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 취수원 녹조 '관심' 발령

2017-08-24 11:26:19 게재

계속된 비로 오염원 유입

"가축분뇨 등 단속 강화"

충청권 상수원인 대청호 녹조가 취수원까지 위협하고 있다. 최근 비가 계속 오면서 영양염류(오염물질)가 유입되고 상류의 녹조가 중·하류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2개월 이상 '녹조와의 전쟁'이 예상된다.<내일신문 8월 16일자 6면 참조>

금강유역환경청은 23일 오후 대전 등의 취수원인 추동(대전시 동구) 수역에 조류경보 '관심' 단계를 발령했다. 이달 9일 상류인 회남수역의 '경계'와 인근 문의수역 '관심'에 이은 것이다.

상수원 보호구역은 강과는 달리 남조류 세포 수가 2주 연속 1000cells/㎖(㎖당 세포수)을 초과할 때 '관심'을, 2주 연속 1만 cells/㎖를 초과할 때 '경계' 단계를 발령한다. 금강유역환경청에 따르면 추동수역은 지난 14일 남조류 세포수가 1088cells/㎖를 보인데 이어 21일엔 1만4422cells/㎖인 것으로 나타났다. 2주 연속 세포수가 1000을 넘겼고 증가폭은 13배였다.

그동안 취수원인 추동수역의 조류경보 발령은 예고돼왔다. 최근 대청호 주변에 비가 계속 내렸기 때문이다. 지난 6월 24일부터 이달 22일까지 이 지역엔 553.7㎜의 비가 내렸다. 이달 들어서도 수차례 집중강우가 이어졌다. 대청호는 상류에 건설된 다른 댐과 달리 금강 중류에 건설돼 비가 올 경우 녹조가 줄어들지 않고 주변의 가축분뇨 등 영양염류(오염물질)가 유입돼 오히려 녹조현상이 심각해지는 현상을 보였다. 여기에 대청댐이 계속 물을 방류하면서 상류의 회남수역 녹조가 추동수역이 있는 중·하류로 이동하며 확산을 부채질했다.

문제는 다음주다. 추동수역이 다음주 28일 조사에도 세포수가 1만을 넘길 경우 조류경보는 '경계'로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금강유역환경청 등은 '경계' 경보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23일 이후에도 이 지역에 비가 계속 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추동수역은 움푹 들어간 지형으로 장기간 녹조가 머물 가능성이 높다. 예년의 경우 10월 말부터 11월 초까지 녹조가 유지되는 경우가 많았다. 녹조와의 전쟁이 2개월 이상 갈 수 있다는 얘기다.

대전시 등은 비상이 걸렸다. 일단 먹는 물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취수구 주변 조류 차단막을 설치하는 등 조치를 취했다. 정수장에서 응집 침전 여과 등 기존 표준정수처리 공정뿐 아니라 분말활성탄 투입량을 늘리는 등 독소나 냄새물질 제거에도 나섰다.

금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무엇보다 주변의 지방자치단체들과 오염원 특히 가축분뇨 등에 대한 단속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
윤여운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