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19
2025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각국에 부과한 새로운 상호관세율이 이달 7일 발효됐다. 이번 조치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국가는 50%의 관세율이 적용된 브라질이다. 브라질은 지난 4월 부과된 10%의 기본관세율에서 무려 5배가 인상돼 세계에서 가장 높은 관세를 물게 됐다. 그뿐만 아니라 1974년 제정된 무역법 301조에 따라 미국 무역대표부(UTCR)의 불공정 무역관행에 대한 조사도 시작됐다. 만약 UTCR이 브라질의 정책 또는 관행이 비합리적이고 차별적이며 미국의 상거래에 부담을 주거나 제한적이라고 판단하면 추가적인 관세 또는 기타 경제제재 등 더 많은 조치가 취해질 수도 있다. 트럼프의 보우소나루 구하기 브라질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조치는 여러 면에서 독특하다. 우선, 브라질은 미국의 몇 안되는 무역 흑자국이다. 2024년 미국은 브라질과의 무역에서 70억달러가 넘는 흑자를 기록했다. 따라서 무역불균형을 시정하기 위해 브라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했다는 논리가 성
08.18
최근 들어 지구 온난화와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 그리고 데이터센터의 급속한 확장으로 아시아 지역의 전력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30년까지 에어컨 냉방으로 인한 전력 수요 증가가 최소 700TWh(테라와트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가 480TWh에 달할 것으로 예측한다. 이 둘을 합친 약 1200TWh 증가분은 현재 한국의 연간 총 전력 소비량의 2배에 달하는 막대한 양이다. 이렇게 전력 수요는 급증하는데 원자력 발전에 대한 불확실성, 태양광·풍력 같은 재생에너지의 공급 안정성에 대한 우려, 화력발전 축소 등 문제점과 과제는 수두룩하다. 서로 다른 각국의 전략 전력 수요 증가와 탄소중립 목표 달성이라는 두 가지 주요 추세는 아시아 각국의 에너지 수급 전망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특히 태양광·풍력·바이오·수력 같은 재생에너지와 연료전지·석탄가스화복합발전(IGCC)·청정수소·암모니아 같은 신에너지의 비중이 크게 높아질
08.14
독일·유럽연합(EU)에서 안보는 미국, 에너지는 러시아, 수출은 중국에 의존해 잘 살던 경제안보패러다임은 끝났다. 트럼프의 관세폭탄,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 시진핑의 값싼 덤핑으로 사면초가에 놓여 있다. 세계무역기구(WTO)는 해체되고 ‘트럼프라운드’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독일·EU는 트럼프 2기의 대 유럽정책에 어떻게 대처하고 평가하고 있을까?” 유럽 고급지들인 스위스의 노이에 취리히 신문(NZZ),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신문(FAZ), 유럽지성인 요셉 조페 교수 등 전문가 의견 등을 분석했다. 트럼프와 EU의 관계는 ‘3딜(deal)’로 정리됐다. 트럼프의 징벌적 관세뿐만 아니라 방위비 및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역할(전쟁비용) 등에서다. 먼저 트럼프와 EU는 관세 15%로 합의했다. 이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에 대한 GDP 5%의 국방비 증액 요구를 독일·EU가 수용했다. 두가지 현안은 트럼프 뜻대로 관찰되었다. 하지만 우-러 전쟁은 기대와 달
08.13
2024년 외국인 관광객의 일본 내 소비액은 약 8조1000억엔으로, 이는 일본인의 국내 여행 소비액인 약 25조엔의 1/3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2025년 1월 한달 만에 약 378만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방문했는데 이는 전년 동월 대비 41% 증가한 숫자로 월간 기준으로도 역대 최고치다. 이런 추세라면 일본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수는 올해 4000만명을 가뿐히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내국인 여행자수도 증가하면서 일본의 관광산업은 큰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로 부상했다. 교과서에 충실한 경영 ‘호시노 리조트’ ‘마이크로 투어리즘(micro tourism)’으로 알려져 있는 호시노 리조트는 일본 관광산업의 선두를 달리는 기업이다. 1914년 나가노현에서 문을 연 온천여관이 일본을 대표하는 종합 리조트 기업으로 성장한 배경에는 직감이나 과거의 성공에 얽매이지 않고 그 시대의 비즈니스 이론 속에서 해답을 찾아 과감히 변화해 나가는 ‘교과서에 충실한 경영’에 있다. 지금의 호
