KPI 관리가 명확하고, 공장 운영과 물류 효율성, 표준화된 프로세스를 중시하는 경영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동시에 해외 시장 확대와 글로벌 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염두에 둔 글로벌 지향적 사고를 바탕으로, 단순한 육가공 기업을 넘어 육류·가공식품 중심의 종합 식품 그룹으로
02.24
2026년 2월 20일, 미국 연방대법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국제비상경제권한법, 즉 IEEPA를 근거로 부과한 전면·차등관세는 법적 근거를 벗어난 것으로 판단했다. 겉으로 보면 보수 우위의 대법원이 대통령의 통상정책을 제한한 결정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판결의 논리를 따라가 보면 이야기는 단순하지 않다. 이번 판단은 보수 내부에서 오랫동안 축적돼 온 권한 해석의 차이가 표면 위로 드러난 사례에 가깝다. 그 균열은 각 대법관의 임명 배경과 경력, 수십 년간 형성된 법철학의 축적과 맞닿아 있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아홉 명의 대법관으로 구성된다. 이들은 종신직으로, 스스로 물러나거나 사망하지 않는 한 임기가 끝나지 않는다. 지금의 아홉명 가운데 한명은 조지 H. W. 부시가, 두명은 조지 W. 부시가, 두 명은 오바마가, 세 명은 트럼프가, 한명은 바이든이 임명했다. 따라서 현재의 구성은 한 대통령의 정치적 산물이 아니다. 여러 대통령의 정치적 선택이 겹쳐진 결과다.
02.23
차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으로 지명된 케빈 워시는 인공지능(AI)을 “우리 생애 가장 강력한 생산성 향상 물결”로 규정하며 통화정책이 이를 선제적으로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의 발언은 1990년대 후반 앨런 그린스펀이 정보기술(IT) 혁명을 근거로 잠재성장률 상승을 읽어냈던 시기를 떠올리게 한다. 당시 그린스펀은 실업률이 역사적 저점으로 하락했음에도 인플레이션이 구조적으로 억제되고 있다고 판단했고 긴축을 서두르지 않았다. 1996년 9월 FOMC 회의에서 물가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를 인상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다수 위원들의 의견에 대해 그린스펀은 “생산성 혁명을 데이터가 제대로 잡아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금리인상설을 일축했다. 당시 그린스펀은 생산성 자료에서 개인사업자와 같은 비법인 부문의 생산성 데이터에 심각한 오류가 있다고 말했고 이와 관련된 문제를 조목조목 지적했으며 실제로 이후에 그의 말이 맞는 것으로 드러났다. 결과적으로 미국 경제는 낮은
02.20
최근 미국 소프트웨어 관련 주식들이 단 하루 사이에 일제히 폭락하는 큰 사건이 있었다.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와 종말(Apocalypse)을 합친 신조어 ‘사스포칼립스’로 AI 에이전트가 소프트웨어를 대체해 구독 기반 비즈니스 모델이 흔들릴 수 있다는 뜻이다. 이 사건이 유발된 원인은 ‘기업용 AI API’ 시장에서 오픈AI와 수위를 다투고 있는 업체인 앤트로픽(Anth-ropic)이 발표한 ‘클로드 데스크탑(Claude Desktop)’에 포함된 ‘코워크(Cowork)’ 기능 때문이었다. 앤트로픽 ‘클로드 데스크탑’ 발표의 충격 현재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AI 서비스 시장은 68%에서 75% 사이의 확고한 점유율1위인 챗GPT(오픈AI), 13%에서 17% 사이인 2위 제미나이(구글), 그리고 한자리 %의 3위 그룹들에 속한 그록(xAI), 클로드(앤트로픽), 퍼플렉시티(퍼플렉시티), 코파일럿(마이크로소프트), 딥시크(딥시크)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반면 기
02.19
설 연휴에 외국 다녀온 사람도 적지 않을 터이다. 최근 한국 사람에게 인기가 많은 데는 일본인데 지역적으로는 1위 오사카(33%), 2위 후쿠오카(27%), 3위 도쿄(21%) 순이다. 한편 일본 사람에게 인기 있는 지역은 1위 서울(82%), 2위 부산(12%)으로 서울에 매우 편중되어 있다(2024년 기준, 중복응답). 여행지는 개인의 선택이니 이를 놓고 왈가왈부할 수는 없다. 하지만 거시적으로는 검토 과제가 된다. 도쿄가 한 해 유치하는 외국인 관광객은 약 2000만명으로 오사카의 약 1500만명과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서울과 부산은 약1300만명과 약 300만명으로 그 차이는 4배가 넘는다. 수도권 집중이라는 공통된 현상 이처럼 차이가 있긴 하지만 수도권 집중은 사실 한일 간에 공통된 현상이다. 한국의 경우 국토의 12%(서울, 인천, 경기도)에 인구의 51%가 모여 산다. 일본은 국토의 4%(도쿄와 인근 3현)에 인구의 30%가 집중해 있다. 수도권에 인구
02.13
지난 2월 1일은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통해 재집권한 지 만 5년이 되는 날이었다. 쿠데타 기념식을 거행할 정도로 뻔뻔하지는 않았지만, 누가 봐도 ‘그들만의 잔치’가 분명했던, 한달 반에 걸쳐 세차례에 나눠 치른 희한한 총선에 역사적 의미를 갖다 붙이는 프로파간다 방송을 개시했다. 이 선거를 국내 반대세력은 물론이고 국제사회 단체들도 나서 “가장(쇼) 선거”로 규정하며 한 목소리로 비판한 것은 물론이다. 실패할 게 뻔한 선거를 강행하는 까닭 미얀마 현대사 80년을 통째로 농간한 닳아 빠진 군부가 실패할 게 뻔히 예견된 선거를 굳이 강행한 속셈은 따로 있을 것이다. 5년 동안 반군부 시민무장세력인 국민방위군(PDF)과 치르고 있는 내전 전황이 갈수록 불리해지고 있을 뿐 아니라, 정당성 위기, 군사력 과부하, 경제붕괴 위협험, 국제적 압력, 행정기능 마비 등 이른바 “복합적 위기”에 당면한 군사정권으로서는 잠시나마 시간을 벌 수 있는 술책과 위기로부터 외부 시선을 돌려 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