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13
2025
한국 외교의 숙원중 하나인 시리아 수교가 본격적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시리아는 유엔 회원국 중 북한을 제외하고 마지막 남은 미수교국이다. 지난 2월 7일 외교부 김은정 아프리카중동국장이 시리아를 방문, 알 샤이바니 외교장관과 면담하며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2003년 이후 22년 만에 한국 외교부의 공식 대표단이 방문한 셈이다. 지금이야 아라비아반도의 산유 부국 걸프 왕정이나 이란과 튀르키예가 중동 지역 패권 강국으로 행세하지만 역사 속에서 시리아의 무게감은 남달랐다. 아랍 문화의 본원과도 같은 곳이다. 메소포타미아와 페니키아로부터 이어지는 문명사적 존재감은 현대 중동의 문화속에 여전히 숨쉬고 있다. 다마스쿠스는 이슬람 제국의 기틀을 닦은 우마위야 왕조의 수도였고 아랍어, 이슬람 예술, 건축과 문학의 중심지로 자리잡았다. 현대 아랍어와 문학을 이야기할 때 시리아의 말과 글이 가장 기품 있고 정통에 가깝다는 평을 받는다. 과도한 일반화라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만
02.11
한국국제정치학회 차기회장 시인 김춘수는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고 했다. 누군가를 불러준다는 것은 상대방의 존재를 인정해 준다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그의 정체성을 들춰내기도 한다. 그러나 개념적 정의라고 하는 이러한 활동은 사실 처음 그 개념을 만든 ‘창시자’의 의도와는 다른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이념도 그렇다. 사실 진보와 보수의 개념은 세상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현상과 사고를 분류하는 하나의 관념적 기준에 불과하다. 보수라 함은 기존의 사회적 질서를 보존하는 데에 기여하는 일체의 행위를 의미하고 진보라 함은 반대로 이러한 기존의 질서를 바꾸고자 하는 시도와 노력을 이르는 단어이다. 어느 사회나 보수와 진보는 존재하고 현재의 선진국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보수와 진보 모두의 활동과 기여가 있었다. 보수와 진보의 긴장이 사회발전 조건 어느 사회나 지속적 발전을 위해서는 보수와 진보가 건강한 긴장상태를 유지하면서 적절한 균형을
02.07
역사상 가장 크고 치열한 무역전쟁은 무엇일까? 아마도 19세기 초 나폴레옹이 주도한 유럽대륙 봉쇄정책이었을 것이다. 프랑스와 영국이 세계 패권을 다투던 시기였다. 1804년 프랑스 황제로 등극한 나폴레옹은 유럽대륙을 평정한 뒤 영국마저 복속시키기 위해 대륙봉쇄라는 초강수를 꺼내 든다. 당시 산업혁명으로 일어선 영국은 해외 식민지를 넓히면서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부상하고 있었다. 대륙 패권을 쥔 프랑스와 해양 패권을 장악한 영국은 해외 식민지와 무역을 둘러싸고 전방위적으로 충돌했다. 나폴레옹은 1805년 10월 프랑스-스페인 연합함대를 구성해 영국으로 진공한다. 그러나 트라팔가르 해전에서 호레이쇼 넬슨 제독이 이끄는 영국해군에게 참패를 당하고 만다. 나폴레옹이 꺼내든 다음 카드는 ‘대륙봉쇄’라는 무역전쟁이었다. 1806년 11월 나폴레옹은 프로이센을 정복한 후 ‘베를린 칙령’을 발표한다. 영국과의 모든 무역과 왕래를 일절 금한다는 내용이었다. 이듬해 12월에는 ‘밀라노 칙
02.06
