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재보궐 격전지 | 충남 천안시 갑

길환영 자유한국당 후보 "숨은 보수표심 드러날 것"

2018-06-04 11:16:43 게재

충남 천안갑 재보궐선거는 보수 우위라는 지역적 특성과 정부여당의 높은 지지율이라는 전국적 상황이 충돌하는 지점이다. 천안갑 선거구는 천안시 원도심과 농촌지역이 결합된 곳으로 2016년 총선 당시 천안시 선거구 증설로 첫 분리됐다. 첫 선거 결과는 보수의 우위였다. 박찬우 새누리당 후보가 45.46%를 얻어 한태선 더불어민주당 후보(34.62%)와 이종설 국민의당 후보(17.41%)를 압도했다. 민주당 후보가 압승한 을과 병 선거구와는 딴판의 결과였다. 원도심과 농촌지역의 고령층 보수 유권자가 힘을 발휘했다는 분석이 뒤따랐다.
2년 만에 치러지는 재보궐선거 출마자는 이규희 더불어민주당 후보, 길환영 자유한국당 후보, 이정원 바른미래당 후보, 조세빈 대한애국당 후보 4명이다. 지역에선 일반적으로 이규희 민주당 후보와 길환영 자유한국당 후보가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이정원 바른미래당 후보와 조세빈 대한애국당 후보가 맹추격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관심은 2년 전 보수 우위의 정치지형이 이번에도 다시 재연될까에 모아진다. 수성에 나선 자유한국당은 여당의 싹쓸이 분위기가 보수 유권자의 결집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반면 민주당은 대통령과 여당의 높은 지지율이 이곳에서도 힘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여3야라는 점도 여당에겐 유리하다. >편집자주>

사진 길환영 후보 캠프 제공


"유권자들을 만날 때마다 눈에서 손에서 진정한 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숨어있는 표심이 투표에서 나타날 것입니다."

지난 1일 충남 천안시 이마트 천안점 앞에서 만난 길환영 자유한국당 천안갑 후보의 말이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이인제 자유한국당 충남도지사 후보 등이 참석한 이날 연설에서 길 후보는 문재인 정권 1년 경제성적표를 맹공했다. 가계소득은 내려가고 실업률은 올라가는 등 경제성적이 0점이라는 주장이다.

연설을 마치고 만난 길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는 성폭행 혐의, 구본영 천안시장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며 "여당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신이 크다"고 주장했다.

길환영 후보는 KBS 사장 출신이다. 30년간 방송생활을 해왔기 때문에 당선이 된다면 국회 상임위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를 염두에 두고 있다.

길 후보는 "현재 언론의 자유와 독립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공영방송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국민적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가장 먼저 발의하고 싶은 법안도 공영방송의 재편 및 지배구조개선에 관한 법률이다. 공영방송 언론독립의 실질적 보장과 집권여당의 언론장악을 막기 위해 공영방송의 이사선임제도를 개선하고 사장선임에 있어 특별다수제를 도입하겠다는 설명이다.

천안갑 지역은 천안시의 대표적인 원도심과 농촌지역이 묶여있는 지역이다. 원도심 활성화는 지역의 최대 관심사다. 그동안 말만 무성했지 해결된 게 하나도 없다는 말까지 나오는 사안이다.

길 후보는 문화 컨셉으로 접근해 해결할 계획이다. '7080 낭만의 거리'나 '실버문화거리' 등을 조성하는 방식이다. 대규모 재정과 자본을 투입하는 것은 현실성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수도권 규제완화 반대, 첨단농촌 만들기, 안서동 교육문화 특구 지정, KBS 천안방송국 유치 등의 공약도 내놓았다.

하지만 이 같은 계획에도 현실은 만만치 않다. 탄핵사태, 북미정상회담 등으로 보수가 위기에 빠졌다는 분석이 줄을 잇고 있기 때문이다.

길 후보는 "보수가 위기라는 지적은 맞다"며 "왜 위기가 왔는지 반성하고 국민들과 소통하면 당이 새로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문제에 대해선 무엇보다 실질적인 북핵폐기가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주한미군 철수 등이 전제조건이 돼서도 안된다고 강조한다. 다만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이 재개가 이뤄질 경우 지역 기업들이 진출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라고 밝혔다.

길 후보는 "천안갑 지역은 전통적으로 보수 유권자가 많고 민주당 싹쓸이에 대한 우려로 보수의 결집이 진행되고 있다"며 "밑바닥 민심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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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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