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시개방 6개보 평균 수위 1.5m↓ 검토

2017-05-26 11:25:27 게재

당장 큰 수질개선 난망

천천히 '재자연화' 추진

문재인정부가 내달 1일부터 개방하기로 한 4대강 6개보 수위를 평균 1.5미터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번에 상시개방하기로 한 보는 낙동강 함안보 합천보 달성보 강정보와 금강 공주보, 영산강 죽산보 등이다. 보 상시개방에 따른 수질 개선 효과가 있겠지만 이 정도 수위 조절로는 당장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하는 건 무리라는 지적이다.

26일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양수에 지장이 없는 선에서 보 수위를 낮추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며 "각 보 별로 차이가 있지만 평균 1.5미터 정도 수위를 낮추면 농사를 짓는 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양수장 취수구가 수면에서 약 25cm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금강 공주보와 같은 상황의 보들은 수위를 좀더 덜 낮출 계획이다.

상시개방으로 인한 수질 개선 효과는 있지만, 당장 극적인 녹조 제거 현상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시간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실제로 지난 3월 환경부 농림축산식품부 등이 공동으로 발표한 '댐-보-저수지 연계운영 방안' 연구에 따르면, 낙동강 함안보 구간의 경우 시나리오 A(댐·저수지 확보수량이 있고, 추가확보수량과 보 저수량을 동시에 활용)에서 각 수위별 남조류 세포수 저감률은 양수 제약 수위일 때가 22%로 가장 효과가 떨어졌다. 물론 이는 상시개방 조건은 아니다.

제 기능을 못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어도(물고기길)도 골치다. 낙동강 합천보 어도가 어도 유입 수문(리프트)이 부적정해 어류가 하천을 거슬러 올라가기에 부적합한 유속을 형성하는 등 물고기가 자유롭게 다닐 수 있게 하기는커녕 오히려 걸림돌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내일신문 2013년 10월 15일자 참조>

정경윤 환경부 물환경정책과장은 "보 수위를 낮추는 정도에 대해서는 아직 검토 중"이라면서도 "낙동강의 경우 옛날 하상(하천 바닥)에 보를 지었으면 철거를 하면 다시 옛날 상태로 돌아갈 수 있지만, 4대강사업으로 깊은 곳은 10미터까지 준설했던 상황이기 때문에 1.5미터를 낮추면 물 20~30%가 빠지므로 굉장히 큰 거다"라고 말했다. 정 과장은 또 "이미 너무 깊게 파놔서 용존산소 고갈 문제도 나오고, 모래톱이 사라진 데도 있는 등 수생태 회복도 관찰해야 한다"며 "어도의 경우 보 마다 차이가 있지만 수면에서 50cm 정도인데, 이용률도 적고 제기능을 못했다는 지적도 있는만큼 4대강에 돈을 추가로 들이는 사항에 대해서는 신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윤섭 환경부 기획조정실장은 "4대강사업은 이명박정부 때 사업을 졸속으로 처리해서 문제가 된 것이기 때문에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는 모니터링을 제대로 하면서 '스텝 바이 스텝'으로 가야 한다"며 "종전과 달리 이번 4대강 민관합동조사반을 꾸릴 때는 성향에 관계없이 정말 각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로 구성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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