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창업 노트 │ ① 임상범 에이치알엘 대표
"세상에 없던 삼둥이소파 우리가 만들었죠"
4년전 30세에 1500만원으로 창업
고품질·착한가격·디자인이 경쟁력
지난해 중국 유아용품시장 진출
글로벌 저성장이 장기화되고 있다. 한국경제도 수출둔화와 내수부진으로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 경기침체에도 창업 열기가 식지 않은 게 유일한 희망이다. 지난해 8만5000개 이상의 청년 창업이 이뤄졌다. 정부도 다양한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창업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내일신문은 청년창업 활성화를 위해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진흥공단과 공동으로 창업에 성공한 청년 창업가들의 이야기를 3차례에 걸쳐 연재한다.
요즘 주부들 사이에서 '삼둥이소파'가 인기다. 방송 예능프로그램에서 세쌍둥이가 사용하면서 유명해졌다. 평소에는 소파로 사용하다가 의자와 책상으로 변신되는 아이디어 제품이다.

방송에서 사용된 이 소파는 에이치알엘에서 만든 '이쯔'(iizz) 브랜드로 '포포책상소파'다. 이 제품은 국내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중국 유아용품시장에까지 진출했다. 이쯔가 '착한가격의 고급제품'으로 엄마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에이치알엘은 유아용품시장에서 주목받는 기업으로 등극했다.
에이치알엘은 2013년 설립된 청년창업기업이다. 임상범 대표는 현재 33세다. 인터넷 관련 회사에 취업한 지 1년만에 사표를 내고 창업했다.
"직장생활이 마음에 차지 않았다. 어릴 때부터 갖고 있던 창업열망을 뿌리칠 수가 없어 과감히 창업하기로 결심했다." 창업자금은 단 500만원뿐이었다. 부모님께 1000만원을 빌려 총 1500만원으로 강남구 수서동의 방 한칸짜리 오피스텔에 회사를 차렸다.
그에게 창업은 어쩌면 '운명'같은 존재다. 부친이 건축자재 무역을 했고, 친인척에 사업가들이 많아 임 대표는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레 경영을 접했다. 집안분위기가 그에게 창업 DNA를 심어줬던 셈이다.
임 대표는 소셜마케팅을 기본으로 한 제품 구성에 들어갔다. '영·유아'와 '1인가구'를 목표로 '이쯔'와 '리빙온'을 브랜드로 등록했다.
그는 한국에 없는 제품을 만드는데 골몰했다. 이쯔 제품은 강아지나 고양이 등 아이들과 친근한 동물을 형상화하고 실용성을 추가했다.
특히 아이들이 사용하는 제품이라 친환경적인 고급 소재를 사용하고도 부담되지 않는 가격으로 만들었다.
실제 에이치알엘 주요 제품들은 4만~5만원대다. 포포책상소파의 경우 고급인조가죽에 고가의 폴리우레탄을 사용하고도 가격은 7만원대다. 목재 제품도 E0급 목재만 사용한다.
이로 인해 오해를 사기도 했다. 제품 가격을 보고 품질을 의심하는 고객들이 많았다. 하지만 의심이 믿음으로 바뀌는데는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회사 이익을 고객과 나눈다는 심정으로 제품가격을 정하니 품질에 더욱 투자할 수 있었다. 좋은 품질은 고객의 신뢰를 얻게 됐다." 임 대표는 '품질위주' 정신이 회사성장의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임 대표의 청년 열정을 가로막는 건 부족한 자금이었다. 이때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청년전용창업자금은 회사 성장의 마중물 역할을 했다. 1인 기업이던 회사는 현재 직원 8명으로 커졌다. 매출도 수십억원대로 올라섰다.
임 대표는 "청년전용창업자금이 없었다면 지금도 없을 것이다. 자금이 가장 절실할 때 흔쾌히 지원한 1억원은 회사성장의 기반이 됐다"며 "직원들이 행복한 좋은 회사를 만드는 게 감사의 보답이라고 생각한다"며 웃었다.
임 대표의 좋은 회사 만들기 발걸음은 벌써 시작됐다. 에이치알엘은 창업기업으로는 드물게 기업자원관리(ERP)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경영 투명성을 위해서다. 10시 출근에 오후 6시 퇴근도 지키고 있다.
특히 전 직원에 1% 이상 지분을 나누는 경영분배 원칙도 세웠다. '최대 복지는 돈이 아니라 마음이다'는 자신의 철학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내가 최초, 최고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경쟁이 너무 치열하다. 시장의 요구를 먼저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면서 "창업하면 전혀 생각지 못한 일이 닥친다는 점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동기획 : 중소기업청 중소기업진흥공단
['청년 창업 노트'연재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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