트럼프 2기의 돛이 펼쳐졌다. 그러면 앞으로 아프리카를 향한 트럼프 2기의 항로는 어떻게 되는 걸까? 아프리카를 ‘거지소굴(shithole)’이라 멸칭했던 2017년의 트럼프는 2025년에 이르러서 과연 바뀌었을까? 트럼프 1기는 ‘프로스퍼 아프리카(Prosper Africa)’를 통해 아프리카에 투자하려는 미국 기업을 지원하고, 국제개발금융공사(DFC)를 창립해 아프리카 개발 협력의 발판을 마련하는 등 아프리카를 외면하진 않았지만 재임 4년 동안 아프리카 대륙을 방문한 적이 없다. 과연 트럼프 2기는 어떨까? 취임 전부터 트럼프는 그린란드와 파나마 운하의 지배력 확보를 위해서라면 무력 사용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그 이면에는 크게 두가지 의도가 있다. 그린란드에 매장된 ‘광물’, 그리고 ‘중국’이다. 미국정부가 작성한 핵심 광물 리스트 50개 중 대부분은 중국이 공급한다. 이 가운데 43가지가 그린란드에 매장되어 있다. 또한 중국은 파나마와 수교를 맺은 이후 파나마의
02.04
2024 미국 회계연도(2023.10.1~2024.9.30)에 정부 지출과 수입의 연간 격차는 1조9000억달러를 넘어 국내총생산(GDP)의 6.6%를 넘어섰다. 지난 50년 동안 GDP의 3.8%라는 역사적 평균을 훨씬 웃돌고 있다고 미의회 예산국은 밝혔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2025 회계연도 3개월 적자는 7109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9.4% 약 2000억달러 증가했다. 지속적인 지출 증가, 세수감소, 금융비용 증가가 겹치면서 재정적자가 급증해 국가부채가 36조달러를 넘어섰다.올해 1분기 국가채무 이자는 3084억달러로 1년 전보다 7% 증가했다. 올해 연 이자는 1조2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4년 기록을 다시 경신하는 것이다. 올해 정부는 사회보장 국방 의료를 제외한 다른 어떤 항목보다 이자 지급에 더 많은 지출을 했다. 지난해 11월 대선에서 트럼프가 승리하면서 금리인상과 재정적자 증가에 대한 우려가 가속화됐다. 관세부터 추가 재정 부양
02.03
지난해 12월 3일 한밤중에 발표된 계엄 뉴스를 듣고 나서 불현듯 1987년 4월 정부가 호헌조치를 발표하던 때가 떠올랐다. 당시 정부의 발표 내용은 여야가 개헌에 합의하기를 바랐지만 야당의 억지로 합의가 안되니 개헌은 포기하고 현행헌법에 따라 후임 대통령을 뽑겠다는 것이었다. 또 시위대가 공산세력의 사주를 받아 반정부활동을 한다고도 했다. 호헌 발표에 따라 우리 외교관들은 체육관 선거로 대통령을 뽑는 헌법이 얼마나 훌륭한지 외국 정부에 낯 뜨거운 설명을 해야 했다. 필자가 근무하던 브뤼셀에는 두명의 저명한 교수가 파견되어 한국 헌법의 우수성을 알리는 설명회를 열기도 했다. 하지만 전두환정권은 국민적인 저항을 견디지 못하고 직선제 개헌을 수용하겠다는 6.29선언을 발표했고 외교관들은 이제 개헌의 필요성을 홍보해야만 했다. 40년 가까이 지난 지금 우리 외교관들이 그때처럼 계엄령 선포가 불가피했음을 주재국 정부에 가서 설명해야 하겠구나 하는 참담한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계엄령
01.31
이달 초, 거대 산불이 로스앤젤레스(LA)를 휩쓸면서 최소 28명이 사망하고 10만명 넘는 사람들이 대피해야만 했다. 이 화재는 아직도 완전 진화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경제적 손실 규모만도 이미 2500억달러를 훌쩍 넘겨 미국 역사상 규모가 가장 큰 자연재해로 기록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서 취임한 지 불과 일주일이 채 되지 않은 지난 금요일(24일) 트럼프 대통령은 LA 화재 현장에 직접 방문해 관련 정치인들과 피해 복구를 논의했다. 그런데 트럼프의 분노는 생각지도 못한 엉뚱한 방향으로 향했다. 화재를 악화시킨 산타 애나(Santa Ana) 강풍도, 비정상적으로 건조했던 날씨도 아니었다. 피해 지역에서 그동안 꾸준히 진행되고 있던 주택 개발로 화재가 발생하기 쉬운 지역이었던 점을 주목한 것도 아니었다. 바로 물고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1월 8일 ‘트루스 소셜’에 올린 글을 통해 민주당 소속의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쓸모없는 ‘빙어’라는 물고기”를 보호하기 위해 L
