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영향으로 산란 빨라져

2014-06-18 10:57:32 게재

개구리 4일·박새 19일 … "개체수 감소 우려"

따뜻했던 올 겨울의 영향으로 기후 변화에 민감한 종들의 산란, 개엽 시기도 빨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 1월 전국 평균 기온은 0.5도로 작년보다 2.6도 높았다. 2, 3월에도 각각 2.5도, 7.7도로 작년보다 1.8도, 1.1도 높았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생태계 변화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공단)은 야생 동식물의 계절적 변화(겨울에서 봄으로 이동)를 관찰한 결과,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개구리 산란은 4일, 박새 산란은 19일, 신갈나무 개엽은 11일 빨랐다고 17일 밝혔다. 지리산국립공원 구룡계곡에서 관찰된 북방산개구리의 첫 산란일은 2010년보다 22일, 지난해보다 4일 이른 1월 31일이었다. 최근 5년 북방산개구리가 1월에 산란하는 장면이 관찰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공단은 북방산개구리가 빨리 산란했다가 꽃샘추위가 오면 알과 성체가 동사하기 때문에 이 같은 현상이 반복되면 개구리 개체 수가 감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단 김태근 박사는 "3~4년의 관찰결과로 식물개엽이 빨라진 것이 기후변화 때문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면서도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개엽시기가 빨라지면 나뭇잎을 먹이로 하는 곤충 발생이나 이를 먹이로 하는 조류의 산란시기에도 영향을 미쳐 생태계의 변화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박새류 산란시기 조사는 지리산국립공원에 인공 새집을 달아놓고 알을 낳는 시기를 관찰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관찰 결과 올해 첫 산란일은 3월 29일로 작년보다 19일 빨랐다. 공단은 "새들의 번식 시기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먹이량, 포식자 유무 등 여러 가지가 있다"며 "이 중 가장 영향을 미치는 게 기온인데, 새들이 번식을 준비하는 3월 기온이 높을수록 번식 시기가 빨라진다"고 설명했다.

신갈나무 개엽 시기 관찰은 2011년부터 시작됐다. 올해 첫 월출산 신갈나무 개엽일은 지난해보다 11일 빠른 4월 19일이었다. 올해 멸종위기종 Ⅰ급인 덕유산국립공원의 광릉요강꽃의 개화일은 4월 30일이었다. 이는 지난해보다 14일 빨라진 결과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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