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녹조로 '신곡보 철거' 요구 불거져
서울환경운동연합 "물흐름 방해 없어야"
서울시 "의견수렴 중"
한강 하류의 녹조현상이 심각해지면서 신곡수중보를 철거해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환경전문가들은 최근 발생한 한강하류 녹조와 물고기 집단 폐사의 원인으로 팔당댐 방류량 감소, 서울시 난지물재생센터의 초기 빗물 처리시설 부족, 물흐름을 막은 신곡수중보에 의한 수질 악화 등을 꼽았다.
이세걸 서울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정부가 녹조의 원인으로 얘기하는 팔당댐 방류량 부족도 결국 물흐름을 방해하는 시설물을 없애야 녹조현상을 막을 수 있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수질개선과 생태계 복원을 위해선 신곡수중보를 철거하는 것이 근본대책"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도 신곡수중보를 철거하면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에 대해 용역결과를 받아 놓은 상태다.
김학진 서울시 물순환기획관은 "용역 결과를 보면 신곡수중보를 철거하는 것이 환경에 유리하고 경제성도 있는 것으로 나왔다"며 "하지만 서울시가 신곡수중보 관리기관(국토교통부)이 아니고 의견개진 기관인 만큼 의견수렴 절차를 마무리 짓지 못했다"고 말했다.
박원순 시장도 지난 1일 1주년 기자회견 때 "시 용역결과 신곡보 철거가 맞다고 나왔다"며 "반대논리도 많은 만큼 세부 영향까지 살피는 등 추가 용역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신곡수중보는 1988년 한강 하구 김포대교 부근에 설치된 수중보로 한강의 수위와 유량을 조절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그러나 물의 흐름을 막아 수질을 악화시키고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지적도 있어 철거 논란이 벌어졌다.
한편 서울시는 지난 3일 당초 조류경보가 발령됐던 양화대교부터 하류까지의 4구간에 더해 동작대교부터 양화대교까지 이어진 3구간에도 조류경보를 발령했다. 나머지 상류구간에 대해서는 조류주의보 수준을 유지했다. 시는 상수원 조류발생에 대비해 조류유입방지, 조류세포파괴방지, 미량조류제거 등 안전대책을 발효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