08.12
“미국이 범죄자와 약탈자들의 침략을 받고 있다. 그들을 몰아내는 데 여러분이 필요하다.” “조국을 수호하라.” 최근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 모집 공고에 나온 문구들이다.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은 ICE 요원 채용 발표에서 “지금은 우리나라 역사의 결정적인 순간이다. 국가가 여러분을 부르고 있다”며 ICE 지원을 독려했다. 2차대전 당시 징병 포스터와 유사한 문구와 디자인을 사용한 ICE 채용 광고는 ‘침략자’에 맞서는 ‘애국심’을 강조하는 등 21세기에 어울리지 않는 구태의연한 방식을 동원해 ICE 요원 1만명 채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대적인 이민단속과 연간 100만명 추방 목표를 세운 트럼프정부 출범 이후 지난 반년 동안 실제 추방자수는 약 15만명으로 집계된다. 이는 하루 평균 약 800명 수준으로 이 속도로는 트럼프정부의 목표에 한참 못 미칠 전망이다. 따라서 추방속도를 높이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나온 것이 이민단속요원 1만명 증원이다. I
08.11
같은 자리에서 같은 시간에 같은 사건을 겪더라도 사람에 따라 서로 다르게 받아들인다. 자신이 처한 상황과 입장에 따라 사건을 다르게 인식하기 때문이다. 이른바 ‘라쇼몽 효과’다. ‘라쇼몽 효과’는 일본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1950년 개봉영화 ‘라쇼몽’에서 유래된 말이다. 일본의 소설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가 쓴 두 편의 단편소설 ‘라쇼몽’과 ‘덤불 속’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1951년 베네치아 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영화는 일본 헤이안시대(794~1185년) 교토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인적이 뜸한 삼나무 숲 속에서 한 사무라이가 숨진 채로 발견된다. 피의자와 피살자와 목격자는 엇갈린 증언을 한다. 도적은 “사무라이의 아내를 범한 뒤 사무라이와 결투 끝에 그를 죽였다”고 주장한다. 사무라이의 아내는 “도적에게 겁탈 당한 뒤 남편과 동반자살을 시도했지만, 남편은 죽고 저만 살아남았다”고 말한다. 죽은 사무라이는 무당에 빙의해 “도적의 꾀임에 넘어간 아내에게
08.07
시간이 흐르면 국외 생활은 하나의 점으로 남는다. 필자에게 점은 주로 커피숍으로 존재한다. 십여년 전 이란을 떠올리면 테헤란 북부 타지리시 광장의 ‘라미즈(Lamiz) 커피’가 생각난다. 수년 전 미국 서부를 상기하면 UC버클리 앞 ‘카페 스트라다(Strada)’가 머릿속을 맴돈다. 낯선 땅에 일하러 가면서 마음을 녹일 공간부터 만들어야겠다는 다짐은 자연스러웠다. 두 도시의 두 공간이 녹록잖은 이국의 시간을 헤쳐 나가는 버팀목이었다. 3년간의 미국 실리콘밸리 근무가 중반부를 향해 가던 때였다. 주말 아침만 되면 카페 스트라다를 찾아 커피를 시키고 UC버클리 학생들을 관찰했다. 노트북을 펼쳐놓고 뭐라도 쓰는 척을 했지만 거대한 질문을 마주한 청년은 막막함에 사로잡혀 있었다. 근무 내내 놓지 않았던 질문은 ‘개인용 컴퓨터 산업은 왜 미국 동부가 아닌 서부에서 태동했는가’였다. 커다란 질문답게 해답을 찾으려는 노력은 한국에 온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프레드, 반전운동가에서
08.05
음모론은 미국 역사에서 지속적인 영향력을 발휘해 왔다. 많은 미국인들은 여전히 존 F 케네디 대통령 암살 배후에 또 다른 세력이 있다고 믿으며, 달 착륙이 조작되었거나, 9.11 테러가 미국 정부의 자작극이었다고 의심한다. 또한 뉴멕시코주 로스웰에서 외계 생명체의 존재를 정부가 은폐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2023년 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65%는 케네디 암살에 음모가 개입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응답했다. 전통적으로 미국 대통령은 국민의 의혹을 해소하고 제도에 대한 신뢰를 강화하는 역할을 수행해 왔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적 반대세력을 공격하거나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는 데 유리한 음모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그는 이와 같은 음모론을 지지하는 인물들을 내각이나 주요 요직에 임명했다. 음모론은 이제 더 이상 사회 주변부의 현상이 아니라 주류 담론 속으로 진입하고 있다. 예컨대 보건복지부 장관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는