01.24
바람처럼 다시 백악관으로 돌아온 도널드 트럼프 제47대 미국대통령은 과연 어떤 미국을 만들고 싶은 걸까?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를 핵심으로 하는 트럼프주의의 실체는 무엇일까? 우선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사에서 그 실마리를 찾아보자. 그는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위대하고, 가장 강력하며, 가장 존경받는 국가로서의 정당한 위치를 되찾을 것이며, 전 세계의 경외심과 찬사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이렇게 외쳤다. “위대한 대통령인 윌리엄 매킨리의 이름을 마운트 매킨리로 복원할 것입니다. 그곳이 바로 그 이름이 있어야 할 곳이자 그 이름이 속한 곳입니다. 매킨리 대통령은 관세와 재능을 통해 우리나라를 매우 부유하게 만들었습니다.” 트럼프 롤모델은 매킨리 대통령 트럼프의 롤모델은 매킨리 대통령인 듯하다. 매킨리는 19세기 마지막 미국대통령과 20세기 최초의 미국대통령을 지낸 인물이다. 매킨리는 제국주의 식민지 쟁탈전과 세계적 대불황의 한복판에서 미
01.23
트럼프 2기 출범을 바라보는 러시아의 속내는 복잡하다.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전쟁을 중단하겠다는 트럼프의 약속이 다소 비현실적으로 들리지만 그의 정치적 야심을 반영하기에 ‘기회의 창’을 놓치지 말자고 주장한다. 이러한 ‘신중한 낙관주의’에 반해 미러관계의 조기 정상화 가능성에 환상을 갖지 말라는 경계의 목소리도 들린다. 트럼프는 1기 때 훨씬 더 유리한 조건에서도 정상화에 나서지 못했고 지금은 그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미러간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위기 상황이라는 논거를 들이댄다. 신중한 낙관주의는 트럼프 개인의 정치적 경험과 달라진 환경에 주목한다. 그는 8년 전과 비교해 경험 많고 더 노련한 정치인으로 돌아왔다. 1기와 달리 행정부는 트럼프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측근 인사들로 구성됐다. 공화당이 상하원의 다수당이니 의회의 견제도 비교적 쉽게 돌파할 것이라 기대한다. 이제 소신대로 일관되고 결단력 있게 대러 협상을 진행할 기반을 마련했다고 본다. 게다가 그는 세계를 ‘가치’의
01.22
태양광발전은 밤이 되면 먹통이 된다. 풍력발전도 바람이 불지 않으면 멈춘다. 24시간 발전할 수 없는 태양광과 풍력의 이런 특성을 ‘변동성’ 혹은 ‘간헐성’이라고 한다. 양수발전(pumped-storage hydroelectricity, PSH)이 재생에너지의 변동성을 보완할 수 있을까? 원전의 잉여전력 처리를 위해 설치해온 양수발전이 태양광과 풍력의 시대에 전기에너지 저장장치로 쓰일 수 있을까? 국제수력협회(IHA) 보고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적으로 100개가 넘는 새로운 양수발전 사업이 진행중이다. 2030년까지 전세계 양수발전 설비용량은 238GW(기가와트)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동북아시아(104GW)와 북미(53GW) 지역이 65%를 차지한다. 이어 동남아시아와 호주 24GW, 남아시아 21GW 등이다. 수력발전댐을 양수발전으로 전환하기도 중국은 2020년 기준 31GW의 양수발전 설비를 보유하고 있고 2030년까지 120GW로 확대하기 위해 55G
