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 논란 이사 후보들

경쟁사 도운 로펌 구성원 경력

2016-03-08 10:04:16 게재

이해상충 문제 발생 가능성 … 사외이사 자격 규정 위반도

대기업 이사 후보들 가운데 일부는 자격 논란 시비가 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소장 김선웅)에 따르면 오는 11일 정기주주총회를 여는 10개 회사 17명의 사내ㆍ외 이사 후보들이 부적절한 자격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경쟁 회사 법률 자문을 맡았던 로펌 소속 변호사나 다양한 법률 자문 경력을 가진 전직 고위 관료 등이 이사 후보로 추천됐다. 삼성계열사들은 그룹 영향력에 있는 성균관대 교수들을 이사 후보로 추천해 후보들의 독립성 결여 비판을 받고 있다.

호텔신라는 문재우 전 재정경제부와 금융감독위원회 상임위원을 이번 주총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문 후보는 법무법인 율촌의 고문이다. 율촌은 지난해 면세점 사업권 허가와 관련해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자문을 맡았다. 또 경쟁사인 호텔롯데를 대리해 해외 호텔인수 KT렌탈 인수 등 다양한 법률 자문을 하고 있다. 회사의 사외이사가 소속된 법무법인이 회사의 경쟁회사에 다양한 자문을 수행하는 것은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는 송광주 전 검찰총장을 사외이사로 재선임하는 안을 상정했다. 송 후보는 김앤장법률사무소 소속이다. 김앤장은 소니가 삼성전자에 S-LCD 주식매각거래와 관련해 소니를 대리한 바 있다. 삼성전자와 애플 특허권 소송에서 애플을 대리하기도 했고 LG전자 세탁기 파손사건에서는 LG측을 변호했다. 김앤장이 삼성전자 상대방을 대리한 기간 김앤장 소속 변호사가 삼성전자 사외이사로 선임된 상태였다. 송 후보가 재선임되는 것은 사외이사로서 이해상충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도 현대모비스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됐는데 이해상충 문제가 있다. 현대모비스와 대규모거래 관계에 있는 현대자동차와 현대글로비스 지배주주로 이해관계 충돌 위험이 있다.

광주신세계 김형균 사외이사 후보는 지난해 3월 경쟁사인 현대백화점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됐고 임기가 내년 3월이다. 현대백화점은 한때 광주지역에서 영업을 한 바 있다. 현재 지역에서 영업을 하고 있지 않지만 같은 업종을 영위하는 회사에서 동시에 사외이사로 선임되는 것은 이해상충 문제가 있다.

제일기획 김민호 사외이사 후보와 크래듀 황대준 사외이사 후보는 삼성그룹 소속 학교법인인 성균관대 교수들이다. 현행 상법은 계열회사 임직원과 피용자가 사외이사가 될 수 없도록 하는 규정이 있다. 이는 사외이사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로 해석된다.

LG하우시스 안영균 사외이사 후보는 LG미소금융재단 감사로 재직중이다.

범현주 기자 hjbeo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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