08.04
“트럼프행정부의 광범위한 관세조치가 외수부문에서 일본경제를 직·간접적으로 짓누르는 커다란 위험이다.”(2025년 일본정부 경제백서) “관세 15%는 커다란 비용의 증가다. 개별 기업의 노력에 한계가 있다.”(다나카 도시조 캐논 부사장)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미국과 관세협상을 타결한 일본 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정부와 기업은 거시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기업 실적악화에 대한 타개책 모색에 나서고 있다. 관세협상 후폭풍은 이시바정권의 운명과도 직결되는 양상이다. 도요타, 중국산 부품으로 눈돌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3일 “도요타가 태국에서 중국산 부품을 조달하기로 했다”면서 “일본 기업의 공급망 전반에 커다란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2028년부터 태국에서 생산하는 전기자동차(EV) 부품으로 시작하지만 비용절감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 풀이했다. 신문은 “미국발 관세로 인한 외부환경의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태국을 비롯해 세계 각지역에서 조달 비용의 효율화를 모
08.01
실리콘밸리와 월가, 그리고 백악관까지 나선 암호화폐 대변혁의 시대가 열렸다. ‘페이팔 마피아’ 피터 틸은 파운더스펀드로 암호화폐 채굴회사 비트마인 이머전 테크놀로지스 지분 9.1%를 취득했고, 월가의 투자귀재 톰 리는 “스테이블코인이 암호화폐의 챗GPT가 될 것”이라며 2억5000만달러 규모의 이더리움 매입을 선언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일가는 밈코인 ‘$TRUMP’ 발행으로 수수료 수입만 1억달러에 육박하는 성과를 거두며 디지털 자산 영역까지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월 18일, 암호화폐를 포괄적으로 규율하는 사상 첫 연방법인 '지니어스(GENIUS)법안’에 서명했다. 스테이블코인이라는 특정 디지털 통화를 제도권 금융으로 편입하기 위한 이 법안은 발행주체·담보요건·감독체계 등 핵심요소를 명확히 규정하며 미국 디지털 자산 산업의 전환점을 마련했다. 여기에 더해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1월 서명한 행정명령에 따라 출범한 정부 태스크포스(
07.31
바이오산업은 생명공학(Biotechnology)을 활용해 제품이나 기술을 개발하는 산업으로 일본에서 의료 농업 식품 환경 등 폭넓은 분야에 걸쳐 있다. 플랫폼 기반 신약 개발의 선두주자 ‘펩타이드림’은 도쿄대학교에서 벤처기업으로 출발한 기업으로 제약·신약 개발 분야에서 단연 돋보이는 존재다. 학술 연구의 성과를 상업화하고 독자적인 기술력을 무기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창업한 지 불과 10여년 만에 기술력 수익성 자본 효율성 모든 면에서 다른 신약개발벤처를 능가하는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펩타이드는 아미노산이 2개 이상 연결된 화합물로 단백질보다 크기가 작고 몸속에서 신호전달 호르몬 면역반응 등 다양한 역할을 한다. 펩타이드림이 개발한 독자적인 신약개발 플랫폼인 ‘PDPS(Peptide Discovery Platform System)’는 수천만 종류에 달하는 펩타이드 후보 중에서 표적에 대해 높은 선택성과 친화성을 가진 화합물을 선별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 플랫
07.30
그에게 거래는 놀이다. 그에게 거래는 하나의 예술이다. 그는 거래 자체를 위해서 거래를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저서 ‘거래의 기술(The Art of the Deal)’에서 “나는 거래를 통해서 인생의 재미를 느낀다”라고 고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의 책에서 11개 항목으로 이루어진 ‘거래의 기술’을 밝히고 있다. 실제로 거래나 협상에 나선 사람들이 참고할 만한 주옥 같은 내용들이 담겨 있다. 몇 가지 사례만 들여다 보자. #지렛대를 사용하라: 남이 갖고 있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해야 이긴다. 그렇지 않고는 당신이 남보다 다소 유능하더라도 부족하다. 겨우 남과 비등해서는 일을 제대로 할 수 없다. #신념을 위해 저항하라: 나를 이용하거나 부당하게 대하는 사람이 있으면 치열하게 대항한다. 내 경험으로 보아 신념을 위해 싸우면 때로 본래의 의도에서 벗어나는 일이 있기는 해도 대개는 최선의 결과를 낳게 된다. #사업을 재미있는 게임으로 만들어라: 내게 돈은 큰 자극