01.21
“우리에게 새로운 스타가 생겼다. 스타 탄생 - 일론!” 지난 11월 트럼프가 당선 직후 연설을 하면서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를 특별히 지목해 한 말이다. 일론 머스크는 순자산 4000억달러가 넘는 세계 최고 부자다. 지난 대선 때 트럼프 지지를 선언한 뒤 트럼프의 당선을 위해 그야말로 올인했다. 미국 연방선거관리위원회 최근 집계 결과를 보면 머스크는 트럼프 당선을 위해 직접 설립한 슈퍼팩(Super PAC 정치자금 모금 단체)인 ‘아메리카 팩’에 2억3900만달러를 기부하는 등 그가 트럼프 캠프에 기부한 금액은 2억5000만달러가 넘는다. 직접 유세 지원에도 여러차례 나서며 그야말로 물적 심적으로 트럼프의 당선을 위해 힘썼다. ‘킹메이커’ 공로를 인정 받은 머스크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체제 하에 신설되는 정부효율부(DOGE) 공동 수장에 지명되는 등 트럼프 최측근으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 그가 트럼프 당선으로 얻을 경제적 이익 또한 확실해 보
01.17
아마도 가장 유명한 우리말 오역은 미국 소설가 마거릿 미첼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마지막 문장일 것이다.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뜨니까”의 원문은 “어쨌든 내일은 또 다른 날이니까(After all, tomorrow is another day)”다. 역자의 의도가 다분히 들어갔음에도 이러한 초월 번역이 널리 사랑받는 이유는 떠오르는 태양을 보며 희망을 품는 행위가 그만큼 자연스럽기 때문일 테다. 새해를 맞이하며 해돋이를 빠뜨리지 않는다. 2025년의 첫 태양을 고향인 강릉 바다에서 바라봤다. 지난 3년간 일출의 무대는 미국 서부였다. 샌프란시스코 금문교로 떠오르는 태양은 분명 장관이었지만 그럴수록 필자는 동해의 일출을 그리워했다. 나고 자란 곳의 정서가 여전히 마음에 남아있는 까닭이다. 실리콘밸리에서 근무하며 틈날 때마다 세계적 기업이 탄생한 지역을 방문했다. 정서적으로 통하는 공간은 언제나 고향을 닮아 있었다. 특히 오리건(Oregon) 주가 그랬다. 오리건은 필 나이트가
01.16
유럽연합의 정치경제가 단단히 고장난 모습이다. 유럽경제의 기관차 역할을 하는 독일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의 환자’로 돌변했다. 2022년과 23년에 이어 3년째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할 예정이다. 프랑스 경제도 2024년 미약하게나마 성장이 예상됨으로 사정은 독일보다는 낫다. 하지만 이런 결과는 상당 부분 국내총생산 6%에 달하는 재정적자 덕분이며 중기적인 문제는 110%를 넘어선 공공부채 수준이다. ‘짠돌이 독일’은 경제가 어려워도 계속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침체의 늪으로 빠지는 모습이라면, ‘베짱이 프랑스’는 빚으로 경제를 돌리며 미래의 부담을 잔뜩 늘려가는 상황이다. 독일·프랑스, 안정적 정부 형성 쉽지 않아 유럽경제의 쌍두마차 독일과 프랑스는 공교롭게도 둘 다 국내 정치의 혼란을 겪고 있다. 독일은 지난 2021년 총선에서 비롯된 빨간 사회민주당, 푸른 녹색당, 그리고 노란 자유민주당의 ‘신호등 연정’이 지난해 말 무너졌다. 세 정당의 정책적 방
01.14
