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산업폐기물 업체 자본시장서 '귀한 대접'
해외IB, 앞다퉈 인수합병
대형사중심 재편 '선투자'
인선이엔티 등 몸값 들썩
해외IB(투자은행)들이 'M&A(인수합병) 유망주'로 귀하게 여기며 앞다퉈 인수에 나서고 있다. 한국 산업폐기물 처리 산업이 대형사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아 미래가치를 보고 선투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지역 중소업체를 인수합병하면서 전국 네트워크를 갖춘 대형사 중심으로 폐기물산업이 재편된 미국 성장모델이 한국에서도 가능하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국내 산업폐기물 처리업체 주가에도 훈풍이 불 조짐이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호주 투자은행 맥쿼리그룹은 계열사 맥쿼리코리아오퍼튜니티즈(맥쿼리PE 사모펀드)를 통해 지난달 영남권에 기반을 둔 폐기물 처리업체인 코엔텍 지분 33.63%를 795억원에 인수했다. 맥쿼리PE는 앞서 2013년엔 건설폐기물 업체인 대길산업을, 2014년엔 중간처리 업체인 진주산업을 연이어 인수했다. 또 올초엔 생활폐기물 처리업체 리클린 지분 95%를 600억~700억원대에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2014년 이후 최근까지 8개 국내외 사모펀드가 인수한 국내 폐기물 관련 업체는 10곳에 달한다.
김병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폐기물 처리 산업의 대형화 움직임은 사모펀드 등 금융자본의 M&A에서 우선적으로 포착되고 있다"면서 "최근엔 경기 충청 지역을 기반으로 건설폐기물 처리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인선이엔티가 에이스동서그룹에 편입됐다"고 말했다.
금융자본은 물론 산업자본까지 M&A를 통해 폐기물 산업에 진출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인선이엔티는 건설폐기물 수송량과 처리량 국내 1위 업체로 건설업이 본업인 모회사 에이스동서와 시너지효과가 뒷받침될 경우 전국적 규모의 대형사로 변신한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지적됐다. 파편처럼 전국에 산재한 국내 폐기물 처리업계도 바야흐로 대형화를 통한 시장선점 경쟁이 본격화한 모양새다.
실제 2015년 기준 국내 사업장 폐기물 중간처분업체 수는 모두 151개로 이 가운데 1% 이상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는 업체는 37개에 그치고 있다. 건설폐기물의 경우도 1% 이상 시장점유율 확보 사업자는 전체 547개 중 11개에 불과하다.
김 연구원은 "환경규제 강화로 기술력과 자본력을 갖춘 업체가 득세할 수 밖에 없고 폐기물 배출 업체들이 처리능력과 보관능력이 검증된 대형사를 선호하고 있다"면서 "지역적으로 파편화돼 있는 폐기물 처리산업이 대형업체 중심으로 재편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경우 전국적으로 1만8000개의 폐기물 처리 업체가 영업중이지만 Waste Management 등 3개사 시장 점유율이 50%에 달할 정도로 M&A를 통한 대형화가 빠르게 진행됐다.
국내에선 에코매니지먼트코리아홀딩스가 대형화에 가장 적극적이다. 국내 폐기물 업계 경영진들이 설립·투자한 이 회사는 기존 지역별 시설 운영에서 벗어나 체계적 경영시스템하에 100% 지분을 인수한 6개 계열사를 운용하고 있다.
또 인선이엔티 코엔텍 KG ETS 와이엔텍 등 4개 상장 산업폐기물 업체 역시 대형화를 통해 메이저회사로 도약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앞으로 기업가치 상승이 가능하다는 관측이다.
한편 폐기물 처리 산업은 폐기물 수집·운반, 재활용, 소각, 매립하는 산업을 말한다. 생활폐기물은 지방자치단체 주도로 처리가 이뤄지는 반면 산업장폐기물은 배출업체와 처리업체가 통상 1년 단위로 위탁계약을 맺고 폐기물 처리 과정 일체를 관리한다. 폐기물 처리 산업은 경기변화에 다른 실적 변동성이 크지 않고 수익성이 우수하며 최근들어 폐기물 처리단가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