07.29
“우리는 오랫동안 친구와 적 모두에게 이용당해 왔다. 솔직히 말해서 많은 경우 친구가 적보다 더 나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월 초 텍사스의 홍수 피해 현장을 둘러보러 가기 전 “여러 국가들과 무역 협상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캐나다에 대해 친구를 이용해 이익이나 취하는 성가신 존재, ‘적 보다 나쁜 친구’로 인식한다면 수입관세를 둘러싼 무역협상은 더 어려울 수밖에 없다. 다른 대표적 사례는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 사건이다. 그는 2018년 12월 미국의 요청으로 캐나다 밴쿠버 공항에서 체포됐다. 미국은 화웨이가 이란 제재 결의안을 위반했다는 혐의 등으로 기소했는데 캐나다는 미국과의 범죄인 인도조약에 따라 멍완저우 부회장을 체포해 가택연금 조치를 내렸다. 중국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캐나다 전 외교관 등 2명을 간첩 혐의로 구금했다. 뒷걸음질이냐 현실적 대응이냐 이처럼 국제관계에서 캐나다는 늘 미
07.28
대만은 한때 ‘아시아의 네 마리 용’ 중 하나로 불렸으나 지금은 그 이름보다 더 큰 존재감을 갖고 있다. 세계경제가 혼란에 빠지고 지정학적 갈등이 첨예해질수록 대만은 하나의 ‘산업 심장’으로 기능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바로 ‘반도체’가 있다. 한국이 메모리 반도체에서 강자라면 대만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최강의 파운드리 국가’다. 특히 TSMC는 올해 1분기 기준 전세계 파운드리 시장의 67.6% 를 점유하며 애플 엔비디아 어드밴스드마이크로디바이시스(AMD) 퀄컴 등 미국 빅테크의 칩 설계 의존도를 모두 끌어안은 구조를 만들었다. 이제 우리는 단순한 공급망 분석을 넘어, ‘대만 반도체 산업이 만들어내는 세계질서의 축’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에 주목해야 한다. 특히 반도체 섹터에 배정하려는 기관이라면 단기 밸류에이션이 아니라 ‘구조적 기회’에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대만 '세계 최강의 파운드리 국가' 지금 세계는 반도체 전쟁 중이다. 미국은 ‘칩스법(CHI
07.25
최근 한국의 주요 언론들이 시진핑 실각설을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 2027년 가을로 예정된 공산당 21차 당대회가 다가오면서 중국 정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사정이 반영됐을 것이다. 그렇지만 실각설과 관련한 보도에는 중국의 정치문법에 대한 잘못된 이해가 전제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낡은 파벌정치 프레임에 과도하게 의존한다. 견강부회식 해석도 적지 않다. 중국 정치에 대한 논의를 제대로 진전시키기 위해서는 이를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군은 당에 절대 복종한다는 원칙 실각설의 가장 유력한 근거는 군부에서 시진핑과 가까운 인사가 연이어 낙마하고 조사를 받는 상황이다. 인민해방군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중앙군사위원회 6인 위원 중 1인인 먀오화가 작년 12월 실각했다. 군사위원회 부주석 2인 중 1인인 허웨이둥은 3월 이후 공식무대에서 사라졌다. 현직 공산당 정치국원인 허웨이둥이 실각할 경우 정치적 파급은 더 클 것이다. 두 사람 모두 시진핑이 푸젠성 책임자로 있을 때
07.24
인도 남서부의 항구도시 코친(Cochin)은 인도가 해양강국으로 도약하는 상징적 공간이다. 인도 최대 국영조선소인 코친조선소(CSL)가 위치한 이곳은 중국의 ‘진주목걸이’ 전략에 맞서는 인도의 전략적 서부 거점으로 부상 중이다. 지난 7월 4일 CSL은 HD한국조선해양과 조선·해양 방산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인도는 전통적으로 내륙의 북서부 국경(중국 파키스탄)에서 오는 군사적 위협에 전략자원을 집중해왔다. 영국 식민지배의 영향으로 제한적 연안함대에서 출발한 인도 해군은 독립 후에도 예산·조직·전략측면에서 군 내 비중이 낮았다. 1970년대까지 해군 비중은 10% 내외에 머물렀고 2004년까지 공식 해양전략 문서조차 없었던 것은 ‘육지 국가 패러다임’이 정책·군사계 핵심 엘리트에 심층적으로 내재되어 있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2000년대 중국의 부상은 모든 것을 바꿨다. 2008년부터 소말리아 해역에 해적 퇴치 명분으로 중국 해군 함정을 상시 파견한 것은