미국 서부 최대 도시 로스앤젤레스(LA)에서 산불이 확산하면서 10일 현재 LA 카운티 내 5건의 산불이 지속되고 있다. 필자의 사무실은 산불지역에서 다소 떨어져 있는데도 연기냄새가 상당하고 음산한 연기가 하늘을 덮고 있다. 다행히 할리우드 인근에서 발생했던 선셋 산불은 완전히 진화됐고, LA 북부 샌퍼넌도 밸리에서 발생한 허스트 산불과 LA 북단 매직마운튼 인근에서 발생한 리디아 산불은 진정세를 보인다. 하지만 서부 해변의 퍼시픽 팰리세이즈 산불은 12일 현재(현지시간) 진압률 11%, 한인들의 주요 거주지 인근인 LA 동부 알타데나에서 발생한 이튼 산불은 진압률 27% 정도다. 캘리포니아주를 휩쓸고 있는 팰리세이즈와 이튼의 산불은 LA 카운티 역사상 가장 파괴적인 산불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웰스파고는 이번 재난으로 인한 경제적 타격이 총 600억달러를 훨씬 넘을 것으로 추정했다. JP모건은 이번 화재 관련 보험 손실액만 200억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화재가 계
01.13
일본 군마현 이세사키시에 ‘페양구’라고 불리우는 야키소바를 대표 제품으로 생산 판매하는 지방 중소기업 마루카 식품 회사가 있다. 회사 규모는 크지 않지만 페양구는 일본 사람, 특히 동경을 중심으로 하는 간토지역 사람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런데 2014년 12월 한 구매자가 “페양구에서 바퀴벌레가 나왔다”라는 메시지와 기름에 튀긴 면 안에 바퀴벌레로 보이는 벌레가 들어있는 사진을 트위터에 게시하면서 이물질 혼입 사건이 터졌다. 이 사건으로 회사는 안전시스템을 도입해 출하되는 모든 제품을 포장 전과 후에 하이스피드 카메라로 촬영해 번호를 매기고, 유통되는 모든 제품을 추적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했다. 면 제조 라인에는 금속 탐지기, 중량 체크기, X선 검사기를 설치해 이물질 혼입을 검사하며 운반 라인에도 센서 카메라를 설치해 여러 단계의 검사 대책을 마련했다. 이 모든 과정을 주도한 기업이 바로 키엔스다. 키엔스는 1972년 ‘타키자키 타케미츠 (滝崎武光)’ 명예회장
01.10
파나마는 운하의 나라다. 총 82㎞의 파나마운하가 태평양과 대서양을 연결한다. 딱 10년 전 파나마운하의 태평양쪽 입구인 파나마시티 교외의 미라플로레스 갑문을 찾았다. 육중한 화물선들이 대형 풀장처럼 생긴 갑실 안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대서양쪽에서 들어와 태평양쪽으로 나가는 배였다. 운하의 양옆으로 나란히 나 있는 철로 위에서는 예인 기관차들이 화물선을 끌었다. 안내인의 말에 따르면 파나마 운하를 통과할 수 있는 최대 크기인 파나맥스급(4만~5만톤) 선박의 통행료가 무려 21만5000달러 정도라고 했다. 연간 약 1만4000척의 선박이 통과한다. 연간 24억~25억달러(3조5000억~3조6800억원)에 달하는 통행료 수입을 올린다. 파나마정부 수입의 24%를 차지하는 규모다. 올해로 개통 111년째인 파나마 운하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다. 트럼프 “파나마에 군 투입 검토 가능”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트럼프는
01.09
2024년 동남아 국가들과 이들의 협력체 아세안은 정치 경제 대외관계 등의 과목에서 상당히 괜찮은 성적표를 받았다. 물론 그 이전 30~40년 동안 동남아가 기록했던 빼어난 성적에 비할 바는 못되지만 적어도 계속되는 전쟁 정치갈등 경제위기에서 발버둥치는 다른 지역들에 비해 훨씬 좋은 성적을 냈다고 평가할 수 있다. 2024년 동남아 주요국들은 정치분야에서는 안정적인 변화를, 경제에서는 성장세 회복을, 지역협력과 대외관계에서는 현상 유지를 일궈냈다. 반면 2025년은 국내외적 사정이 그리 녹록지 않아 보인다. 2024년에 비교적 순조로운 권력승계가 이뤄졌던 다섯 나라의 지도자들은 올해 취임 2년차를 맞아 자신들의 국정수행능력이 시험대에 오를 것이고, 내전이나 민주화 등 체제 수준의 갈등을 겪고 있는 나라들은 그 갈등이 한층 심화되는 국면을 맞이할 수도 있을 것이다. 경제분야에서는 트럼프 2기 하에 예상되는 수입관세의 대폭 인상, 미중간 대립과 경쟁에 따른 지정학적 불확실성의 증
