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경환 제주서귀중앙여중 교감

"성장 경계선에 있는 아이에게 관심을"

2015-09-15 10:41:47 게재

"더불어 슬기롭게 살아가는 지혜를 배웠습니다"

김경환 제주서귀중앙여중 교감이 2박3일 일정을 마치고 내린 평가다.

"특히 집짓기 프로그램은 아이들에게 큰 교훈을 주었다"며 "학생회임원들로 구성된 3학년 조는 똑똑하고 우수한 학생들임에도 쉽게 집을 완성하지 못했다. 순간 고민하고 갈등하는 모습에서 의견조율이 얼마나 힘들고 중요한지를 실감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난타콘서트는 신나게 놀 줄 아는 사람이 공부도 잘하고 창의적인 인재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기에 충분했다고 덧붙였다. 힘들어하는 후배들을 매 순간마다 챙겨주는 3학년들의 모습에서 아름다운 학교 전통이 세워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마음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8개 초교에서 서로 다른 성향의 아이들이 모인 1학년은 아직 서툴고 학교생활에 익숙하지 않았다. 하지만 같은 반이 아님에도 친구 이름을 전부 다 외우고 소개하는 과정에서 선배들의 숨은 노력이 엿보였다.

김 교감은 이번 여행을 계기로 '또래상담'자들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교사들의 손이 미치지 못하는 그늘진 사각지대를 또래상담자들이 다가가 '사랑의 학교, 행복한 교실'을 꾸려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학교폭력 문제와 관련, 새로운 영역이 이번 여행에서 학생과 교사들 눈에 들어왔다.

제주서귀중앙여중의 경우 전체 학생 550명 중 160여명이 교육복지 대상자다. 이들은 가정형편이 어려운 기초수급대상자거나 한 부모 가정에서 생활한다. 갈수록 커지는 양극화도 민감한 사춘기 소녀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이 아이들이 받는 심리적 충격은 매우 클 수밖에 없다. 보호막이 얇아 쉽게 소외감을 느끼거나 마음의 병으로 이어지고, 외톨이나 학교부적응으로 빠지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김 교감은 "물리적인 힘을 가하는 학교폭력 예방과 관리도 중요하지만, 이러한 성장 경계선에 있는 아이들에게 눈을 돌려 보호해야 할 임무가 생겼다"며 "이 아이들에게 관심을 갖고 든든한 울타리를 쌓아가는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또래상담자들과 토론한 후 일상생활에서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학급지킴이' 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랑의 끈 잇기' 사업도 함께 추진한다. 교사-학생(도움이 필요한)-또래상담자(도우미)가 함께 움직이는 삼각시스템이다. 학생들의 작은 고민과 고충도 놓치지 않겠다는 배려다.

김 교감은 "이번 행복열차 여행으로 사랑의 학교, 행복한 교실을 만들어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며 "의사소통의 중요성, 창의력, 협업을 통한 삶의 지혜를 느끼고 배우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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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성 기자 hsje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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