07.23
16일(현지시간) MP 머티리얼즈(MP) 주가는 미 국방부가 해당 회사 지분을 직접 인수했다는 발표 직후 15% 가까이 올랐다. 현재 주가는 59달러로 연초 대비 4배 가까이 상승했다. 그보다 앞선 11일에는 미 국방부가 자국산 드론 기술 도입과 생산 확대를 저해하는 기존 규제를 전면 철폐하겠다는 지침을 내리면서 드론 관련 기업들에 관심이 집중되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드론 개발과 배치를 지연시키는 모든 제한 규제를 철회한다”는 메모를 통해 자국 드론 산업 육성을 공식화했다. 미 국방부, 미래의 무기는 ‘드론’ 이에 따라 드론 대표주인 에어로바이런먼트(AVAV)와 크레이토스(KTOS)가 같은날 약 30% 동반 상승했다. 에어로바이런먼트는 소형 무인기 부문에서 미군에 꾸준히 납품해온 업체로, 스위치블레이드(Switchblade) 자폭 드론으로 유명하다. 크레이토스는 무인 표적기와 고속 무인기 개발에 특화된 기업으로, 발키리(Valkyrie) 무인기 프로그램을 통해
07.22
최근 미국에서 넷플릭스 시작화면을 열면 놀라운 장면과 마주한다. ‘오징어 게임’과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각각 드라마와 영화 부문에서 미국 내 인기순위 1위에 오른 것이다. 한국어와 한국 문화들이 가득한 이야기가 미국 대중문화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한국 콘텐츠의 위상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실감하게 된다. 한때 아시아 마니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한국 문화가 이제는 미국의 대중문화 중심무대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주류 콘텐츠로 부상하고 있는 K-드라마 K-드라마는 미국 내 다양한 세대와 문화적 배경을 아우르며 주류 콘텐츠로 부상하고 있다. 2023년 기준 한국 콘텐츠 산업의 시장 규모는 79억2000만달러(한화 약 1조1100억원)로 평가되었으며 2026년에는 86억4000만달러(한화 약 1조21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2022년 한해 동안 K-드라마 수출액만 무려 214억4000만달러(한화 약 3조1200억원)로 한국 드라마가 세
07.21
일본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집권당이 참패했다. 자민-공명 연립여당은 중의원과 참의원 모두 과반의석을 내주면서 국정운영의 불안정성이 커졌다. 금융시장 변동성도 커질 전망이다. 이번 선거 최대 쟁점이었던 고물가 대책으로 여권은 보조금 지급을, 야권은 소비세 인하 및 폐지를 내걸었다. 야권의 승리로 세수감소와 재정악화로 국채발행이 급증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서민생활고에 자민당 참패 참의원 선거 최대 쟁점은 물가대책이었다. 자민-공명 연립여당은 전국민 1인당 2만엔(약 19만원) 보조금과 사회적 약자 계층에는 추가 2만엔을 지급하는 공약을 내놨다. 야당은 소비세 인하 또는 폐지를 내세웠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은 식료품 등에 한해 현행 8%인 소비세를 0%로 하는 정책을 내걸었다. 국민민주당과 공산당은 모든 상품과 서비스에 대해 일률적으로 10%인 소비세를 5%로 인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킨 참정당은 단계적인 소비세 폐지를 주장했다.
07.18
호세이니는 잘 있을까. 벌써 12년 전 일이다. 이란 테헤란에 처음 근무하러 갔을 때다. 상점에서 물건을 사려 해도 돈을 안 받겠다고 하고 택시를 타도 돈을 안 받겠다고 한다. 얼마냐고 물으면 항상 돌아오는 말은 “거벨리 나더레(Ghabeli nadare)”였다. 직역하자면 “이 물건은 당신에 비해 아무런 가치가 없어요”라는 뜻으로 “돈 받기가 좀 그러네요”라는 의미다. 물론 빈말이다. 돈을 내지 않고 간다면 상점 주인이 쫓아올 것이다. 알쏭달쏭한 이란에 하루빨리 적응하기 위해서는 언어부터 익혀야 했다. 테헤란대학교 페르시아어 연구소인 ‘데흐코다’를 통해 선생님을 소개받았다. 그의 이름은 호세이니였다. 호세이니와의 페르시아어, 아니 파르시(Farsi) 수업이 시작됐다. 우리는 매주 두세 번씩 아침 7시쯤 만나서 교습을 진행했다. 꽤나 강도가 높았던 파르시 수업에서 필자는 무엇보다 언어를 통해 이란 사람들의 의사소통 방식을 이해하고 싶었다. 8년 동안 중동 특파원을 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