01.06
1980년대 캐나다로 이민을 와서 요식업으로 성공한 토론토의 한인 사업가는 최근 연말 행사에서 “캐나다가 미국에 편입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많은 캐나다인들은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기를 원한다”고 말한 데 대한 농반진반의 이야기였다. 트럼프는 소셜미디어(SNS)에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연방총리를 “주지사”라고 낮춰 부르며 몇차례 조롱 섞인 글을 올렸다. 트럼프의 이런 도발(?)은 국경안보 문제를 빌미로 한 관세부과 위협에서 시작됐다. 캐나다와 멕시코의 부실한 국경 단속 때문에 불법 이민자와 마약이 미국으로 쏟아져 들어온다는 불평이었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캐나다에서 오는 수출품에 25%의 관세를 물리겠다는 것이다. 경제학자들은 실제로 미국이 관세를 부과하면 캐나다경제는 연간 GDP의 2.6%가 줄어드는 타격을 입고, 국민 1인당 2000달러의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1월20일 트럼프 대통령이 새 임기를 시작하
12.31
2024
1957년 10월 4일 오후 10시 28분(모스크바 시간) 카자흐스탄 사막의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로켓 하나가 밤하늘을 찢으며 날아올랐다.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1호를 쏘아 올리는 순간이었다. 같은 시각 미국 워싱턴DC 소련대사관에서는 세계 각국 과학자들이 참석한 파티가 열리고 있었다. ‘국제지구관측년(IGY)’ 기념으로 열린 ‘로켓과 인공위성‘ 세미나 뒤풀이를 하는 자리였다. 러시아 과학자와 미국 과학자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우리 소련은 조만간 인공위성을 발사할 것입니다.” “조만간이 대체 얼마입니까?” “1주일 아니면 한 달.” 장내는 한바탕 웃음바다로 변했다. 당시 서방에서는 소련의 기술력으로는 인공위성을 쏘아올리는 일은 불가능한 것으로 여기고 있었다. 미국 과학자들이 워싱턴의 파티에서 소련 과학자를 비웃는 동안 스푸트니크1호는 그들의 머리 위를 돌고 있었다. 미국은 충격에 빠졌다. 소련보다 과학기술이 앞선다는 미국인들의 믿음이 와르르
12.27
매머드(mammoth)는 포유류 장비목에 속하는 동물이다. 현생 코끼리의 조상이다. 코끼리와 비슷한 몸집에 C자로 휜 긴 엄니(상아)와 추위에 적응한 긴 털이 특징이다. 플라이스토세(빙하기)인 약 480만년 전부터 약 4000년 전까지 지구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약 400만년 전에 살았던 가장 오래된 매머드 화석은 아프리카에서 발견됐다. 매머드는 아프리카에서 다른 대륙으로 널리 퍼져나갔다. 매머드는 현생 ‘아시아코끼리(Elephas maximus)’와 비슷한 덩치를 갖고 있었다.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큰 매머드 화석은 ‘쑹화강(송화강)’ 인근에서 발견됐다. 이 ‘스텝매머드’는 발끝에서 어깨까지의 높이가 5m나 됐다. 평균치로 볼 때 아시아코끼리는 2.7m, 아프리카코끼리는 3.3m 정도다. 매머드의 거대한 엄니는 4m에 이른다. 엄니는 위턱에서 아래로 나와 위로 둥글게 말려 있었다. 빽빽하게 난 검은 털과 8㎝ 두께의 피하지방이 영하 40도의 추위에서 몸을 지켜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