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갑 재보궐선거는 보수 우위라는 지역적 특성과 정부여당의 높은 지지율이라는 전국적 상황이 충돌하는 지점이다. 천안갑 선거구는 천안시 원도심과 농촌지역이 결합된 곳으로 2016년 총선 당시 천안시 선거구 증설로 첫 분리됐다. 첫 선거 결과는 보수의 우위였다. 박찬우 새누리당 후보가 45.46%를 얻어 한태선 더불어민주당 후보(34.62%)와 이종설 국민의당 후보(17.41%)를 압도했다. 민주당 후보가 압승한 을과 병 선거구와는 딴판의 결과였다. 원도심과 농촌지역의 고령층 보수 유권자가 힘을 발휘했다는 분석이 뒤따랐다.
2년 만에 치러지는 재보궐선거 출마자는 이규희 더불어민주당 후보, 길환영 자유한국당 후보, 이정원 바른미래당 후보, 조세빈 대한애국당 후보 4명이다. 지역에선 일반적으로 이규희 민주당 후보와 길환영 자유한국당 후보가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이정원 바른미래당 후보와 조세빈 대한애국당 후보가 맹추격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관심은 2년 전 보수 우위의 정치지형이 이번에도 다시 재연될까에 모아진다. 수성에 나선 자유한국당은 여당의 싹쓸이 분위기가 보수 유권자의 결집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반면 민주당은 대통령과 여당의 높은 지지율이 이곳에서도 힘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여3야라는 점도 여당에겐 유리하다. >편집자주>

"1995년 선거 때 기운이 느껴집니다."

때 이른 무더위가 찾아온 지난 주말 천안역 앞에서 선거운동을 하던 이정원 바른미래당 후보는 지역 분위기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1995년은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처음 열린 해였다. 당시 충청지역에서는 김종필 총재가 이끄는 자민련 간판 없이는 명함도 내밀기 어려운 때였다. 하지만 이 후보는 무소속으로 당당히 천안시의원에 당선됐다.

천안시 갑 국회의원에 도전한 이번 선거에서도 지역 구석구석 돌아다니다보면 정당 지지율과는 무관하게 지역 유권자들이 자신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분위기가 확실히 느껴진다는 게 이 후보의 얘기다.

이 후보가 내세우는 강점도 바로 '인물'이다. 천안시에서 바른미래당의 지지도는 낮지만 인물만큼은 경쟁력이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이 후보는 자전거 가스배달을 시작으로 천안을 삶의 터전으로 삼아 오랜 기간 주민들과 함께 생활해왔다. 천안시의원을 거쳐 천안시의회 의장까지 역임했고, 동서발전 감사를 지냈다. 이 후보는 특히 천안이 어려울 때마다 앞장서 천안의 이해를 대변해왔다. 천안에 불리한 아산과의 택시사업구역 통합에 반대하고, 변전소가 들어서는 것을 막아내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시의회 의장 때에는 천안축구센터를 건립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시 의정활동 등의 경험을 토대로 천안시를 위한 굵직한 정책공약들을 내놨다. 디즈니랜드 유치는 그의 대표 공약이다. 천안에 디즈니랜드를 유치해 관광명소로 만들어 미래 먹거리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일자리만 해도 3만명 이상의 새로운 고용이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후보는 이를 위해 2년 전부터 준비해왔다. 초기에는 실현가능성을 믿는 이들이 많지 않았지만 도이치뱅크 경영진이 답사차 방문하는 등 세계적인 컨설팅회사와 투자은행들이 관심을 보이면서 이제는 '할 수 있겠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이 후보는 국회의원에 당선되면 우선적으로 관광진흥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천안에 디즈니랜드를 유치할 수 있도록 관광특구로 지정해 민간자본 유치를 활성화하고 관광인프라를 확충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후보는 또 천안 동부권을 바이오산업의 메카로 육성하겠다는 공약도 제시했다. 바이오산업단지가 조성된 충북 오창과 맞닿아 있는 천안 동면을 중심으로 바이오 기업들을 유치해 천안을 바이오산업의 중심지로 키워내겠다는 게 이 후보의 포부다. 이미 대표적인 바이오기업인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 등에 투자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디즈니랜드 유치와 바이오산업단지 조성 등은 오랜 기간 계획하고 준비해온 공약"이라며 "국회의원에 당선돼 힘이 실리면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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